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헌팅문화#캬바죠#파파카츠
일본에서 난파라고 하는 헌팅문화가 있다. 주로 번화가 밤거리에서 이성에게 작업 거는 목적으로 말을 걸어오는 행위다. 특히 시부야나 신주쿠 역 출구 앞 같은 곳에 붙박이로 있으면서 본인들 눈에 좀 괜찮다 싶은 여자에게 오네상~ 하면서 접근해서 십중팔구는 무시를 당하지만 될 때까지 죽치고 있는 그런 사람들을 말한다.
물론 그중에 친구가 되고 싶은 순수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도 있겠지만, 있을까? 솔직히 번화가 밤거리에서 지나가는 여성을 붙잡는 남자 혹은 남자들 중에는 없다고 생각해도 된다. 한국도 그건 마찬가지인데, 일본의 경우 클럽 앞이나 유흥가가 아닌 일상적인 번화가 정도만 돼도 이런 사람들이 정~말 많으니 조심했으면 좋겠다. 그 빈번함의 정도가 여행의 질을 떨어뜨릴 정도? 대처법은 오네상~하고 들이대면 한마디도 섞지 말고 무시하고 지나가기. 낮에 미술관, 카페, 식당 이런 데서 우연히 자연스럽게 일대일로 대화를 걸어오는 경우라면 괜찮을 수 있다. 아무튼 일본은 일명 난파, 헌팅문화가 꽤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언제 저녁을 먹으러 오마카세 식당을 갔는데 그곳이 유흥가도 아니었고, 도쿄의 고탄다라고 하는 회사원들 많이 사는 동네에 초저녁이었다. 거기에 20대 화려한 미인과 아빠뻘되는 남자가 둘이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둘이 대체 어떤 공통점이 있어서 나눌 얘기가 있을까 싶었는데, 나와 함께 간 일본인 친구가 캬바죠(유흥업소 여성 접대원) 일 거라 했다. 도쿄 전역에서 이러한 카바죠 들을 많이 볼 수 있었고, 정말 더 안 좋게는 파파카츠라고 해서 좀 더 어린 정말 주로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여성 또는 여성들이 샤방방 하게 입고 역 앞 이런 데서 핸드폰을 하면서 고객?을 기다리는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럼 이제 주로 아저씨들이 다가가서 뭐... 이런 얘기를 굳이하는 이유가, 한국에 살면서 이런 일은 사실 뉴스나 영화에서나 접하는데, 일본에서 지난주에 5박 6일 머물면서 이런 광경을 너무 자주 봤기 때문이다. 솔직히 안 보이니 흐린 눈 하고 살면 됐었는데 일본에서 이런 모습들을 자주 보니 씁쓸했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겉으로 보기에는 정말 단정한 나라다. 지하철을 타면 사람들이 보통 소리 내어 대화하지 않는다. 대화하는 건 공항 근처 역에 외국인이 많이 탔거나, 정말 사람이 많거나 하는 경우. 그리고 항상 겸양의 문화라고 할까. 식당에서 뭔가를 주문할 때나, 누군가에게 말을 걸 때 스미마셍(미안합니다.)으로 시작한다. 이토록 예의 바른 사람들이 사는 세련된 나라에서 이런 험한 문화는 또 무슨 조화인지.
일본은 유명인들의 불륜, 위계에 의한 성희롱 성폭력 또한 너무 만연하다. 끝도 없이 썩은 물이 계속 고여있듯이. 너무 지켜야 할 게 많고, 너무 체면을 많이 차려야 하고, 사회 속에서 튀지 않게 자신을 억누르다 보니, 반대급부로 뒤틀린 심리가 표출되는 걸까. 지나치게 자기표현이 제한되면 마음에 그림자가 생기기 쉬울 것 같다. 그리고 그 표현이라는 것도 습관이고, 해버릇 해야 할 수 있는 거라, 평생 표현할 기회를 받지 못한 사람이 대뜸 너의 마음을 들려줘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그런 기회를 받지 못했다면, 자기가 자기 스스로에게 라도 표현할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 당신 뭘 참고 있는지, 어떤 부분이 못 견디겠는지, 어떨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했는지. 진정으로 자기와 연결된 사람이 밤거리를 배회할까 싶다. 그 거리에 자신을 채울 수 있는 게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