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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혜진 Mar 02. 2022

당신에게 일어날 ‘미스테리아’라는 사건

엘릭시르 임지호&김용언



외국을 여행할 때면 두툼한 페이퍼백 미스터리 소설을 손에 든 여행자들을 만나곤 했다. 그들 모습에서 “여행지에서 책에 집중할 수 있기나 한 걸까?”라는 궁금증을 품었다. 장르문학이 지닌 흡입력을 모르고 한 생각이었다. 한편 내 동생 방 책장을 가득 메운 각종 일본 미스터리 소설들을 보면서 그녀의 취향을 살짝 평가절하했음도 고백한다. 기자 역시 세간의 장르문학에 대한 낮은 정도의 인식에 한몫하고 있었던 거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에도 순문학만 “진짜”라 고집하는 고고한 분위기가 걷히고 있다. 읽으면 독자의 가슴을 뛰게 하고, 책장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장르 문학만이 지닌 매력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만들어 지고 있음을 느낀다. 이런 분위기를 증명하듯 지난 달 6월 미스터리 전문 잡지 ‘미스테리아’가 창간했다.

붉은 색 표지, 비밀을 품고 있는 듯한 글씨체로 쓰인 검은색 제호가 인상적인 ‘미스테리아’는 문학동네 장르소설 전문 임프린트인 엘릭시르가 출간하는 미스터리 격월간지다. 잡지 제호인 ‘미스테리아’는 ‘미스터리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국내 미스터리 매니아 층과 비매니아층이 확실히 나뉘어 있는 사정을 십분 감안해 잡지는 양쪽 취향을 모두 맞추기 위한 묘안을 발휘했다. 가령, 가장 주목할만한 작품에 대해 밀도 있고 전문성 있는 리뷰를 싣는 ‘취미는 독서’, 평소 만나기 힘든 미스터리 작가의 인터뷰를 담은 ‘미스터리 피플’, 미스터리 소설의 소재로 쓰이는 밀실 살인을 두고 가능성과 성립여부를 따져보는 대담인 ‘메이즈’ 등은 매니아를 위한 코너다. 한편, 미스터리적 성격을 가진 영화와 만화를 각각 다루는 ‘스크린셀러’, ‘툰’ 등은 미스터리뿐만 아니라 영화나 만화 등 문화 전반에 관심 있는 독자를 겨냥하고 만들어졌다. 여기에 단순 작품이 아닌 실제 범죄 사건을 다루는 법의학자 유성호의 ‘논픽션’, 디자인 연구자 박해천이 쓴 ‘미싱링크’ 등은 작품 바깥으로까지 뻗어나가는 생생한 시각을 보여준다.

이 잡지를 읽고 나서 ‘미스테리아’를 만든 사람들이 궁금했다. 그래서 엘릭시르 편집장 임지호와 ‘미스테리아’ 편집장 김용언을 만나 ‘미스테리아’와, 그의 탄생을 기점으로 한 장르(미스터리) 출판계의 오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본격’ 미스터리 잡지 출간의 서막

Q <미스테리아> 창간 준비는 언제부터 시작했나?

김용언(이하 김) : 작년 9월부터다. 원래 올 봄 창간 예정이었는데, 진행하다 보니 여러 상황들이 발생하는 바람에 준비 기간이 조금 길어진 것이다.

Q 출판계 사정도 어렵고, 개중 종이 잡지는 더 어렵다. 종이 잡지를 창간하는 데에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다.

