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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트온 Dec 19. 2020

마스크 벗고 지키는 자유주의, 자유권

미국 자유주의 (libertarianism) 고찰

지금 현재 미국에서 '트럼프'를 욕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심지어 대놓고 '트럼프'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던 사람들 마저도 '이건 아니잖아'라고 느낄 지경까지 트럼프가 막말하고 막 나갔다고 느끼는 입장. 하지만 그래도 투표 과정이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미국의 반은 '트럼프'를 줄기차게 지지하고 있는 이 이상한 현실. 


'자유주의 (libertarianism)' 이념에 목숨 거는 사람들



 미국인들 대다수는 기본적으로 종교적 신념이건, 정치적 신념이건, 자신이 믿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개고생' 개척 라이프를 선택했던 사람들의 후손이다. '나는 내가 알아서 개척하고 살아남을 테니 너님들은 간섭 마시오' 하는 '미국식 자유주의 사상*'이 뼛속까지 박혀 대대로 내려왔다. 


*자유주의 사상이 미국에서 시작된 것은 아니다. 고대 중국과 그리스에도 존재했던 개념으로 17세기, 18세기에 이르러 John Locke, David Hume, Adam Smith, Thomas Jefferson, Thomas Paine 같은 사상가들에 의해 현대 자유주의 철학으로 발전한 개념이다. 이 철학은 개인을 사회의 중요한 기본 단위로 생각하는 '개인주의'를 내세워, 개개인의 선택, 권리를 최대한 존중하고, 각자의 선택으로 인한 결과도 스스로 책임질 것을 권하는 사상이다. 오랫동안 시민으로서의 권리들이 주어지지 않았던 여성을 포함한 소수인들, 다양한 인종들, 종교들이 모두 존중받을 수 있는 문화적 배경이기도 하다.  https://www.cato.org/publications/commentary/key-concepts-libertarianism


자유주의자들이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것들


- 안전권 (right to be secure in their life)

- 자유권 (liberty)

- 재산권 (property)


이것들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이들의 사고를 다른 문화권 사람들의 생각과 많이 다르게 만드는 것은 자유주의자들은 이러한 권리들을 정부 혹은 사회로부터 부여받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므로 당연히 인간에게 주어져야 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이 자유주의 정신은 '미국 공화당과 그 지지자들이 내세우는 기본 사상'이기도 하다. 세금 걷는 것을 보면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별 다를 바가 없는 '도끼 개낀'같으나, 한 가지 큰 차이는 공화당은 기본적으로 '자유주의'를 대문에 걸고, '자유주의자들'의 표를 공략한다는 것이다.


우리 공화당 정부는 철저하게 개인의 안전권 자유권 재산권을 지키는 데만 돈을 쓰겠소. 


자유주의를 지향했던 개척시대 미국인들은 그들이 원했던 땅 (재산권)을 찾아 사람이 몰리지 않아 최대한 많은 땅을 확보할 수 있는 미국 한가운데 한적한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자신들이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며 (자유권), 총을 갖추고 스스로를 지키며(안전권) 독립적인 마인드를 대대로 물려주며 살아가고 있다. 그들 입장에서는 '자유주의'를 내세워 그들의 구미를 맞춰주는 '공화당'을 지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그들의 입장에서 '민주당'은 그들과 상관없는 일 - 도심 공원 조성, 불법 체류자 자녀 교육, 도시 교육 환경 개선, 이민자 복지 혜택,... -로 돈을 자꾸 걷으려는, 그들의 평화롭고 안전한 삶을 뜯어먹으려는 '해충 같은' 존재처럼 느껴진다.


'트럼프'는 미국 자유주의자들의 목소리를 더욱 강하게 내기 위해 정치판으로 뛰어든 사람이다. 그는 나름 '학벌 출중한 도시 사람'이었지만, 교육받지 않은 시골 할아버지 같은 말투를 쓰고, 정부가 이래라저래라 할 권리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끝까지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다가 코로나까지 걸렸다. 그리고 에센셜 이외의 비즈니스를 다 닫으라고 '셧다운' 명령을 내렸던 주들에서 사람들이 일어서서 '자유 쟁취'를 위해 시위하도록 부추기는 발언을 나서서 하기도 했다.

집회와 시위를 부추기는 대통령이라니. 그의 독특한 행보는 온 세상을 경악하게 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으로 코로나 상황에도 목숨 걸고 '자유주의'를 몸으로 외치는 '트럼프'를 지지하기 위해, 역시 목숨 걸고 마스크를 쓰지 않음으로써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걸 보여주려 했던 '트럼프 지지자들'.


나한테 정부가 명령하지 말란 말이닷. 규칙을 더 만들지 말란 말이닷. 내 일상의 자유를 제한하지 말란 말이닷. 코로나 걸려도 내가 알아서 책임질 테니, 어떤 상황에서도 정부 간섭과 명령은 최소한으로 유지하란 말이닷.


코로나 상황에서 정부의 체계적인 인솔에 따라 신속하게 상황을 타개하는데 필요한 행동 강령을 만들고, 그것이 철저히 지켜지도록 모두가 합심하여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데 익숙한 한국인들을 비롯해 '집단주의 조직 문화'에 익숙한 문화권의 사람들 눈에, 이런 시기에는 한국처럼 해야 한다는 감이 빨리 오는 영리한 미국 사람들 눈에 '트럼프'와 '트럼프 지지자'들이 코로나 상황에서 '공공의 안전권'을 땅에 던지고 '개인의 자유권'에만 집착하는 모습은, 


헐, 미친 거 아님!

와, 진짜 무식하다!


미국 내에서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조소란 조소는 다 불러온 망신거리가 되었다. '휴지 대란'의 역사와 함께 전 세계가 널리 기억할 '무식한 미국 사람', '살 곳이 못 되는 미국' 이미지를 확실히 만들고 말았다.


'자유권'을 위해 목숨을 건 이 사람들은 그들 입장에서 보면 '자유주의 열사'일 수 있다. '트럼프'는 그들에게 '영웅'일 수 있다. 그들이 추구하는 '작은 정부 큰 개인' 사상은 나름 설득력도 있다. 나도 정부가 세금을 적게 걷을수록 좋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대통령으로서 사람들에게 큰 혼란을 주고, 많은 사람들의 '안전권'을 위협했던 '그들만의 자유주의'를 'BTS가 사는 나라'를 동경하며 자라는 미국의 차세대가 과연 용서할까 의문이다. 


대문 사진 출처: https://abcnews.go.com/Politics/trump-downplaying-virus-mocked-wearing-masks-months/story?id=73392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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