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시면
어른이 되는 줄 알았다
쓴 걸 참는 연습 같은 거
회사 앞 카페에서
나만 안 들고 있으면
뒤처지는 기분
그래서 마셨다
대단한 이유는 없고
컵이 필요했을 뿐
커피는 나를 바꾸지 않았다
여전히 해야 할 말을 못 하고
괜찮다는 말만 잘한다
각성 효과는 모르겠고
화장실은 자주 갔다
검은색인데
사진 찍으면 예쁘고
식으면 괜히 미안해진다
설탕을 넣으면
내가 너무 솔직해 보일까 봐
안 넣었다
대신
집에 가서 과자를 먹었다
커피는 인생을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잠깐 손에 쥐고 있을
이유를 줄 뿐
그래서 오늘도
커피를 샀다
마실 건 아니고
들고 가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