임지호(이하 임) : 일단 엘릭시르는 장르 소설을 내는 출판사이고. 국내 장르 문학 시장은 거의 외국 작품 번역서 위주라, 한국 작가를 발굴하고 시장을 만들어 독자들을 끌어 올 통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일반 문학 쪽은 신춘문예라든지 등단의 길들이 여러 군데가 있지만, 장르 문학은 출판사에 투고해서 책으로 나오는 형태가 아니면 작가들이 모습을 드러낼 통로가 거의 없다. 장르 소설은 언론 매체에서 서평으로도 잘 안 다뤄준다. 그러다 보니 독자들도 거의 온라인 서점을 통해 책 소개를 받고 책을 고르는 형편이라 정보를 얻는 데 한계가 있다. 장르소설을 다채롭게 소개하는 공간이 필요하겠다 싶어 생각한 것이 ‘잡지’였다. 요즘 종이 잡지가 안 되고 없어지는 형편이라 걱정도 했지만, 이런 장르문학을 웹이라는 공간에서 다룰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일단은 해보자!”해서 (종이 잡지를) 하게 된 거다.

Q 국내 메이저 출판사 문학동네의 임프린트 엘릭시르가 제작하긴 하지만, 어느 정도 수익이 밑받침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임 : 사실 잡지만으로는 손익분기를 맞추기가 너무 힘들다. 출판사 전체 매출에서 간접적 효과를 얻기 위한 투자라고 감안하고 가는 거다. 엘릭시르 입장에서 제일 크게 바라는 건 한국 작가들을 몇이라도 발굴했으면 하는 거다. 그거면 충분하다. 잡지라는 통로로 작가들의 작품을 내놓고 반응을 얻어낼 수 있다면 1차 역할은 다 한 거라 생각한다. 더 욕심을 부려보면 물론 잡지 하나로 이걸 꿈꾸는 건 욕심일 수도 있겠지만 엘릭시르 출판사만 잘 되는 게 아니라 모든 장르 문학 출판사, 그리고 시장 자체에 영향을 줘서 폭이 넓어졌으면 한다. 지금은 시장 자체가 워낙 너무 작으니까 우리 출판사만 잘 된다고 해도 거기서 거기니까.

Q 잡지 창간하고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오래 갔으면 좋겠다”였을 것 같다. 그만큼 좋은 잡지에 대한 독자들의 갈망이 큰 것 같다. 롱런하기 위한 비책이 있나?

임 : 잘 만드는 거?(웃음) 우리도 ‘미스테리아’를 시작할 때 고민했던 게 ‘하다 말면 아무 것도 안 된다’는 거였다. 잡지는 엘릭시르 초기부터 생각했지만 그때도 지속 가능성의 지점에서 답이 안 나오면 시작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일 년 하다가 말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생각 때문에 망설였다. ‘판타스틱’이 폐간될 때 다들 아쉬워했는데, 또 한 번 엎어지는 걸 보이면 다시는 누구도 이런 일에 도전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좋은 모델이 되어야 나중에라도 비슷한 종류의 것들이 생길 테니까. 그런데 사실 특별한 전략은 없다. 아까도 말했듯 우리가 이걸 해서 작가를 발굴하고 모종의 결과물을 내는 모습을 보일 수만 있으면, 긍정적 효과를 낳고 선 순환이 될 것 같다.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오래 걸리느냐’와, 그게 ‘확실하게 될 것인가?’가 중요한 것 같다.

김 : 일단 잡지는 어느 매체든 광고 수익이 없으면 존속할 수가 없다. ‘잡지가 얼마나 팔리는지’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중요하지 않고, 실제론 ‘광고수익이 얼마인가’가 중요하다. 하지만 애초에 이 책으로 광고를 많이 딸 수 있을 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 이 점에 있어서는 문학동네 사장님께서 대승적 결단을 내려주신 거니까 그 부분을 믿고 있다. 일단 광고수익을 제쳐두고 생각한다면 중요한 건 사람들이 읽도록 해야 한다는 거다. 미스터리 하드코어 독자층 수가 생각보다 굉장히 적다. 그렇다면 ‘그 이외의 독자들이 어떤 식으로 우리 잡지를 읽게 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아예 책을 안 읽는 사람들에게 우리 잡지를 들이밀 순 없는 거고. 일단 책을 읽는 것 자체의 거부감이 없는 이들, 요런 거 저런 거 다 읽고 ‘미스테리도 잘은 모르지만 재미있으면 한 번 읽어볼까?’하는 독자들까지 포함한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읽을거리를 제공한다는 게 목표다. (매니아 층을 위한) 어느 정도의 수준은 유지하면서, (비매니아 층 독자에게는) 잡지 내용 중 절반 정도는 잘 몰랐지만 앞으로 읽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컨텐츠를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시작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미스터리 토양, 이제 막 다져지기 시작한 상태

Q 잡지가 다루는 대상이 미스터리 소설뿐만 아니라 ‘미스터리한 것들’, 즉 영화, 웹툰, 사건 등으로 넓혀 접근해 들어간 점이 흥미로웠다.

