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미국 소식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트온 Dec 27. 2020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BTS #소복소복  

전 세계에 퍼져 나가는 크리스마스 '한글' 러브  

방탄 지민의 크리스마스 기념 깜짝 신곡 발표 


방탄 지민이 팬들을 위한 깜짝 선물로, 지난 24일  자작곡 '크리스마스 러브'를 공개했다. 이 곡은 방탄 지민의 어린 시절 추억을 담고 있는 동화처럼 예쁘고 낭만적인 곡으로, 전 세계 팬들을 감동시키며 일파만파 퍼져나가, 세계 각국 트렌드 및 유튜브 조회수 같은 신곡의 인기를 증명하는 수치가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LDPSNwJPnGY&feature=youtu.be

사진출처: https://www.allkpop.com/article/2020/12/btss-jimin-trends-worldwide-following-the-surprise-rel


나는 남이 부르는 노래나 춤에 잘 열광하지 않는 성격 - 주로 내가 즉석에서 신곡을 창작하여 노래하고 춤을 추는데 집중하는 성격 - 에다, 1980년대 90년대에 티브이와 거리를 두고 살다 온 덕분에 미국에 와서 '혹시 간첩이세요? 혹시 북한에서?'라는 소리를 심심찮게 들어봤을 정도로 대중문화에 대한 상식이 부족한 편이다. 그런 나라서, 감히 연예인 덕후 자리는 근처에도 가지 않으며, 더욱이 '방탄 팬, 아미' 같은 자리는 나에게 '언감생심'인 '포지션'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내가 그들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생소하고, 결코 내가 내 글에 언급할 사람들이 아니라는 불편한 느낌을 지울 수 없고, 어떻게 써도 그들의 인기나 활동에 대한 내 설명이 부족할 것 같은 자격지심까지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방탄 지민'의 이름을 내 글에 언급하고 있는 이유는, 그의 엄청난 절찬리 상황 가운데, 내 이목을 심히 끄는 한 가지 신기한 일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소복소복 #soboksobok


'크리스마스 러브' 노래 가사 중에, 영어로 제대로 번역이 힘든 '소복소복'이라는 가사가 화근, 아니 '복덩이'다. 번역자들을 번역자들 대로 이 느낌을 설명하기 위해 이리저리 각종 눈 이미지까지 동원해서 보여주며 애를 쓰고, 팬들은 팬들대로 아름다운 한글을 충분히 담지 못하는 영어라는 언어에 대한 원성까지 터져 나오는 상황. 한마디로, 방탄, 방탄 노래라면 속속들이 모조리 단어 하나하나의 느낌까지 다 알고 싶은 그들이 언어의 장벽 앞에서, 그 장벽에 온몸을 부딪쳐 무너뜨리고 있는 진풍경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소복소복'이라는 이해하기 힘든 단어의 등장 앞에서, 그 단어와 자신과의 거리를 없애버리기 위해 언어적으로 이해를 하려 하기보다, 그냥 '소복소복'을 지금까지 들어본 중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며 자신의 '최애 단어'로 등극시켜버리고 소중한 삶의 일부로 수용해 버린 사람들도 속출하고 있다. 


지민의 신곡 가사와 번역, 이미지 출처: https://lyricstranslate.com/ko/christmas-love-christmas-love.html (번역자: YUKI)
이미지 출처: https://twitter.com/BTSARMY_Salon/status/1341959736653070336


어렸을 때 '김소월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이 아름다운 언어가 번역만 제대로 될 수 있다면 세계의 모든 문학상을 휩쓸 텐데 생각한 적이 있다. 한국 언어의 아름다움을, 한국 작가들의 아름다운 글을 세상에 알리지 못하는 것이 답답하게 생각되던 때가 있었다. 어쩌면 그래서 나는 세계 공용어라는 영어를 죽도록 물고 늘어졌던 것인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두 언어 사이의 장벽을 허물고, 좋은 글들이 제대로 소통하게 만들고 싶은 것이 꿈이었던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김소월의 시를 그만큼 아름답게 영어로 번역할 자신이 아직도 충분하지 않은 내 30여 년 영어공부 세월이여!


'방탄소년단'이 내 모든 막연하던 꿈을 다 구체적으로 완벽하게 실현시켜주고 있다!


 너무나 곱고 아름다운 단어 '소복소복'을 한 번에 전 세계에 알리고 화제가 되게 만들었다. 그냥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전 세계가 그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끼게 사람들을 감동시켜 버렸다. 


아름다운 언어를 번역해 알린 것이 아니라, 원어 그대로 소리를 내며 노래를 불러, 절대 잊히지 않게 만들었다. 한국 언어를 세계의 언어로 만들어 버렸다!


그들은 내가 생각한 방향, 영어에 맞추려 했던 그 방향이 진부하고 잘못된 방향이라는 걸 알려준다. 30년 넘게 영어를 공부했어도 열매가 되지 못한 이유를 말해준다. 


나는 '방탄의 팬' 자리는 여전히 넘보지 않겠지만, 그들을 가만히 관찰하며 '배움을 얻어가는 자리'에는 거하고 싶다. 그들이 세상 앞에서 어떤 '척'도 하지 않고 대세에 '맞추려' 노력하지도 않고, 있는 모습 그대로 맞짱 뜨며 나아간 방식, 세상에 한국과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만방에 알린 방식, 그들이 세상과 소통해 나가는 방식,... 


진짜 문화 강국, 문화 리더가 되는 법을 알려준, BTS


그들이 오래오래 그 '문화 리더' 자리에 머물러 주기를 바란다. 그들을 보면서 나의 세계관, 영어를 배우려는 이유, 문화적 언어적 정체성을 제대로 돌아보고 싶기에, 내가 내 안의 정체성과 맞짱 뜨고 정리하는 과정을 거치는 동안 그들이 내가 관찰할 수 있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 주었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스크 벗고 지키는 자유주의, 자유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