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몰래한 사랑

by 이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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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실려온 너는

무심한 듯 앉았지만


나는 고요한 숨결로

떨리는 마음 감춘 채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가을 햇살 아래,
한 마리 나비가 코스모스 위에

살포시 내려앉았습니다.


바람에 실려 날아온 나비는
잠시 머물다 떠나는 손님이었고,
코스모스는
그 나비를 조심스레 품은 채,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가만히 그 마음을 전한 꽃이었습니다.


혹시나 말을 하면
그 가벼운 날갯짓이 사라져 버릴까 봐,
움직이지도, 속삭이지도 못한 채
숨결마저 죽이며 마음을 감췄지요.


그리고 나비가 날아간 자리에서
코스모스는 말합니다.


“내년에도 와.
나는 잠시 시들겠지만,
이 자리에 여전히 있을게.”


마음을 말하지 않아도 전하고 싶은 순간,
누군가를 조용히 품어주는 사랑의 방식,
그리고
헤어짐을 받아들이며 조용히 기다리는
가을의 짝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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