임 : 초기엔 미스터리 잡지가 아닌 장르잡지를 생각했다. 하지만 ‘장르’로 했을 때 폭이 너무 넓고 집중력도 떨어질 것 같았다. 엘릭시르가 주로 미스터리 장르 도서를 중심으로 내고 있으니 미스터리에 포커스를 맞추는 쪽으로 갔다. 다만 너무 좁은 의미의 미스터리라면 다루는 컨텐츠 폭이 너무 좁아지니까 넓은 의미의 미스터리를 택했다. 소설 원작으로 된 영상물들도 많이 나오면서 소설을 읽는 것과 영화, 드라마를 보는 것 사이 연결 지점들이 많아지고, 미스터리라는 장르에 공통점을 둔 상황에서 잡지가 중간다리가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기본 생각이었다. 당연히 우리는 출판 쪽이니까 소설, 문학이 중심이긴 하겠지만. 딱히 소설이 아니더라도 범죄 아니면 특정 사건이나 수수께끼 같은 지점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누구라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것들이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Q 잡지 도입부 ‘에디터스 레터’에서 “한국의 미스터리 토양은 이제 막 다져지기 시작한 상황이고, 우리가 미처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희망찬 포부를 밝혔는데?

임 : 사실 현재 거의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다.(웃음) 한국 장르 소설이 이제껏 제대로 확 끌어 올랐던 적이 없다. 한국 미스터리를 얘기하다보면 먼 과거로 가게 되는 이유가 동시대 작가들이 잘 안보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어렵지만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어느 작가의 어떤 작품이라도 독자들에게 환영을 받을만한 상황이다. 출판 쪽에서 그런 것들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기회이고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현재 미스터리 출판계 상황이 몇 년 전까지 일었던 일본 미스터리 소설 붐과, 영화화된 영미권 베스트셀러 붐이 한 차례 지나고 난 후 번역서만으로는 좀 뭔가 부족하단 걸 느낄 즈음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한국 작가들은 번역서에 비해 한국 독자들이 쉽게 받아들이는 편이니 출판사나 작가들이 어느 정도의 작품만 내놓을 수 있다면 굉장히 희망적이고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Q 필자 선정의 기준이 무엇이었나? 편집자, 번역자, 미스터리 사이트 운영자 등 정통 미스터리 필진들 외에도 유성호 법의학자, 박해천 디자인 연구자, 정두리 ‘젖은 잡지’ 편집장 등 다양한 분야의 필진이 눈에 띈다.

김 : 우선 서평 필자들은 반드시 미스터리 소설을 실제 많이 읽고 좋아하는 전문필자들로 선정했다. ‘논픽션’이나 ‘미씽링크’ 같은 코너들은 미스터리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 어필할 지점이 있는, 잡지 목적과 코너를 설명하면 바로 이해하고 그것에 맞출 수 있는 필자를 골랐다. ‘논픽션’ 필자인 법의학자 유성호 선생님은 방송 출연도 고정적으로 했고, 경력도 오래된 분이지만 이런 쪽 사건들을 글로 정리한 적이 없어 처음엔 굉장히 걱정을 하셨다. 이분께 소설을 분석해달라고 할 수는 없지만 본인이 겪은 것을 사실들만을 기술하는 것으로도 이 코너의 성격이 완성될 수 있다고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그 점으로 설득을 했다. 결국 선생님도 동의하셔서 글 주셨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게 잘 써주었고, 팩트만을 정리했는데도 코너 성격과 잘 맞아떨어지게 독자들이 사건들에 대한 전모를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도 모험을 걸었고 우리도 모험을 걸었던 건데 성공적으로 된 것 같다.

