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려 했던 시간들
나는 20대부터,
엄마가 되어도 아이들 곁에 있어 줄 수 있는
그런 엄마이고 싶었다.
결혼 전 가졌던 직업들 가운데
웹디자인을 선택한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집에서 아이를 키우며 이어 갈 수 있는 일이었고,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었다.
다양한 업체를 만나
기획하고 디자인할 때마다
나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다.
아이를 임신하면서
나는 육아서를 읽으며
엄마가 될 준비를 했다
아주 잘 키우고 싶었다.
아이의 작은 반응 하나에도
자연스레 시선이 머물렀다.
그러다 문득,
내 엄마가 떠올랐다.
세 살 된 내 동생을 업고 일을 시작했던 엄마는
오빠의 수술과 생계를 이유로
나와 동생을 할머니 댁에 맡겼다.
나는 두 해를,
내 동생은 더 긴 시간을 떨어져 지냈다.
그 시절,
엄마는 늘 마음속에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능한 한 지키고 싶었다.
남편은 생계를 위해 바빴고,
이 시기엔 공동육아를 기대하지는 않았다.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은
그 자체로 충분했다.
그러나 어린이집과 놀이학교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나는 처음으로 불안을 느꼈다.
아이의 안전, 교육 환경,
어른들 사이의 미묘한 관계까지.
사소한 일에도
마음이 흔들리곤 했다.
그곳의 어른들도, 부모들도
모두 아이를 사랑하고 있었다.
놀이학교를 선택한 이유 역시
아이를 즐겁게 배우게 하고 싶어서였다.
그래서 나는 믿기로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알게 되었다.
사랑하는 마음만으로도
아이의 마음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어떤 설명은
아이를
하나의 방향으로 쉽게 규정할 수 있다는 것을.
그즈음,
나는 한 가지 선택을 하게 되었다.
아이와 나를 구분하고,
아이의 성장을 믿으며
한 발 물러서 지켜보는 것.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간 뒤에도
나는 서두르지 않으려 했다.
아이마다 가진 속도를 존중하며
때로는 멈추고, 기다렸다.
아이의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자라날 시간을 남겨두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교육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