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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 the 하트히터 Feb 24. 2020

행복한 나를 위한 삶의 기술

feat. 자기다움

잃어버린 10년... 그리고 여정의 시작



잃어버린 10년의 시간.
물론, 얻은 것도 많지만 궁극적으로는 결국 나 자신을 잃은 셈이다. 무지에서 비롯된 열정은 편협함을 집중이라는 그럴싸한 단어로 착각하게 했고, 그렇게 나는 나를 잃버렸다(잃고 나서야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조금씩 깨닫게 되더라).

그렇게 방황하며 병들고 약해졌을 때 나를 일으켜 세워 준 건 책이었다. 지식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현실도피가 아니라 방향을 찾기 위해, 남보다 나아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되돌아보기 위해 책을 읽었다.

운이 좋게도 그 여정에는 좋은 책을 추천해주는 커뮤니티와 느슨한 유대의 좋은 사람들이 함께 해주었기에 현재까지 나를 치유하고 성장하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올해가 끝나갈 즈음, '자기다움'을 찾는 그 여정을 더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나에게 다가왔다. 바로 씽큐 베이션 4기 <사생활의 천재들> 그룹의 멤버로 선정된 것이다!





출발부터 대박인데?



그렇다. 출발부터 대박이다!
<굿 라이프>, 그룹에서 선정된 첫 번째 책이다. 책을 접했을 때 드는 생각은 마치 보물을 찾아 떠나는 보물선에 올라타 지도를 펼쳐 본 느낌이랄까. 여정의 목적이 명확하게 와 닿는 책이었다.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삶(굿 라이프)일까라는 물음을 토대로 '행복한 삶, 의미 있는 삶, 품격 있는 삶' 세 가지 파트로 나눠서 얘기하고 있다. 단순히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정해진 방법들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가운데서도 독자들이 사색하며 직접 본인만의 굿 라이프를 선택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각 파트에서 전하는 메시지들이 있지만 결국 '굿 라이프'란 '자기다움'을 토대로 한 삶이다. 무엇을 하든, 먹든, 가지든 간에 그 중심에는 바로 '나 자신'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과연 '자기다움'이란 무엇일까?





현실 자기, 당위적 자기, 이상적 자기



심리학자 '토리 히긴스'에 따르면, 우리의 의식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 자기', 되고자 열망하는 '이상적 자기', 되어야만 하는 '당위적 자기' 이 세 개의 자기 간의 괴리와 갈등이며, 이들 사이의 괴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상적 자기와 현실 자기의 괴리를 중요시하는 사람은 자기가 되고 싶어 하는 모습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이상, 비전, 열정, 도전을 중시한다. 반면 당위적 자기와 현실 자기의 괴리를 중요시하는 사람은 마땅히 되어야만 하는 자기가 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의무, 책임, 예방, 현상 유지를 중시한다.

앞서 얘기한 10년의 잃어버린 시간 동안 나는 줄곧 '당위적 자기'로서의 삶을 살아왔다. 개개 인성을 인정하지 않는 조직문화 속에서 나보다는 언제나 조직을 먼저 생각했고, 나를 억누르고 희생하며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나를 지움과 동시에 행복도 함께 지워져 버렸다. 뒤늦게 깨달은 것이지만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행복한 사람은 당위의 영역을 줄이고 이상의 영역을 넓히는 삶의 기술을 발휘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나는 이때를 '해야 한다('should)'를 '하고 싶다(want to)'로 바꾼 순간으로 부른다.


- <굿 라이프> p.103




행복한 나를 위한 삶의 기술



책에는 굿 라이프를 위한 여러 가지 삶의 기술들이 언급되었지만 그중에서도 내가 현재, 그리고 앞으로 추구해나갈 것들을 몇 가지만 적어보았다.

1. 되어야 하는 나보다 되고 싶은 나 되기
모든 것의 첫 번째다. 결국 내가 없으면 오래도록 해나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관계도 일도. 그래서 당위적 나보다 이상적 나를 위해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비용을 조금씩 더 할애하기로 했다.

2. 소유보다 경험을 사기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 보니 자연스레 얼리어댑터로서의 삶을 추구하게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물질적인 부분보다는 관계 속에 있는 것을 좋아해서 이러한 부분은 잘 살려서 나의 시야와 사고, 의식 등을 넓힐 수 있는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 속에 나를 자주 노출시켜야겠다. 체인지 그라운드와 이를 통해 파생된 오프 행사들과 모임이 필두가 될 듯하다.

3. 걷고 명상하고 여행하기
몸이 아프고 나서는 체력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작년과 올해 꾸준히 '달리기'를 하면서 일상에 큰 무리가 없는 수준으로까지 좋아졌다. 더불어 달리기와 함께 해오고 있는 '마음 챙김 명상' 역시 마음의 체력을 길러주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손절해버린 '여행'을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가까운 곳부터라도 주기적으로(아.. 사실 인도부터 다시 가고 싶다. 이게 팩트일세ㅋㅋㅋ).​

4. 소소한 즐거움 자주 발견하기
나에게 온전히 집중하고 삶을 되돌아보면서 잊었던 것들을 조금씩 다시 찾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소소한 즐거움들이 이미 내 도처에 많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함께 사는 세 마리의 드래곤(애완 도마뱀)들 돌보기, 책 읽을 때 들을 음악 찾기, 서점 순례 등. 그리고 그림 그리기와 악기 배우기 같은 좋아하지만 그간 잊었던 것들도 하나씩 다시 해보려고 한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나답게 살면서도 타인을 잊지 않는 것



자기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이기적인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자기다움이란 정체성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자기다움의 소중함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라면 타인의 자기다움 또한 소중히 해야 함을 간과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굿 라이프란 나답게 살면서도 타인을 잊지 않는 것, 달리 말하면 바로 이기적 이타주의적인 삶의 추구가 아닐까.

나는 오늘도 개인의 삶의 충만함을 추구하며 그것을 토대로 세상에 보탬이 되는 '이기적 이타주의자'를 꿈꾼다. 온전한 나, 자기다움이 결국 이타주의의 시작이다.




* 참고 <굿 라이프>, 최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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