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남은 아이
은수는 태어나지 않았다
우리가 그렇게 지켰기 때문이다
첫 번째 보호,
월세 80짜리 반지하 방
곰팡이 포자와 계단 앞 오토바이 소음
그 속에 아이를 둘 수는 없었다
두 번째 보호,
산전검진 6회
모두 연차 사용으로 다녀왔다
과장님은 마지막 날 말했다
이번에도 배려했잖아요
그래서 그만뒀다
세 번째 보호,
정부가 말했다
셋째면 자동차를 주겠다고
우린 첫째도 없는데
차고지가 없었다
네 번째 보호,
어린이집 대기 88번
종일반 불가
직장 복귀 불가
생활비 불가
마지막 보호,
아내가 조용히 말했다
그만하자
그래서
은수는 안전하게
태어나지 않았다
은수를
끝까지 지켜냈다
이 세상으로부터
"은수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