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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 the 하트히터 Oct 24. 2021

100km 울트라 러닝을 완주하다

feat. 나를 움직이는 힘

100km 울트라 러닝을 완주하다


2021 서울 100K 완주 기록증

얼마 전 대한산악연맹에서 진행하는 '서울 100K 울트라 트레일 러닝 대회'를 무사히 완주했다. 그동안 그냥 달리기만 하다가 올해 여름 트레일 러닝(보통은 산악 마라톤으로 알려져 있음)이란 것을 알게 되었고, 한 두 번 동네 뒷산과 서울 둘레길을 오가며 시작한 것이 점차 그 매력에 빠져서 신청한 첫 대회였다. 종목은 50K와 100K 두 부문으로 나뉘었는데, 무슨 깡인지 덜컥 100K를 신청했다. 3년 넘게 꾸준히 달리기는 해왔지만, 여태껏 마라톤 공식 대회조차 한 번 참가한 적도 없고, 풀코스(42.195K)도 겨우 딱 한 번 뛰어본 게 전부인 내가 100K라니. 게다가 준비 기간도 그리 길지 않았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하루하루 대회일이 다가올수록 두려움이나 불안함보다는 설렘이 더 커져갔다.


2021 서울 100K 완주 메달

대회 당일, 초반 너무 설레서 오버페이스를 한 탓에 위기는 꽤 빠르게 찾아왔다. 레이스를 시작한 지 약 1시간 이후부터 시작된 오른쪽 햄스트링 통증은 레이스 내내 나를 고통스럽게 했다(냉정하지만 부상도 실력이다. 자기 몸은 스스로가 단련하고 체크해야 하는 거니까).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레이스를 포기해야 하나 생각도 했지만, 계속 마사지와 스트레칭으로 풀어주면서 최대한 내 페이스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멈추고 달리고를 반복했고, 결국 포기 없이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완주 후 서울광장 길바닥에 쓰러져 누워 바라본 하늘 풍경에 어찌나 마음이 울컥하던지). 일반적으로는 달리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100km 울트라 마라톤에 덜컥 도전하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게다가 100km라는 거리의 위압감은 생각보다 꽤 크다. 그런데 나는 왜 무슨 이유로 굳이 도전을 한 것일까?


난관에 부딪혔을 때, 저항에 직면했을 때, 해답은 난관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그 너머의 것이 당신에게 왜 중요한지를 기억해야 한다.

- <모두를 움직이는 힘>, 246p




비전은 모든 것의 원동력


비전은 거부할 수 없는 미래의 그림이다. 만약 당신의 비전이 당신을 살짝 겁먹게 할 정도로 크고 도전적이라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 그렇지 않다면, 당신의 비전이 너무 소박할 것인지도 모른다. (...) 진정으로 과감하고 매력적인 비전은 조직에 가하는 전기 충격과 같다. 이러한 충격은 당신의 조직이 추진력을 발휘해 멋진 미래를 구축할 수 있게 한다.

- <모두를 움직이는 힘>, 35p


<모두를 움직이는 힘>'비전'이 탁월한 리더십을 위한 필수적인 자질이라고 강조한다. 비전이 없다는 말은 거친 눈보라 속을 운전하는 것과 같다. 길을 헤매다 목적지에 늦게 도착하거나 목적지를 찾지 못한 채 결국 추위 속에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리더십은 개인의 삶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자기 인생을 이끌어가는 주체로서 바로 자기 자신이 리더이기 때문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이나 가치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 인생이 나쁘게 흘러가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자기 인생의 리더로서 좀 더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기 위한 첫걸음은 바로 자신의 인생 '비전'부터 구체화하는 것이다.


대회가 있기 몇 주 전쯤, 연습차 혼자 트레일 러닝을 다녀왔었다. 보통은 미리 목적지를 정하고 그에 따라 루트와 대략적인 시간을 정하지만, 그날은 시간이 넉넉하게 비는 날이라 목적지 없이 맘 내키는 대로 가보자는 심정으로 무작정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설레는 마음과 자유로움은 얼마 가지 않았다. 목적지가 없던 탓에 갈림길에서는 우왕좌왕 고민하느라 시간을 허비해야 했고, 쓸데없이 너무 먼 거리를 이동하고 돌아오기를 반복하느라 체력 소모도 많이 했다. 그렇게 헤매는 사이 핸드폰도 방전되어 GPS 지도 확인도 안 되고, 결국 날이 어둑해지고 나서야 간신히 산을 벗어나왔다. 평소 그토록 좋아하는 러닝이었음에도 계속 드는 생각은 하루를 망친 것에 대한 후회와 허망함이었다. 인생은 울트라 러닝보다 훨씬 더 길고 험난하다. 그 여정을 헤쳐나가려면 명확한 목적지인 '비전'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비전은 품질 보증서가 아니다.
무수히 많은 비전이 실패로 끝난다.
그러나 비전이 없는 것은 실패를 보장하는 증서를 갖고 있는 것과 같다.

- <모두를 움직이는 힘>, 36p




나를 움직이는 힘


나는 계속해서 움직이고 도전할 것이다!

나에게 있어 새로운 도전은 나의 현재 상태를 가늠하는 테스트이자, 나를 성장시키는 훈련이다. 이번에 100km를 도전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완주를 하면서 느낀 것은, 내가 정말 건강하다는 것이다(물론 건강이라는 것은 방심하거나 확신해서는 안된다. 늘 관리해야 한다). 내 몸에 대한 뿌듯함과 자신감, 그리고 성장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나의 비전은 선수가 되는 것도 아닐뿐더러 계속 성장해나간다고 해도 결국 언젠가는 한계에 부딪힐 것이다. 그럼에도 새로운 것에 꾸준히 도전하고 성장하기 위해 열심히 하는 이유는 내가 가진 개인적인 비전 때문이다.


나의 비전은 '폴리매스'로서의 충만한 삶을 토대로, 세상에 선한 영향력으로 보탬이 될 수 있는'이기적 이타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폴리매스는 호기심이 많은 내가 한 개인으로서 즐겁게 많은 것들을 성취하는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이다. 무엇보다 내가 가진 것들을 조금이나마 누군가에게 나누고 함께할 때 정말 큰 행복을 느낀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이 비전을 이루기 위한 첫걸음은 바로 '건강'이다. 건강에 대한 자신감은 정말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나에게 많은 원동력이 되어준다. 몇 년 전 건강을 크게 잃고 건강 회복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뭉클하다. 그때 시작한 달리기 한 발자국이 이렇게 내 삶을 크게 바꾸는 힘이 될 줄은 몰랐다. 앞으로도 새로운 도전과 성장의 기쁨을 오래도록 건강하게 누리기 위해서 나는 계속해서 움직일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 덕분에 더 큰 꿈을 꾸고,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은 일을 해내고, 더 위대한 사람이 된다면 당신은 리더다.

- 존 퀸시 애덤스





* 참고 : <모두를 움직이는 힘>, 마이클 하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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