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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 the 하트히터 Aug 29. 2021

인류는 멸망할 것인가

feat. 우리를 진정으로 위협하는 것

인류는 과연 멸망할 것인가


인류는 과연 멸망할 것인가? 그리고 인류를 멸망하게 할 수 있는 위험들은 무엇이 있을까? SF 영화나 지구 재난 영화 때문인지는 몰라도 환경파괴와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 핵전쟁, 행성 충돌, 생명공학이나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한 위험 등은 이제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소재들이다. 때문에 크게 와닿지는 않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위험들은 실제로 인류에게 큰 위협을 하기도 하고 심지어 절멸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이른바 '존재 위험'들이다.


이 책의 목표는 원대하다. 인류가 어떤 잠재력을 지녔고 어떤 위험에 직면해 있는지 면밀하게 분석하여 우리가 인류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대를 살 고 있음을 설명하고자 한다.

- <사피엔스의 멸망>, 17p


<사피엔스의 멸망>은 우리 인류가 직면하게 될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무시되는 문제에 관해 강력하게 논증된 경고를 날리는 책이다. 저자는 인류가 멸망할 확률을 무려 '6분의 1'로 추산한다. 이것은 자동차 사고로 죽을 확률처럼 기억하기도 어려울 만큼 낮은 확률이 아니라 주사위를 던졌을 때 특정 숫자가 나오거나 러시안룰렛에서 총에 맞을 확률만큼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수치인 것이다.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위험들이 실재하지만 우리의 선택이 모든 걸 다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주장이다.

- <사피엔스의 멸망>, 20p




존재 위험보다 더 큰 위험


우리가 직면한 위험 중 많은 수는 실제로 과학과 기술에서 비롯되었지만, 좀 더 근본적으로는 우리의 힘이 강력해지는 동안 지혜가 그만큼 성장하지 못해서이다. 기술이 우리 손에 쥐여 준 세상을 바꾸는 힘은 우리가 이제껏 요청받은 적 없는 수준의 배려와 통찰력을 요구한다. (- 칼 세이건)

우리의 생각, 상상력, 언어, 도구를 만든 기술, 자연과 구분되는 능력, 자연을 뜻대로 다루는 힘처럼 우리를 인간 종으로 만드는 불꽃은 우리에게 가공할 파괴의 능력도 안겼습니다. (...) 인간의 제도가 기술만큼 진보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멸망할 수 있습니다. 원자를 쪼갠 과학혁명에는 도덕혁명이 뒤따라야 합니다. (- 버락 오바마)

- <사피엔스의 멸망>, 45p


인류의 미래 전체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소행성 충돌이나 슈퍼 화산의 폭발 같은 자연적 위험은 매우 위험하다. 하지만 저자는 자연적 위험은 앞으로 100년 안에 일어날 확률은 아주 낮다고 말한다. 인간이 초래한 위험에 비하면 그리 위협적이지 않은 것이다. 오히려 인공적 위험에 맞닥뜨릴 확률이 자연적 위험과 마주할 위험보다 무려 1,000배가량 높다. 특히 인류가 곧 직면할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는 '인공적 전염병'의 가능성이다. 우리의 많은 행동들이 전염병 가능성을 높이고 그 피해를 증폭하여 위험을 악화시키고 있다. 때문에 자연적 전염병 역시 어떤 면에서 보면 인공적 위험으로 간주해야 한다. 인구 밀집도, 교통 발달은 더 이상 전 세계인을 더 이상 서로 고립되어 있지 않게 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새로운 전염병이 출현할 가능성은 더 커지고, 전파 속도는 더 빨라지며, 더 많은 사람이 노출되고 있다.


하지만 더 큰 위험은 따로 있다. 바로 이러한 위험들이 전 세계적으로 무시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연구나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생화학 무기의 지속적 억제를 책임지는 국제기구인 '생물무기금지협약'의 1년 예산은 맥도날드 지점 한 곳의 평균에도 못 미치는 140만 달러에 불과하다. 또한 인공지능 기술 향상에는 수십억 달러가 투입되고 있지만 인공지능의 위험을 줄이는 데 쓰이는 돈은 고작 수천만 달러다. 존재 재앙보다 크지 않은 위험에 관한 연구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인류의 장기적 잠재력을 파괴할 수 있는 위험은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칼 세이건'"세상의 끝에 관한 이론은 실험적 입증이 가능하지 않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한 번만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인간은 경험으로부터 배우는 존재이다. 하지만 인류 멸망이라는 경험은 우리에게 배움이라는 기회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선제조치'다. 존재 위험 연구는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행동 중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결정하고 이제껏 생각하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행동을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제는 방치나 무시가 아니라 인류 멸망을 위협하는 존재 위험들에 대해 인식하고 위험 극복 방안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모든 건 전례 없는 힘에 의해 생긴 새로운 책임을 우리가 얼마나 빨리 이해하고 받아들이는가에 있다.

- <사피엔스의 멸망>, 15~16p




우리가 해야 할 일


우리는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 지금을 사는 우리만이 지금의 위험에 맞서 싸우고 미래를 지킬 공동체, 규범, 제도를 마련할 수 있다. 우리가 고비를 넘기고 밝고 안전한  미래로 향한 세대로 기억될지 아니면 전혀 기억되지 못할지는 우리가 도전들에 맞설지 외면할지로 정해진다.

- <사피엔스의 멸망>, 252p


결론적으로 <사피엔스의 멸망>은 비관적인 책이 아니다. 오히려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위험들은 실재하지만 인류에게는 잠재력이 있으며 '우리의 선택'이 모든 것을 다르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가능성의 혜택은 단순히 현재의 인류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래의 후손들과 동식물과 같은 지구의 모든 생명체뿐만 아니라 전 우주적 관점으로 향해있다. 이러한 저자의 인류에 대한 애정과 우주를 향한 넓은 관점에 감동했다. 그러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내가 평생을 살면서 이런 책을 읽을 일이 있을까?' 믈론 이런 생각이 누군가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부분일 수도 있다. 그깟 책 하나 읽지 않는다고 해서 큰일 나지 않는다고 말이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책이란 단순히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접하는 것을 넘어 사고의 확장과 사고의 전환을 경험하게 해 준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바로 내가 앞으로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좀 더 많은 선택지와 가능성을 갖도록 해 주기 때문이다. 애초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살아갔으면 아쉬울 것도 없다. 하지만 알게 된 이상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다. 얼마나 감사하고 다행인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언제나 영화 매트릭스의 주인공 네오처럼 '빨간 알약'을 선택하는 사람이고 싶다.


평소 인류에 대한 거시적 관점을 다룬 책들을 좋아한다면 <사피엔스의 멸망>은 그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는 책이 될 것이다. 더불어 앞으로 우리 인류가 희망이 가득한 미래를 위해 어떠한 태도를 가지고 행동을 해야 하는지도 배울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뒤숭숭한 요즘과 같은 시기에 잘 어울리는 책이라 생각한다. 우리 각자가 넓고 바른 마음을 가진, 진정으로 지혜로운 사피엔스가 될 수 있길 바라며 이만 마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지금의 시대를 통과해 벼랑세를 헤쳐 나가 안전에 이르는 길을 찾는 것이다.
그리하여 자손들에게 그들의 미래를 기록할 수 있도록 역사의 페이지를 선사하는 것이다.

- <사피엔스의 멸망>, 324p





* 참고 : <사피엔스의 멸망>, 토비 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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