Q 연재 작가를 고를 때 고민한 부분이 무엇인가? 소위 SF작가로 알려진 배명훈의 작품을 미스터리 잡지에서 보니 의외이기도 해서 재미있었다.

김 : 사실 도진기 작가나 송시우 작가는 워낙 이쪽 미스터리계에서는 두곽을 나타내던 터라 걱정하지 않았다. 배명훈 작가와 김서진 작가는 독자들이 의아해 하는 면이 있다. 배명훈 작가는 SF작가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웹진 문장에 근 미래의 유럽연합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하드보일드로 풀어낸 이야기가 올라왔었다. 그 작품을 읽고 연작을 쓰실 계획은 없느냐고 물어보니 본인도 “같이 해보자”고 해서 이번에는 좀 더 수수께끼 풀이에 치중을 해서 정교하게 써줬다. 이런 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바와도 맞다. 미스터리가 중심에 놓이고 다른 장르와 성공적으로 결합할 수 있다면 SF든 판타지든 상관없이 장르간의 결합도 가능하다. 당연히 우리 잡지에 싣고, “이것도 미스터리”라고 자부심을 갖고 소개할 수 있는 소설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런 시도를 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배명훈 작가의 작품을 실었다.

김서진 작가는 ‘세계문학상’을 통해 등단한 작가라 순수문학 하는 작가라고 생각하기가 쉬운데, 작가의 예전 작 두 편을 읽어보면 정말 범죄소설이다. 다만 ‘등단’이라는 제도를 통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선입견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Q 엘릭시르에서 낸 잡지인데 경쟁사인 황금가지, 시공사의 편집장이 대담에 출연하는 모습이 신기해 보였다. 경쟁사 간에 견제는 없나?

임 : 시장이 어느 정도 크면 정말 ‘경쟁사’일 뿐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다들 잘 안 된다는 생각이 있으니까 이런 시도를 하거나 할 때는 잘되도록 서로 옆에서 지켜보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여기 돌아가는 것을 빤히 아니까 오히려 걱정도 더 많이 해준다.

Q 서로 견제보다는 도움을 주는 관계인건가?

임 : 견제할 시장이 안 된다.(웃음)

Q 대담 내용 중에 남성 취향 미스터리인 <개의 힘>(돈 윈슬로우 저, 황금가지)이 재밌어서 만 부는 팔 수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정작 남성 독자들이 없었다는 대목은 웃기면서도 슬펐다.

임 : 장르뿐만이 아니라 책 시장 전체를 통 틀어서 남자들은 책을 안 읽는다.
김 : 문화계 전반에 모든 소비자는 거의 다 여자다.
임 : 뮤지컬, 영화, 드라마 이런걸 다 합쳐도 여자가 압도적일 것 같다.







한국 미스터리, 뭔가 시작 되고 있다

Q 외국의 미스터리나 장르 소설 다루는 잡지를 참고한 게 있나?

김 : 일본과 영미권의 잡지를 살펴봤다. 그러나 우리가 참고하기엔 좀 그런 것이, 이미 일본이나 영미권은 역사가 오래되어 작가도 작품도 많으니까 매우 하드한 내용도 다룰 수가 있다. 살펴보면 이런 작가가 있었나 싶을 정도의 작가를 주제로 특집을 하고 있고. 그래도 이미 팬 층이 탄탄히 있기 때문에 끄떡없다. 하지만 우리로선 그렇게 만들 수가 없다. 우리는 마냥 하드하게 갈수도 없고 어느 정도는 계속 마니아 이외 독자들을 고려하면서 수위조절을 해야 했다. 그래서 그런 잡지들을 살펴봐도 우리 실정과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임 : 외국은 장르 문학 잡지도 기사 중심의 잡지와 작품만 싣는 문예지가 나뉘어져 있는데 ‘미스테리아’는 ‘기획기사’가 절반, ‘작품’이 절반이라 사실 약간 변종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지향하는 목적에 이런 형태가 부합하기도 하지만 이 둘을 구분하기엔 쌓인 것이 없는 거다. 다른 잡지들을 많이 참고하긴 했는데 이 형태는 잘 없으니까. 같은 맥락에서 서점에 가면 문예지 코너와 일반 잡지 코너가 다른데 어디에 배치할 지에 대해서 고민했지만 아무래도 일반 잡지 독자들보다는 장르 소설을 읽는 독자들에게 접근해야 하니까 문예지 코너에서 프로모션을 하게 될 것 같다.

