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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트온 Jan 01. 2021

코로나에 지지 않고 '집콕' 휴가 재미있게 보내기 3

2020년 12월 31일 다사다난 한 해를 떠나보내며 축배!

한국은 이미 새해 아침이겠죠? 우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2021에는 평범한 새해 복만 기원해서는 뭔가 성에 차지 않네요. 그래서 다시 한 번 온마음 온힘 온진심을 끌어 모아 복을 빕니다. "코로나를 뛰어넘는 복된 2021년 새해 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고 행복하고 안전하셔요!"



2020년 마지막 날 '음주 글쓰기'


 아직 2020년이 몇 시간 남아 있는 이 순간, 아쉽고 기대되고, 안타깝고, 설레고,... 복잡한 감정이 내 마음에 바다 미역처럼 엉겨 붙어 이리저리 파도에 밀려다닌다. 그래서 일단 술 - 최근에 구매한 샹그리아 - 을 한 잔 따르고, 내 안의 미역들을 술안주로 버무려 먹으면서 '음주 글'을 시작하려 한다. 유리컵으로 모든 용도를 통일하는 미니멀리즘 추구하는 집이라는 것은 예전에 '유리컵! 유레카!'라는 글에서 밝힌 바 있으니 왜 '샹그리아'를 이런 잔에 따랐는지는 따로 설명하지 않고 스킵. 따른 술의 양이 적은 것은 내 몸에는 술을 분해하는 효소가 없으므로, 저만큼의 술 양이 보통 사람 잔 가득 한 두 컵 마신 취기 정도를 충분히 낼 수 있기 때문.



술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좋을 땐 한 잔, 괴로울 땐 두 잔'이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올해 많은 비즈니스들이 힘들었지만, 술 매출만큼은 엄청났다고 한다. 술집들이 사람들 받지 않고, 길에 술을 내놓고 팔기만 해도 술집을 열어 손님 받을 때보다 훨씬 매출이 좋았다고 할 정도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내가 술을 떨어뜨리지 않고 사다 놓게 만든 것도 코로나가 만든 뉴 노멀 현상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코로나가 시작되고 산 술이 저 샹그리아가 한국 가게에서 샀던 복분자주에 이어 두 병째다. 저 컵에 든 술 반쯤 마셨는데 확 취기가 오른다.



오늘 선물을 받았다


오늘은 잔뜩 흐린 날이었다. 날씨에 예민한 편인 나는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었고, 아침부터 약간의 두통을 느꼈다. 그래도 오늘을 잘 보내고 싶은 마음으로 몸을 일으켜 평소와 같은 일상을 시작했다. 남편이 어젯밤에 말해준 게 있어서 마음엔 기대가 한가득이었다.


'애플 스토어에 구매 예약을 해두었다'는 말이 어찌나 세상 달콤한지!


뒤늦게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건너뛰고 뒤통수가 매우 찝찝했던 건 아니고?  두통을 떨치고 일어나 애플 매장으로 향했다. 예전엔 애플 매장은 도서관처럼 뻥 뚫린 큰 공간에 여러 개의 테이블 위에 각종 애플 제품들을 펼쳐 놓고 사람들이 직접 사용하게 해 보고, 직원들은 질문에 답해주고 사람들과 열심히 교류하는 적극적인 대면 공간이었는데, 코로나 이후 애플 매장은 영화관 입구 티켓 매매소처럼 작은 창으로 큐알코드를 확인해 예약을 인증하는 손님만 받아 최소한의 필수적인 대면만을 허락하는 극소극적 대면 공간으로 변신했다. 이미 온라인으로 구매를 마치고 매장에서 주문한 물건만 받아온 셈이었다. 쇼핑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는 이런 작은 기적들을 내 삶을 지켜주는 신의 '축복'이라고 믿는 편이다.


대면 비대면 상관없이 선물은 선물이다. 선물엔 마음이 담겨있고, 내가 꼭 필요했던 선물은 큰 기쁨과 만족감을 준다. 

두구두구두구... 선물 개봉 박두!

5년째 사용하고 있는 랩탑이 조금씩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해서, 조만간 헤어질 것을 각오하고 있던 터라, 이 선물이 나는 무척 반갑다. 다만, 내가 지금까지 써 오던 종류의 기기가 아니어서 적응하는 데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랩탑에 들어 있는 것들을 다시 정리하고, 쓸 만한 자료만 새로운 기기로 옮겨 둘 방법을 찾고, 버릴 것들은 과감히 버리는 디지털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감수해 보려 한다. 


나는 전자기기를 사면 껍데기를 벗기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타입이다. 새것을 사서 포장을 푸는 의식을 오래 길게 치른다. 아마 선물을 뜯고 새 물건을 사용하기 시작하는 설렘을 오래 느끼고 싶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새것을 열어 사용하기 시작하는데 마음의 준비를 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마음에 드는 귀한 선물일수록 더 그렇다. 남편은 나와 반대 성격이라 예전에는 선물을 받으면 며칠 동안 쇼핑백 안에 그대로 두고 오랫동안 뜯어보지 않는 '나의 물건 개봉 방식, 나의 리추얼'에 대해 매우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나에게 오랜 시간 적응된 남편이라, 이번에는 사진만 찍고, 쇼핑백에 다시 넣는 내 모습을 보고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의 이런 당연한 걸 봤다는 듯한 평온한 반응에 웃음이 난다. 


마음에 드는 선물을 받으면 코로나는 생각도 안 난다! '애플'은 사과보다 사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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