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가깝게 지내는 한 사람이 있다.
2014년 3월에 처음 만났으니, 벌써 12년째 인연이다.
10년을 넘게 알고 지냈지만,
정말 가까워진 건 아주 최근, 지난달부터다.
요즘 우리는 거의 매일 저녁을 함께 먹고,
내가 운전하는 차로 퇴근을 함께 한다.
퇴근길 차에서 우린 하루치의 수다를 털어놓는다.
그 사람과 알게 된 지 1년쯤 되었을 무렵,
내가 아프리카에 파병을 다녀왔는데
한국으로 복귀하는 날,
바쁜 와중에도 환영 행사장까지 달려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손에는 작은 꽃다발 하나.
그때의 그 눈빛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말없이 꽃을 건네는 모습이 어쩐지 울컥하게 했다.
그 사람과 나는 참 닮은 점이 많다.
일단 식성이 비슷해서 밥 메뉴 고를 때 서로 눈치를 안 봐도 된다.
둘 다 말을 좋아하고, 웃기는 걸 좋아한다.
서로 웃겨보겠다고 달려들다 보면 오디오가 자주 겹친다.
잘 안 맞는 날도 있지만... 그래도 내가 개그는 좀 더... 아니, 월등히 나은 것 같다.
또 하나의 공통점.
왼팔에 까만 점이 하나씩 있다.
나는 그걸 핑계 삼아 "우린 뭔가 특별한 인연이야!"라며 들이댔지만,
그 친구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내가 그 친구에게 다가가려 애썼던 건,
아마도 내가 더 좋아했기 때문일 거다.
하지만 내 방식이 부담스러웠는지,
아니면 내가 자주 화를 내서 그런지
그 친구는 나를 어려워하고,
때로는 내 눈치를 보기도 했다.
그럴 땐 마음 한편이 아렸다.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
하지만 요즘은 좀 다르다.
우린 다시 가까워졌고, 농담도 자주 나누고,
그 친구는 내 말에 크게 웃어준다.
내가 말 안 해도 먼저 찾아오고, 말을 걸어준다.
가끔 귀찮을 때도 있지만, 솔직히 고맙다.
찾아주는 마음이 반가워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
앞으로도, 더 많이 웃고 싶다.
더 많이 함께 있고 싶다.
그래서 더 잘해주고 싶다.
사랑한다.
내 아들.
요놈, 언제 이렇게 컸지...
가끔 음주 단속 정보도 알려준다.
아빠 술 안 먹었다...
#10년 지기 #더 친해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