Q 디자인을 문학동네 내부 디자이너가 아닌 신덕호 디자이너에게 맡겼는데?

김 : ‘미스테리아’는 책 사진, 사건 사진, 인물 사진, 일러스트가 주로 들어가는 텍스트 위주의 잡지다. (그림, 사진을) 최대한 많이 넣으려 노력하지만 특성상 다양하게 넣을 수가 없다. ‘미스테리아’ 디자인을 한 신덕호는 타이포그래피를 잘 다루는 젊은 디자이너다. 단행본 작업, 잡지 작업, 예술 관련 포스터 작업을 많이 했는데 텍스트를 가지고 디자인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우리 잡지에 잘 맞다고 생각해서 의뢰를 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디자인이긴 하지만 나는 괜찮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한글 제호 글꼴은 장수영 디자이너가 맡아서 해줬다.

Q 김용언 편집장은 과거 장르문학 전문 잡지 <판타스틱> 편집자였는데. 당시와 지금을 비교해 달라졌다고 느낀 점은 무엇인가?

김 : ‘판타스틱’은 SF, 미스터리, 판타지, 호러, 심지어 무협, 로맨스까지 다루던 잡지였는데, 그 때만 해도 한국 미스터리 작가를 찾는 게 어려웠다. ‘판타스틱’ 할 때가 시기적으로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젊은 작가들을 모아 한국 미스터리 단편집 시리즈 출간보다 살짝 앞이었다. SF같은 경우는 본인들이 웹에서 활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수준이 확 올라와 있었지만 미스터리는 성에 안 찬다는 느낌이었고, 깝깝하단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작년 말부터 ‘미스테리아’를 만들면서 최근 나온 작품들을 읽기 시작하면서 깜짝 놀랐다. 몇 년 사이에 작가들이 이렇게 많이 나왔고, 출판을 한 것이다. ‘판타스틱’ 초기에 뭔가 성에 안 찬다고 생각했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높은 수준으로 올라왔던 거다. 뭔가 시작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었다.

임 : 옛날도 작가가 없었던 것은 아닐텐데 독자들과의 접점이 전혀 없었다. 지금 조금씩 책이 나오고 독자들과 만나는 지점이 늘어나면서 그런 게 생기기 시작한 것 같다. 지금 어떻다를 말하긴 애매하고, 그런 작가들이 나올 환경은 됐다 싶은 생각이 들긴 한다. 그걸 어떻게 출판사들과 편집자들이 끌어내어 독자들에게 전달할 것인가가 문제일 것 같다.

Q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 준다면?

임 : 엘릭시르 출판사가 5년 됐다. 이제 막 자리 잡기 시작했으니 한국 작가들 발굴에 적극적으로 달려들어서 국내 작가들 작품을 좀 더 많이 내는 그래서 독자 폭을 지금보다 넓히는 게 계획이라면 계획이다.

김 : 우리 동시대 살아가는 보고 듣고 하는 것들. 지금 작금의 현상들을 미스터리와 계속 연결시키면서 미스터리가 세상을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게 하는 중요하고 재미있는 도구라는 걸 알게 하고 싶다. 그런 부분에 잡지가 기여를 할 수 있었음 한다.

2015. 7. 22 북DB
http://news.bookdb.co.kr/bdb/starCast.do?_method=detail&sc.webzNo=2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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