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 2
가슴과 배 그 사이 중간 지점 어딘가
뜨거운 화로가 하나 얹히더니
사라질 기미 없이 계속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화로가 활활 타오르는 리듬에 맞춰
내 위장이 지져지는 느낌이다
심장이 타는 듯 아프다
내 속으로 온 신경이 몰리는 만큼
내 몸 전체는 기력이 쇠한다
바닥으로 자꾸 가라앉는다
몸이 약했던 곳들이
열 배 더 약해지는 느낌
신경 써야 하는 일들이 다 귀찮아진다
전 같으면 쉽게 신나서 곧잘 하던 일들도
조금 더 귀찮고 힘든 일이 되었다
조금 더 쉽게 짜증이 나고 만다
내 친여동생은 없지만
내 여동생 뻘 동지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미리 몸 관리 마음관리해야 한다고
완에 이르기 전에
변화의 소용돌이가 삶을 덮치기 전에
나 자신과 충분히 친해져야 한다고
매일 해오던 일, 습관은 큰 무리 없이 지킬 수 있다
매일 단련한 효과가 크다
기분이 어떻건 운동을 하고 할 일을 한다
다만 글쓰기는 확실히 더 어려워졌다
화로의 열기에 마음이 이리저리 흩어지는 만큼
문장이 마음만큼 술술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전과 다른 모습으로라도 글쓰기를 이어나가려고
용기를 내 본다
이렇게라도 끄적거려 본다
서두르지 말자고
토닥토닥 나를 다독거린다
조급한 마음을 심호흡으로 달랜다
글이 도무지 안 써지는 날에는
읽고 배우자고
그냥 세상을 살자고
푸르고 싱그러운 내음이 나는 글을 더 이상 쓸 수 없다면
속에 화로를 안고 있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그런 뜨겁고 탄내 배인 글을 쓰자고
부끄러워하지도 말고
망설이지도 말고
그냥 검은 연기라도 뱉어 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