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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억의 기회를 망설이는 이유

사람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사명에 대하여

by 하트온
데이브 램지 쇼


오늘은 'I'm Hesitant to Accept a Six- Figure Salary!'라는 제목의 데이브 램지 쇼 영상을 보았다. 사연 신청자는 놀스 다코다 주에 사는 데니라는 기혼 남성이었다. 그는 아내와 함께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4 식구의 가장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살고 있는 곳에 뿌리를 잘 내리고, 다니고 있는 교회에도 정착해서 잘 지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사람 돕는 일을 좋아해서, 현재 펄스널 트레이너 일을 풀타임으로 하고 있고, 파트타임으로 교회 목사직을 겸하고 있으며, 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돕는 일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사명은 인생이 힘든 사람들을 살리고 돕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봉 1억의 기회


최근 연봉 십만 불을 준다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잡 기회를 얻었다고 한다. 그가 더 이상 2-3 군데 잡 뛰는 일을 하지 않아도, 한 직장에만 일하고 충분히 네 식구가 먹고 살 수 있는 월급이 나온다는 건 데니에게 꿈만 같은 일이다. 하지만 이 제안을 수락하려면, 이사도 가야 하고 교회도 떠나야 한다. 뿌리내리고 정든 곳을 떠나기가 죄책감 들고 마음이 내키지 않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렇게 좋은 경제적 기회를 저버리는 것 또한 마음이 편치 않다는 사실이다.



1억 연봉을 선택해도 거절해도 다 괜찮다, 단...


램지가 가장 처음 한 질문은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일을 좋아하긴 하냐는 것이었다. 사연 신청자의 대답은 잘할 수 있긴 하다고. 8년 경력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에서 이 일을 정말 좋아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램지팀의 대답은 돈이 전부가 아니니, 하기 싫은 일이라거나, 이사 가기 싫으면 아무리 좋은 기회라도 거절해도 괜찮다고 했다. 돈만 보고 덜컥 이사 갔다가,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생길 수도 있다고. 자유롭게 1억 연봉을 택해도 되고, 거절해도 되는 문제라고 했다. 램지의 허락이 마음을 편히 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뭐든 선택해도 괜찮다는 허락을 해 주겠다고 말했다.


단 한 가지, 1억 연봉 일이 세속적이고, 교회일이 더 신성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결정하지는 말라는 것. 장소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 어떤 자리에서건 사람을 잘 리드하고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 프로젝트 매니지먼트하면서 함께 일하는 젊은이들의 삶에 조언을 주고 도울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다는 것. 그러니 교회에서 돈 조금 받고 일하며 가난하게 살아야 내가 사명을 다 하는 것이라는 관념에 얽매이지는 말고, 그냥 그 일이 좋은지 싫은지, 혹은 가족이 모두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이사 가는 것이 좋은지 싫은지를 바탕으로 판단하라고 조언했다.





나도 과거에 어떤 일을 결정할 때, 내가 좋아하는가 싫어하는가 보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나 평가, 사회적 종교적 관념에 휘둘려 선택하는 실수를 많이 했었기 때문에 램지의 조언이 참 속 시원하게 다가왔다.


수많은 선택 상황에서 내가 좋아하는지 아닌지만 생각했더라면 얼마나 쉽게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많은 사람들의 시선과 평가를 생각하느라, 너무 많은 관념에 갇혀서 쓸데없이 골치가 아팠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사명을 생각하는 사람, 특히 신앙인들이 일을 선택할 때 램지 쇼 사연 신청자와 같은 딜레마에 빠지기 쉽다. 내가 좋아하는지 아닌지를 따지기 전에 신이 원하는 일일까 아닐까, 더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직업일까 아닐까, 이게 신성한 일일까 세속적인 일일까, 주변 사람들이 신앙인이 할만한 좋은 일이라고 존경하고 인정하는 일일까를 더 따져야만 할 것 같다고 느낀다.


종교라는 건 스스로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없게 만드는 하나의 족쇄, 편견과 선입견에 갇혀 살게 만드는 위험하고 좁디좁은 관념으로 내 안에 쉽게 자리 잡을 수 있다.


특정 건물 안에서 일해야, 특정 사람들과만 모여 살아야 사명을 이루는 삶이 아니다. 모든 종류의 일터에서 사람을 살리고 돕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지, 내가 내 앞의 사람을 어떤 마음으로 대하는지가 중요하다. 돈을 더 벌 수 있는 기회를 선택하는 자체에 대해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다. 나에게 더 중요한 이유가 있어, 돈을 더 벌 수 있는 기회를 저버리는 것에 대해서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다. 내가 싫은 거 거절하고, 내가 좋은 거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내가 싫은 것을 거절할 자유도, 좋은 걸 선택할 자유도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신은 자유와 사랑임을, 많은 종교가 그 본질을 잊고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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