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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ris Oct 05. 2015

불량식품 아니에요

비타민이 들어있다잖아요

9살 아이가 아파트 상가 문방구엘 가겠단다.

조잡한 불량식품과 몇백 원짜리 중국산 장난감이  즐비한 곳이다.   

천 원을 쥐어주며 당부한다.


"불량식품 사지 마~"

"응, 알았어요"


오분도 지나지 않아 아이는 군것질거리 하나와 거스름돈 5백 원을 가지고 돌아왔다.


"불량식품 사지 말랬잖아"

"불량식품 아니에요, 여기 보세요. 비타민이 들어있다잖아요"



그랬다.  

한쪽 귀퉁이에 일부러 힘준 듯 도드라지게 써져 있다.  

"비타민 C  함유"


아~!  짧게 탄성이 나왔다.  

그렇지 비타민은 몸에 좋은 거지.

그러니까 불량식품은 아닌 거네.


이게 아이가 보는 세상이다.


보이는 데로 믿고 아는 만큼 표현하는 것!

나는 믿고 싶은 대로 보고 모르는 것도 아는 척하며 살고 있지 않는가?


아이의 작은 가르침에 적어도 세상을 꼬아서 보진 말자고 스스로에게 일러본다.   

비타민을 눈앞에서 넣어도 가짜가 아닌가 의심하는 세상이니까.



 ㅣ iris

사진 ㅣ i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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