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아리게 하는 예쁜 왕벚나무
벚꽃이 한창
디씨의 벚꽃 축제는 세계 곳곳의 수많은 사람들이 와서 보는 명물 중 하나다. 특히 제퍼슨 기념관 주변과 Tidal Basin 물가를 둘러싼 벚꽃 나무들이 이루는 장관은 아름답다는 말만 가지고는 모자란다. 지금 벚꽃이 한창인 때지만, 작년과 마찬가지로 코로나 확산의 우려로 예전과 같은 축제는 하지 않았고, Tidal Basin으로 들어가는 길까지 막아놓았다.
평일이었지만, 봄방학이 시작되어 그런지 생각보다 인파가 있어, 차를 타고 돌며 워싱턴 마뉴먼트 근처의 벚꽃만 보고 돌아왔다. 아래 사진들은 차창을 열고 찍은 사진들이다. 다행히(?) 차가 매우 막혀서 멈춰 서서 목을 빼고 사진 찍기 좋았다.
왕벚나무
제퍼슨 기념관 주변과 Tidal Basin 물가에 둘레에 심어진 대부분의 벚나무는 제주도 한라산이 원산지인 왕벚나무라는 말이 있다. 1912년 도쿄지사가 워싱턴에 3000 여 그루의 벚나무들을 기증할 때 왕벚나무 1800그루가 포함되었었다고 한다. 그리고 왕벚나무는 제주도 한라산이 원산지라고 밝혀진 바 있다는 기사와, 미국 농무부에서 제주산 왕벚나무와, 워싱턴 디씨 왕벚나무의 염기서열이 같은 것을 확인한 바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1941년 일본의 진주만 침공 사건 이후, 화가 난 미국인들에 의해 벚나무들이 베일 뻔할 때, 당시 미국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던 이승만 박사가 벚나무가 사실은 일본에서 온 것이 아니라 한국 제주도에서 온 것이라 하여 나무가 다 잘려 없어지는 것을 막았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일본의 벚나무 자체가 제주의 왕벚나무를 가져가 자신들의 국화로 만든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 왕벚나무가 제주도 한라산에서 자생한 우리의 꽃이라는 것을 모르고 일본의 국화라고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해방 이후에 한국의 많은 왕벚나무들이 뿌리 뽑히고 베이고 함부로 취급을 받아왔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모두 여기저기서 들은 말이고, 꼼꼼히 연구 자료를 찾아본 것이 없어, 벚나무에 관한 일화들이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워싱턴 디씨의 벚나무들이 한국 제주도산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인지 확실히는 모르겠다. 2021년 워싱턴 벚꽃 관련 미국 기사들을 찾아봐도, 아직은 '요시노 체리 트리', '저패니즈 체리 블로섬 트리'라는 이름 외엔 언급되는 것이 없다. 벚꽃 축제나 각종 이벤트를 봐도 일본의 문화에 대해 배우는 시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디씨의 벚나무들에 대해 일본이 미국에 보여 준 우정이라는 의미만이 사람들에게 대대로 각인되는 느낌이다.
이 나무들의 원산지가 한국이며, 일제 강점기에 그들이 함부로 뽑고 가져간 것이 사실이라면, 조만간 더 확실하게 세상 사람들이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이게 사실이라면, 우리 나무들이 마구 뽑혀서 일본이 보내는 우정으로 가장 당하고 미국까지 억지로 끌려왔다는 건 마음 아픈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래도 진실은 훤히 밝혀지고 알려졌으면 좋겠다. 왕벚나무가 우리 고유의 나무임이 확실히 알려지고, 더 사랑받고 아낌받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