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은 나의 것

성공의 개인적 의미

성공을 다시 정의하다

성공하고 싶다는 말을 좀처럼 하지 못했었다. 성공이라는 말이 가진 뉘앙스가 꽤나 촌스럽고 진부한 데가 있달까. 뭔가 쳐다보지 말아야 할 것, 헛된 것을 바라는 어리석고 자기 분수를 모르는 속물처럼 보일 것 같아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무언가를 이루고 싶은 열망에 대해 성공이라는 단어 외에 다른 단어를 찾지 못했으므로, 성공이라는 단어를 버리지 못하고 흙이 잔뜩 묻은 인삼 뿌리를 대하듯, 그냥 흙 털고 먹어?, 아님 버려? 어찌할 바를 모르는 태도로 성공 외곽 지대에 머물러 있었다.

성공이라는 단어를 구글 창에 검색해 보면 다음과 같이 뜬다.

내가 성공이라는 단어 사용을 꺼렸던 이유는 두 번째 뜻. '사회적 지위나 부를 얻는 것'이라는 의미의 무게 때문이었음을 깨닫는다. 성공이라는 단어에 붙어 있는, 1등 자리를 차지하고, 높은 지위를 얻고, 돈이 차고 넘치는 화려한 럭셔리 일상을 살아야 할 것 같은 느낌. 그러한 성공 이미지가 만드는 거리감 때문이었다.

나는 내가 할 말을 하는데 '성공'이라는 단어가 필요하기에, 내 사전을 따로 만들기로 했다.

나에게 성공의 의미는 실패하지 않고 뜻을 이루는 것이다

성공의 1번 의미와 흡사한 뜻이지만, 이 외 다른 뜻이나 뉘앙스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이제 성공은 내가 정의한, 내 사전에 있는 내 단어임을 공포하기 위해 이렇게 따로 적어 보았다.

이제 성공에 대한 남의 시선 남의 관념은 내게 의미가 없다.

이 정도는 해야 성공한 거지.

성공한 사람은 이런 모습이야.

이런 게 성공 신화야.

이런 말들은 내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타인이 기대하는 성공의 모습을 이루어 보이는 일은 내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시간 낭비일 뿐이다. 지금부터 나는 성공에 대한 남의 시선, 남의 관념은 깨끗이 버리기로 한다.

내가 성공하고 싶은 영역들

나는 솔직히 내 현재 일상에 불만이 없다. 여기서 더 럭셔리한 무엇을 갖고 싶다는 열망 같은 것이 없다. 내 집에서 편히 밥해 먹고, 일용할 양식이 있고, 글 쓰고, 책 읽고, 아이들 키우고, 가족이 즐겁게 함께하고, 잠을 편히 잘 수 있으면 충분하다. 사실, 나는 이미 많은 것을 이루었고, 내게 필요한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으로 살아가고 있다.

다만, 더 발전하기를, 내 뜻이 반드시 성공하기를 바라는 영역들이 남아있을 뿐이다.

글쓰기

나는 작가로서 좋은 이름을 쌓아가고 싶다. 그래서 내 이름 석자가 좋은 글을 쓰는 작가라는 의미로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기를 바란다. 내 글이 묻히지 않고, 널리 읽히기를 바란다. 내 글이, 좋은 글들이 사람의 내면에 일으키는 작용들 - 성찰, 치유, 회복, 성장 같은 바람직한 작용들 - 을 효과적으로 일으켜주기 바란다. 내가 뜻한 바대로 글쓰기의 성공을 이룰 때까지 나는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관계/유대감

우선 나는 좋은 가족 구성원이 되고 싶다. 가족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좋은 엄마, 좋은 아내, 좋은 딸로 느껴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아쉬움이나 후회가 남지 않는 관계들을 맺고 싶다. 사람을 사랑하는 능력을 키워서, 내 삶을 사랑의 관계로 가득 채우고 싶다. 내 인생의 모든 면에서 사랑의 마음이 끝없이 흘러넘쳐 내리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그런 이유로 나는 끝없이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노력해 갈 것이다.

건강

나는 심신의 건강을 오래도록 유지하고 싶다. 글에서도 실제 생활해서도 건강한 기운이 뿜어 나오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매일 운동을 하고, 성경을 읽고 좋은 책을 읽으려고 한다. 내 몸과 마음을 느끼고 들여다보는 성찰과 명상의 시간을 매일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영어

나는 언젠가 미국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글로 쓰고 싶어 질 것이다. 미국에 온 지 20여 년이 되었고, 지금까지의 시간들이 미국을 관찰하고 경험하는 시간이었다면, 내가 미국 사회에 목소리를 내야 하는 날도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미국 땅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미국인들에게 영향을 끼치는데 내 노력과 시간을 써야 할 날들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끊임없이 영어를 읽고 공부한다. 지금은 읽는 시간이지만 쓰는 시간이 곧 올 것이라 믿는다. 그들을 이렇게 열심히 관찰하고 이해하는 노력을 하고 있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성공의 비결

남의 시선으로 보기에, 나는 성공의 비결을 논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될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남의 시선과 관념은 버리기로 했으므로, 내 기준만을 생각하면, 나는 이미 많은 영역에서 성공을 이루었고 성공으로 향해 가고 있다. 내가 넘어가야 했던 험준한 산과 골짜기를 넘어온 것 만으로 나는 훌륭하다. 남들은 내가 무엇을 헤쳐왔는지 모르기에 인정해 줄 수 없지만, 나는 알기 때문에 훌륭하다고 성공했다고 인정해 줄 수 있다. 내가 내 삶을 인정해 주면 되는 게 아닐까.

내가 경험한 성공의 비결은 '존버' 다. 불평하지 않고 원망하지 않고 꾸준히 내 일상을 내가 원하는 성공을 위한 노력으로 채우는 것. 존버를 오래 가능하게 하는 것은 '재미'다. 일상의 노력이 꾸준할 수 있으려면 재미가 있어야 한다.

매일 꾸준한 글쓰기는 어렵지만, 브런치 같은 글쓰기 플랫폼이 재미있게 만들어 줄 수 있다. 매일 꾸준한 성경 읽기나 독서는 어렵지만, 뜻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독서 모임이 그것을 재미있게 만들어 줄 수 있다. 매일 운동은 어렵지만 매일 알프스 산을 넘는다는 상상이 내 운동 시간을 보다 즐겁게 만들어 주고 있다. 누구나 자기에게 맞는 재미를 찾아낼 수 있다. 재미를 찾아내면 오래 꾸준히 할 수 있다. 오래 꾸준히 성실히 해내면 자기 나름의 성공에 이를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내가 원한 형태가 아니더라도 내 삶에 유익을 가져온다. 나는 수학 과학 공부에 정말 많은 시간을 쏟았었다. 지금 수학 과학 관련 일을 하고 있지 않으므로 쓸데없는 노력이었나 생각하기도 했다. 나는 나이 먹어 가며, 수학과 과학에 빠져들었던 그 시간 그 노력들이 내 삶의 기반을, 배움과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이루고 있음을 본다. 눈에 드러나는 건 없지만, 내 사고가 더 크게 확장해 가는데, 두려움 없이 변화를 시도하는데, 단단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내 안의 강건한 사고 체계를 느낀다. 과학 관련 논문이나 기사를 읽는 것이 편해진 것도 남의 눈에 보이지 않는 내 나름의 작은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내 성공을 인정하고 잘했다고 칭찬해 줄 수 있으면 충분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