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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 the 하트히터 Sep 26. 2021

삶에 혁신이 일어나는 순간

feat. 인생은 짧고, 혁신은 길다

예술과 과학이 일으킨 혁신의 역사


과학자들은 흔히 시각적으로 사고하고, 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데 예술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예술가들도 세상을 관찰하고 탐험할 때 과학과 자연철학에서 영감을 받았다. 예술은 과학의 관찰자이자, 비평가였고, 친구이기도 했다. 예술가들은 과학이 진보를 이룰 때마다 기존에 쓰지 않던 도구를 이용하여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보면서 과학과 보폭을 맞추었다.

- <혁신의 뿌리>, 7p


나는 과학 문외한이자 예술 문외한이다. 과학은 그렇다 치더라도 미술을 전공한 내가 예술 문외한이라니(떡볶이를 잘 먹는 것과 떡볶이를 잘 만드는 것은 별개라고 합리화를 해본다). 과학과 예술은 겉보기에는 많이 다르지만 그 바탕에는 '창의성'과 '상상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혁신의 뿌리>는 이 두 분야가 인류의 역사 동안 서로에게 어떻게 영향을 주며 발전해 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훌륭한 교양서이다. 책 속의 사례들은 온통 모르는 이야기들 뿐이지만, 이는 곧 새로움과의 조우를 뜻한다. 새로움이란 것은 항상 내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쳐왔다. 새로움은 곧 호기심을 발동하게 했고, 때로는 그 호기심이 혁신을 위한 불꽃이 되어주었다.


이 둘 사이의 복잡한 관계는 새로운 무언가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서로를 향상시키고 인간의 경험과 통찰력을 넓혀 주는 기회 말이다.

- <혁신의 뿌리>, 30p




모빌리티와 모더니티


19세기 말은 전화, 라디오, 영화, 비행기, 고속 차량 등 화려한 발명품이 끊임없이 나온 시기였다. 이 발명품들은 시간, 거리, 속도, 이동성에 대한 개념을 바꾸었을 뿐 아니라, 계급적인, 그리고 성적인 장애물을 침식시켰다. (...) 자전거는 새로운 현대성의 즐거운 상징이 되긴 했지만, 후기 빅토리아 시대의 엄격한 신분 질서에 도전을 제기한 측면도 있었다. 부유층에게만 허락되었던 여행을, 처음으로 여성과 노동 계급이 이전에는 가 보지 못했던 곳으로 갈 수 있게 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 <혁신의 뿌리>, 217p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사회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또한 이러한 변화의 속도는 유럽과 미대륙의 예술가와 작가에게도 신속히 영향을 주었다. 특히 자전거는 시대적 변환의 아이콘 중 하나였다. 작가와 예술가들의 다수는 열정적으로 자전거를 탔는데, 이들에게 자전거는 현대를 함축하는 것이었다. 아서 코난 도일, 어니스트 헤밍웨이, F. 스콧 피츠제럴드는 자전거가 이동성, 사회적 진보, 새로운 생각을 추동하는 완벽한 전형이라고 보았다(223p).


세기가 변하면서 속도에 대한 애호가 커졌고, 이것은 이탈리아 미래주의 운동에 반영됐다. 미래주의는 신기술뿐만 아니라, 민족주의, 1900년대 초반 유럽에 퍼진 아방가르드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 미래주의는 정치화된 철학으로 이탈리아의 전통적 유산을 거부하고, 심지어는 경멸하는 경향이 있었다. 미래주의자들은 전통이 이탈리아의 문화가 나아갈 길을 막는다고 생각했고, 기술적 발전으로 만들어진 미래를 갈망했다.

- <혁신의 뿌리>, 225p


미래주의는 기계 문명이 가져온 현대 도시의 운동성과 속도감을 새로운 미(美)로 표현하려는 것으로 특히 산업, 에너지, 속도, 빛의 감각 등 인간과 기계가 공존한다는 믿음의 표현이다(출처 : 네이버 지식 백과). 미래주의자들은 20세기의 사회 운동과 역동성을 반영한 급진적인 새로운 예술적 언어를 개발했다. 이후 5년간, 미래주의 이데올로기는 회화, 조각, 건축, 사진, 영화, 음악 등 모든 형태의 예술에서 영향을 끼쳤다(226p).


열정의 시대는 새로운 도구의 도입 덕분에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세계를 바라볼 수 있게 된 시대였다.

- <혁신의 뿌리>, 28p




인생은 짧고, 혁신은 길다


이 밖에도 <혁신의 뿌리>는 과학과 예술이 결합하여 이루어낸 다양한 혁신의 역사를 보여줌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교양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인생을 살다 보면 혁신이 일어나는 순간이 온다. 그것이 스스로가 의도한 것이든, 우연에 의한 것이든 말이다. 무엇이 더 옳고 더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데에는 좋은 점인 듯하다. 그동안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는 것, 또 다른 관점에서는 이것 또한 혁신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한다. 과학과 예술이 서로에게 영향을 끼쳤던 것처럼 이 책 한 권이 나에게 영향을 주고 인생의 혁신으로 이끄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ars longa, vita brevis."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

- 히포크라테스


위의 말은 고대 그리스의 의사이자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가 한 것으로 유명하다. 보통은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인용하고는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예술(ars)'은 문맥상 '기술' 혹은 '의술'이라는 해석이 더 잘 어울린다고 한다. 즉 “의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비록 의사 개인으로서 생은 짧지만 의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의사 개개인들의 노력은 계속 이어져서 후대 인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과연 '의학의 아버지'다운 발상이다).


같은 맥락으로 한 인간이라는 개인의 관점에서의 인생은 짧지만, 그 인생 동안 다양하고 많은 것을 경험하며 이루어낸 혁신들은 누군가에게 계속 이어질 수 있다. "인생은 짧고, 혁신은 길다." 오늘 나의 작은 발걸음이 누군가에게는 혁신의 불꽃이 될 수 있음을 잊지 않으며, 나의 삶에 혁신의 불꽃이 되어준 누군가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만 마친다.


이 책에서 다룰 20개의 이야기는 인류가 보다 나은 길을 나아가고, 이해하고, 꿈꾸기 위해 창의성과 상상력이 얼마나 중대한지 보여 줄 것이다.

- <혁신의 뿌리>, 30p





* 참고 : <혁신의 뿌리>, 이안 블래치포드, 틸리 블라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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