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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 the 하트히터 Feb 07. 2021

행복한 결혼 생활을 원한다면

feat. 잘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

결혼 생활은 과연 지옥인가


결혼이라고 하면 사랑하는 두 사람이 만나 알콩달콩 달달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환상을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인생을 함께할 반려자를 만나는 것이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직 만나지 못한 반쪽을 생각하면 괜시레 마음이 설레기도 한다. 하지만 내 주위에는 결혼 예찬론자보다는 회의론자들이 많다. 이번 책을 읽을 때도 십중팔구의 반응은 이러했다. "결혼을 무슨 책으로 배우냐. 그래 봤자 소용없어!", "결혼 생활은 완전 지옥이야!", "결혼하면 인생 끝이야!", "해봐야 정신 차리지!"
물론 개인의 경험은 저마다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경험이 다른 사람에게까지 이미 정해진 답이 될 수는 없다. 자신의 결혼 생활이 나쁘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도 그러리란 법은 없는 것이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도와주는 연구 결과가 많다.

- <결혼학개론>, 16p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과학적인 가이드


우리에게는 대부분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자 하는 강한 욕구가 있다. 우리는 친구뿐만 아니라 나를 위하고 아껴줄 남편이나 아내, 혹은 그런 역할을 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인생이라는 여행을 함께해줄, 지구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약속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 <결혼학개론>, 12p


<결혼학개론> 저자인 '벨린다 루스콤'은 수상 경력이 있는 타임지 저널리스트이자 평론가이며, 대인 관계, 결혼, 문화, 육아 등을 주제로 타임지에서 20년간 칼럼을 써왔다. 그 외에도 다수의 유명 잡지와 일간지에 글을 써왔으며, 결혼 생활에 대한 기사로 현대 가족협의회 미디어상을 수상했다. <결혼학개론>은 결혼과 관련된 수많은 연구자료를 통해 '행복한 결혼생활로 안내하는 과학적인 가이드'이다. 특히 저자의 실제 결혼생활 경험에서 나오는 지혜와 유머가 잘 버무려져 있어 유용하면서도 재미있는 책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결혼은 특히 세 가지 측면, 즉 건강, 재산, 성관계 면에서 우리에게 유리한 점이 있다고 한다.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 혹은 행복하게 짝을 이뤄 살아가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대체로 더 오래 살고, 더 건강하며, 더 부유하고, 삶의 만족도가 더 높다. 또한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가 더 잘 자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 부분에는 반드시 전제조건이 따른다. 바로 두 사람이 오래도록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절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저자는 '결혼은 삶을 풍요롭게 하고, 흥분되고, 인생을 바꿔놓을 만한 경험이다. 정말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결혼이 실패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피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 <결혼학개론>, 12p




잘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


싸움은 나와 나의 배우자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방식이다. (...) 그런데 우리는 부부싸움을 나쁘게만 본다. 피하거나 견뎌야 하는 장애물로 본다. 하지만 사실 그것은 장애물이 아니라, 자세히 살펴보고 지도에 담아두고, 넘어서야 할 중요한 특징이다.

- <결혼학개론>, 76p


관계 연구 분야의 대부인 존 가트맨에 따르면, 부부가 한 장소에서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관찰하면 두 사람이 계속해서 같이 살 수 있을지 꽤 높은 정확도로 맞출 수 있다고 말한다. 부부 사이에 '경멸, 비난, 방어적 태도, 비협조적 태도'가 보이면, 그 부부는 헤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혼 생활에 있어서 싸움이 없을 수 있을까? 부모님, 선후배, 그 외에 내 주변의 지인들만 봐도 싸우지 않는 부부는 없는 듯하다. 때로는 매몰차게 싸우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흘러가다가 또 싸우고를 수년 동안 반복한다. 그 모습을 보면 어쩌면 싸움이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머리가 지끈거린다. 왜냐하면 결혼 생활은 함께해야 하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또한 시간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한 돈, 육아 외에도 함께 헤쳐나가야 할 크고 작은 문제들이 많이 있다.


부부간의 싸움은 승자가 필요 없다. 따라서 상대를 속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싸울 때는 정정당당하게 싸우자. 협박의 수단으로 이혼을 들먹여서도 안 된다. 자신이 원하는 것, 혹은 자신이 한 행동을 속이지도 말자.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태도를 바꾸는 것도 좋지 않다.

- <결혼학개론>, 85p


사람들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이 자기 자신, 혹은 자신과 관계된 사람, 혹은 물리적으로나 어떤 식으로든 위협적인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생존 모드(투쟁-도피)'로 전환한다. 부부싸움에서도 이와 같은 반응이 일어난다. 배우자를 마치 포식자처럼 인식하고 반응하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건설적인 싸움의 비결은 상대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게 해 주면서 싸우는 것이다. 책에서 제시하는 전략 중 하나를 살펴보도록 하자.
1단계는 배우자가 내 말을 들어줄 수 있는 상태인지 물어보는 것이다. 당연한 말로 들리겠지만, 그만큼 꼭 필요한 절차이다. 2단계는 배우자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다. 3단계는 다음의 네 가지를 말한다. 첫 째, 내가 본 것이나 들은 것 중 문제라고 생각되는 것을 말한다. "당신이 이러이러했어"가 아닌, "내가 이러이러한 것을 봤어"라고 말한다. 둘 째, 본 것에 대한 결과라고 내가 생각한 것을 말한다. "그래서 이러이러한 결과가 나타났어"라는 식으로 표현한다. 즉, 추측이 아닌 내가 받은 인상만 말한다. 셋 째, 그래서 어떤 기분인지 말한다. 마지막으로 다음번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말한다. 물론 감정이 극에 달해있는 상태에서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저자 "결국 우리는 싸우고 협상하는 방법과 과정을 통해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그래야 결혼 생활의 진짜 재밌는 부분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말한다.


싸움은 나와 나의 배우자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방식이다.

- <결혼학개론>, 76p




결혼에서 배우는 인간관계론


물론 배우자는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익숙함의 문제는 나에게 맞는 짝을 선택함으로써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콩깍지가 벗겨졌을 때, 나와 남은 인생을 함께할 사람이 이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내가 어떤 행동을 선택할 지에 달렸다.

- <결혼학개론>, 36p


흔히 우리는 상대방이 어떠했으면 좋겠다는 '이상형'에 대해 얘기하곤 한다. 하지만 정작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겠다'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는다. 인간관계라는 것은 어느 한쪽만이 다 갖추어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서로가 알아가고 배려하고 노력해야 한다. 잠깐 지내는 인간관계도 어려울 때가 많은데 오랜 시간을 지내는 결혼은 쉬울래야 쉬울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결혼'은 인간관계의 최상 단계라 할 수 있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결혼 생활뿐만 아니라 다른 인간관계를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좋은 교훈들을 많이 배웠다. 솔직히 아직 미혼인 나에게 결혼 생활은 어떠할지 감히 짐작조차 되지 않는 영역이다. 하지만 훗날 누군가와 함께 시작할 인생 여행을 잘해나갈 수 있도록,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공부하고 노력하는 것이 언제 나타날지도 모르는 이상형을 막연히 기다리는 것보다는 훨씬 더 나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좋은 관계는 처음부터 만들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만들어가느냐가 중요하다.

- <결혼학개론>, 272p





* 참고 : <결혼학개론>, 벨린다 루스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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