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최대 규모 명품관, '타이슨스 갤러리아'

Tysons Galleia, McLean, VA

by 하트온

청담동에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이 있다면, 워싱턴에는 '타이슨스 갤러리아**'가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1980년대 초 압구정동과 청담동에 아파트와 주택지가 건설되며 부유한 지역 소비자들을 따라 패션 디자이너들이 명동에서 강남으로 옮겨오게 됐다. 이후 1985년 현대백화점 본점인 압구정점이 개점하고, 1990년 기존 한양 쇼핑 영동점과 패션 전문점 파르코가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으로 재개점하였다. https://1boon.kakao.com/celebspick/dondate1709291225
타이슨스 갤러리아**: 1988년에 개장한 3층 규모의 고급 백화점. 1997년에 건물을 더 확장하면서 유럽 명품 거리 느낌으로 리모델링하였다. https://en.wikipedia.org/wiki/Tysons_Galleria


한국의 '갤러리아'와 미국의 '갤러리아'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두 곳 다 1990년도 즈음에 부자들이 모이는 곳에 자리 잡고 개장하여, 유럽 명품샵들이 줄줄이 입점하며 번성한 명품관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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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슨스 갤러리아 명품관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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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슨스 갤러리아 명품관 3층 규모 건물 내부 전경

명품과 거리가 먼 저희 가족이 '명품샵' 가득한 이곳에 온 까닭은?


오늘 저희 가족은, 뜨끈뜨끈한 '미트볼 스파게티'가 먹고 싶었습니다. 저희 입맛에 가장 맛있는 '미트볼 스파게티'를 만드는 식당은 '치즈 케이크 팩토리***'라는 이름을 가진 식당입니다.

치즈 케이크 팩토리***: 남다른 치즈케이크 레시피를 가지고 치즈케이크숍/치즈케이크 납품점으로 시작해서 점점 메뉴를 늘려, 현재 미국 내에서만 200개가 넘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맛있고 독특한 퓨전 메뉴를 계속 개발하며 점점 세계적으로 발을 뻗어나가고 있는 식당 체인 https://en.wikipedia.org/wiki/The_Cheesecake_Factory

평소 너무 많은 사람이 몰리는 식당이라 코로나 이후 발길을 끊었던 곳인데, 아이들이 '미트볼 스파게티'가 너무 먹고 싶다고, 제발 한 번만 데려가 달라고 계속 졸랐습니다. 데리고 가주겠다고 약속은 했지만, 워낙 사람이 붐비는 인기 체인 식당이라 저희는 생각을 좀 해야 했어요. '이왕 갈 거면, 까다로운 부자들을 상대하는 동네로 가 보자'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었습니다.


나름 전략에 성공한 것 같았습니다. 명품관은 물론, 식당도 사람이 매우 한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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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슨스 갤러리아'점, '치즈케잌 팩토리' 식당 천정 인테리어 (좌), 후식으로 시킨 커피 (우)

저는 매번 식당에서 음식 사진을 찍어야지 마음을 먹지만, 이상하게 음식만 나오면 먹기 바빠서 사진을 못 찍고 맙니다. 음식 시켜서 사진부터 찍는 의식을 행하는 것도 몸에 배야 하는 습관인 모양입니다. 제 몸은 격렬히 그 의식을 거부하는 것 같아요. 결국 들어가서 찍은 사진이라곤 음식 기다리면서 찍은 천정 사진과, 마지막에 시킨 커피 사진밖에 없습니다. 저희가 시켜 먹은 파스타 여러 가지와 치즈케이크 사진을 찍지 못해 아쉽습니다. 커피 잔이 저희 집 유리컵과 매우 흡사해서 마치 집에서 커피를 마시는 듯한 익숙한 기분이 들었던 게 인상적이었어요.


점심을 먹고, 저희는 산책 겸 요즘 트렌드 확인 겸 명품샵 하나하나를 음미하며 돌아다녀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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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가게들은 한산했지만, 몇몇 매장 앞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기도 했습니다.


저는 평소 쇼핑을 즐기지 않는 편이고, 이런 가게들, 물건들을 마주할 일도, 상관도 없이 지내는 날들이 대부분이라, 이런 분위기가 낯설기 짝이 없습니다. 게다가 자칭 '미니멀리스트'인 저는, 제가 이미 가진 것들로 충분하다고 만족하므로, 물욕을 거의 느끼지 않고 살아가는 편입니다. 내게 있는 소중한 물건들을 열심히 써주고, 그것들이 낡아 못쓰게 되면, 그때 내 마음에 꼭 드는 것을 사면된다는 생각이므로 가격에 연연하는 편은 아니지만, 가방이나 옷 가지 하나에 몇 백만 원씩 하는 값비싼 '명품'은 저에게 결코 옵션이 될 수 없습니다. 제 기준에선 가성비가 너무 떨어지기 때문에, 명품 가게들은 들어가 보기도 귀찮을 만큼 '경제적 거리'가 멀게 느껴집니다. 이곳에 온 의미를 짜내고 짜내, '산책 코스', '패션 디자인 트렌드 관람'이라는 명분을 겨우 만들었습니다.


문득, '샤넬' 매장 앞을 지나가다가,


나도 남자 친구랑 싸우고 기분 나빠서 '샤넬' 가방을 땅바닥에 내팽개쳐보고 싶다.


라고 인터넷 어느 공간에서 본 익명의 누군가가 쓴 한 문장이 생각나서 혼자서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저 같은 사람과 달리, 몇 백만 원짜리 물건이 몇만 원처럼 느껴지는, 명품관이 내 옷장처럼 편한, '경제적 거리'가 가까운 사람들, 남자 친구와 싸울 때 '샤넬 가방을 땅바닥에 내팽개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누리는 것을 못 누려서, 화날 때 땅바닥에 내팽개칠 수 있는 '샤넬' 가방이 없어서 마음이 힘든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명품도 죄가 없고, 명품을 좋아하고 소유하는 것도 죄가 없지만, 명품은 분명 '경제적 거리'가 먼 사람들의 온갖 감정과 심리를 자극하기도 하는 '요물'인 건 분명합니다.

이것이 정녕 이 사회에 필요한 '물건'인가 없애야 할 '악'인가?


아유, 모르겠네요. 깊이 '명품'의 존재 가치를 파헤쳐 보고 싶지만, 뼛속까지 '실용주의자'인 제 영혼은 쓸데없는 생각이라며 귀찮아합니다. 오늘 먹은 맛있었던 파스타 말곤 다른 생각들을 다 밀어내자고 합니다. '명품'에 관한 깊은 사색과 토론은 '명품의 역사'와 '경제적 가치', '사회 문제'에 대한 지식과 상식이 풍부한 다른 작가님께 패스하는 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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