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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 the 하트히터 Aug 07. 2020

이 시대의 필수 능력, OOO

feat. 결정적 질문을 하라!

'사이렌'의 유혹


'사이렌(Siren)'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마녀의 이름이다. 신체의 반은 물고기이고 반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는 사이렌은 아름다운 노래로 뱃사람들을 유혹하여 배를 난파시킨다. '호메로스'가 쓴 <오디세이아>에서는 오디세우스가 배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가던 중 사이렌이 출몰하는 지역을 지나게 되는데, 사이렌의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 선원들의 귀를 밀랍으로 막게 하고 자신의 몸은 밧줄로 묶어서 위험으로부터 벗어났다는 대목이 나온다. 위험에 미리 대비하고 '해야 할 것에 집중'함으로써 이들은 목숨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이다.


나에게 있어 사이렌의 유혹이란 바로 '스마트폰'이다. 업무상 고객들과 팀원들과 긴밀하게 소통해야 하는 부분 때문에 스마트폰이 꼭 필요하지만, 문제는 그 외에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에도 스마트폰에 빼앗기는 시간이 많다는 것이다.
내가 하루 일과 중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시간은 바로 달리기, 독서, 글쓰기를 하는 루틴이다(이 시간만큼은  그 어떤 방해도 받고 싶지 않다). 달리기를 할 때야 스마트워치가 있어서 스마트폰을 두고 가면 되고 독서할 때는 가방 속에 처박아놓으면 그만이지만, 문제는 글을 쓸 때다. 모든 글을 스마트폰으로 쓰는 나에게는 스마트폰을 차단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노트북으로 글을 쓰는 것을 시도도 해봤지만 타자도 느리고 무엇보다 손에 쥐가 나서 오히려 글 쓰는데 방해만 돼서 관뒀다. 스마트폰이 업무 효율성과 생활의 편리함을 주는 것은 맞지만 나의 소중한 시간들에 조금 더 집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배를 발명하는 순간 침몰도 발명된다.

- 철학자 '폴 비릴리오'






이 시대의 필수 능력, 초집중


'니르 이얄'<초집중>에서는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하는 행동을 '본짓'이라 하고, 반대로 방해하는 행동을 '딴짓'이라고 부른다. 저자 또한 넷플릭스를 보거나 SNS를 하느라 소중한 딸에게 시간을 내지 못하는 것을 후회하고는 여러 조치를 취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그리고 결국 '원하는 삶을 살려면 '바른 행동(본짓)'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후회할 게 뻔한 '나쁜 행동(딴짓)'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 덕분에 수많은 컨텐츠나 기기, 정보 등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편리한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것들이 우리로 하여금 더욱 쉽게 딴짓을 하도록 유발한다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삶과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초집중'이라는 능력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초집중이란 하기로 한 일을 하기 위해 분투하는 것이다.

- <초집중>, 31p






딴짓을 하는 진짜 이유


본짓이든 딴짓이든 모든 행동을 하는 이유는 내/외부 계기 때문이다. '내부 계기'란 나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신호(배가 꼬르륵 거린다거나)이고, '외부 계기'는 나의 주변(스마트폰 알람, 동료 등)에서 오는 신호다.
딴짓을 방지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내부 계기를 정복하는 것이다. 우리는 수백 년간 보상과 처벌이 동기를 유발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사실 동기는 우리가 한때 생각했던 것만큼 쾌락과 깊은 관련이 있진 않다. 우리가 쾌락을 좇는다고 생각할 때 실제로 우리를 움직이는 건 갈망의 고통에서 해방되고자 하는 욕구이다. 쉽게 말해 불편을 해소하고 싶은 욕구가 모든 행동의 근본 원인인 것이다. 도피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불편을 해소하지 않고는 종류만 달라질 뿐 계속 딴짓을 유발하는 뭔가에 의존하게 된다. 딴짓이 불건전한 현실도피라는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이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불편한 진실이지만, 불편한 내부 계기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건전한 본짓을 추구할 것이냐, 나를 망치는 딴짓을 추구할 것이냐가 갈린다.


고통의 실체를 알아야만 그것을 다스릴 수 있고 부정적인 충동에 더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다.

- <초집중>, 42p







결정적 질문을 하라!


한 논문에 의하면 휴대폰 알림이 왔을 때 반응하지 않는 것도 문자에 답장을 보내거나 전화를 받는 건만큼 주의를 분산시킨다고 한다. 스마트폰의 '존재'만으로도 폰에 대한 반사적 관심을 억제하기 위해 한정된 주의력 자원이 사용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딴짓의 상당 부분은 외부 계기에서 비롯된다. 그렇기 때문에 내 주변에서 오는 신호들을 알아차리고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때 도움이 되는 것이 있는데, 바로 내가 딴짓을 하려고 할 때 의식적으로 "지금 내가 하려고 하는 이 계기가 나를 지원하는가, 지배하는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해보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 글을 쓸 때는 모든 알림을 차단하고 집중 상태를 만든다. 하지만 문제는 글을 쓰다가 잘 안 써질 때면 머리를 식힌다는 명목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해 검색이나 게임을 한다는 것인데, 그 시간이 의외로 길어져서 시간이 낭비되는 경우가 잦았다. 그런데 의식적으로 위의 질문을 하게 되니 글을 쓰는 본짓에 집중할 수 있는 확률이 현저하게 늘었다. 질문만으로도 내가 상황을 의식함으로써  딴짓을 멈추고 본짓으로 돌아오게 하는데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이 계기가 나를 지원하는가,
지배하는가?

- <초집중>, 113p






나는 초집중자다!


최근 몇 년 동안 나의 일상을 충만하게 사는 데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문제는 스스로가 정한 루틴과 일정들을 소화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서도 하루가 마무리될 때면 늘 어쉬움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금 더 일찍 일어나기도 하고 늦게 잠들기도 하며, 때로는 단기적으로 관계를 차단하기도 했지만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시간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내가 놓치고 있었던 부분은 그렇게 만들어진 시간을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완벽한 사람이 아닐뿐더러 완벽함을 추구할 정도의 성격도 되지 못한다. 하지만 스스로 만든 시간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은 생산성과 효율성의 차원을 넘어 나의 일상을 충만하게 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를 지원하는 것들에 집중함으로써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초집중자'가 되는 것, 이것은 내 삶에 온전히 다하는 책임감이다.




<초집중>은 뜬 구름을 잡거나 군더더기가 하나 없이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망라된 '실용서'이다. 자신의 맥락에 맞게 하나씩 적용해 본다면 초집중력을 발휘하는 데에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원하는 삶을 만들어 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길 추천하며 이만 마친다.


그 사람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알면
어떤 사람이 될지 알 수 있다.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초집중>, 니르 이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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