210407
1.
칭찬은 고래를 착취한다. 다른 사람을 자신의 뜻대로 조종하는 가장 좋은 방법,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효율적인 방법은 인정과 칭찬이다. 인간의 인정 욕구를 깊이 이해하는 사람은 강압과 폭력 없이도 인간이 얼마나 순종적이 될 수 있는지 알고 있다.
2.
인간은 개인으로서, 하나의 자아로서 연속성을 가지면서도 동시에 하나의 인류로서 그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다.
3.
인간은 고정된 존재인가? 분명한 사실은 뇌가 인간의 행동, 사고, 감정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험은 이런 견고해 보이는 구조에 충격을 가함으로써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강렬한 경험은 어떤 식으로든-그것이 부정적인 방향일지라도 - 변화시킨다. 경험이 없다면 인간은 '닫힌 세계'로 존재하며 그 끝은 도태와 자멸이다. 고인물은 썩기 마련이다.
4.
감정-생각-기억의 순환.
하나의 경험은 감정을 일으킨다. 이 감정은 그 경험의 인상을 결정한다. 즉 인간은 경험이 촉발한 감정을 토대로 그 경험을 해석하고 이것을 기억에 저장한다. 이 기억은 회상을 거쳐 그 경험에 대한 감정을 불러온다. 우리는 과거를 꺼내어 그때의 감정을 되새김질하고 지금의 눈으로 과거를 들여다 본다. 과거에 대한 생각, 이 재해석은 이후의 경험에 영향을 미친다. 경험이 만들어 낸 해석의 틀이 새로운 경험을 판단하고 분류한다. 그 결과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감정이 생겨나고 같은 과정이 반복된다. 초기 경험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초기 경험은 인식/해석의 틀을 만드는 첫 경험이다. 이 첫 단추가 어떻게 꿰어지느냐에 따라 그 다음 단추의 위치가 결정된다.
5.
한 인간의 인격을 알아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거절'이다. 건강한 자아와 균형잡힌 정신의 소유자는 거절을 거절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 사람에게 거절은 당면한 문제에 국한된다. 다시 말해 거절이 자아 혹은 존재에 대한 거부나 부정적인 태도가 아님을 안다. 그렇기에 그는 상대방의 거절을 그 사람의 선택이자 자유 의지의 표현이기 때문에 존중하기로 결정한다. 반면에 선천적인 결함, 혹은 유년 시절에 건강한 방식으로 거절을 받아들이는 법을 습득하지 못한 사람은 거절을 지극히 개인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런 사람에게 거절은 자신의 존재에 대한 부정이자 자아에 대한 공격이다. 따라서 그는 이 거절을 어떤 식으로든 거부함으로써 자신의 자아를 보호하려고 한다. 그에게 거절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경우에서 거부하는 행위는 일반적으로 상대방의 자유 의지를 박탈하고 더 나아가 삶을 말살시키는 지경에 이른다.
6.
자신에게 누군가를 사랑할 자유가 있다면, 상대방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자신의 사랑을 이유로 상대방에게 사랑을 요구하는 행위는 유아적 사고에 사로잡힌 사람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것은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나 소유욕이 사랑으로 위장되어 표현된 것이다. 사랑을 신비롭게 만드는 이유는 자유의 일치에 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각자의 자유를 행사하여 하나의 결과를 선택한다는 것, 이것처럼 어렵고 위대한 일은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