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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by 이운수

괜찮아
진짜 괜찮아
아니야
내가 좀 예민했어
그냥 말하면 됐는데
내가 말을 이상하게 해서

미안해
내가 먼저 말했어야 했는데
시간 맞췄어야 했는데
전화받았어야 했는데
친구 얘긴 안 했어야 했는데

미안해
손이 그럴 수도 있지
목소리가 좀 컸을 뿐이야
무섭진 않았어
조금 놀랐을 뿐이야

팔목 자국은
금방 사라졌으니까
벽에 닿기 전에
멈췄으니까

괜찮아
진짜 괜찮아
괜찮다니까
미안해
내가 울어서
내가 무너져서
내가 문을 잠가서

괜찮아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다음엔, 안 울게 노력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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