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용도로 활용되는 창가 벤치
아침 햇살로 샤워하는 창가
사람은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얻어야 사는 존재다. 음식물을 통해 간접적으로 태양 에너지를 얻기도 하지만, 햇살을 바로 받으며 얻는 에너지도 크다.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바라보며 따뜻한 차를 마시는 시간은 하루를 여는 나만의 경건한 리추얼이다. 차를 마시며 찬찬히 성경과, 책을 읽으며 마음을 비춰보고 내 삶을 돌아본다. 내 영혼이 현실을 넘어 초월성을 경험하는 시간이 펼쳐지는 바로 이곳 창가 벤치. 내가 하루를 살아갈 에너지를 충전하는 공간이다.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창가 벤치
이 벤치를 제작할 때, 남편에게 네 가지를 요구하였다.
수납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할 것
단단하게 만들어 여러 사람이 올라가 서도 무너지지 않을 것
사람이 누워도 될 만큼 넓게 만들 것
나무의 질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나무 위에 아무것도 바르지 말 것
결과물에 남편도 나도 매우 만족하고 있다. 나는 수시로 여기에 앉아 나무를 쓰다듬기도 하고, 벤치에 의지해 푸시업도 하고, 벤치 아래 발을 넣고 싯업도 하고, 한쪽 다리를 벤치 위에 올리고 스트레치도 한다. 여기에 앉아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밖에서 노는 아이들을 지켜보기도 한다.
비가 오는 날은 비 멍, 눈이 오는 날은 눈 멍, 가을엔 단풍놀이, 봄엔 꽃구경이 벌어지는 나만의 여행지이자, 힐링 센터이자, 남에게 뺏길 일 없는 분위기 좋은 카페 젤 좋은 명당자리다.
나만 이 공간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독서 삼매경에 빠지곤 하는 공간이며, 엄마 아빠가 외출할 때, 서서 손을 흔들며 배웅하는 자리이며, 밖에 나무나 새, 다람쥐를 관찰하고 그림을 그리는 공간이기도 하다.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친구 지인과, 나란히 앉아 차 한 잔 나눌 수 있는 정다운 공간이기도 했을 것이다.
미니멀리즘 덕분에
우리 집은 미국 집 치고 비교적 작은 집이라 이런 공간을 만들 수 없을 줄 알았다. 특히 창가 근처에 이런저런 가구와 물건이 많이 쌓여 있어, 창가 근처에 바짝 다가갈 일이 별로 없었다. 창가에 다가가지 않으니 창가 공간이 얼마나 설레고 쾌적한 공간이 될 수 있는지 알지 못했다.
미니멀리즘을 접하면서, 내가 원하는 공간, 꿈꾸는 공간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얻었다. 창가 자연광 아래서 책을 읽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나와 창가 사이를 가로막고 있던 모든 것을 치워냈다. 그리고 내가 꿈꾸던 벤치를 남편 찬스로 만들었다.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공간의 맛을 처음으로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나에게 필요한 공간을 꿈꾸고 개척하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