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베란다 구석에
잊힌 화분을 들여다본다
물 한 모금 받지 못한 흙은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 있고
줄기는 오래된 끈처럼 말라 있다
버려도 될 것 같은 화분에서
오늘 아침
연둣빛 잎 하나가
조용히 고개를 내밀었다
아무도 보지 않던 자리에서
저 혼자
빛을 붙들고 서 있는 것,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끝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작은 사람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