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발견 39. 결핍이라는 위대한 재산

Educated: A Memoir by Tara Westover 39

by 하트온

챕터 39. 버팔로를 보고 (Watching the Buffalo)


몇 년 만에 찾아 간 고향


집을 떠난 지 수년 만에 타라는 늘 꿈에 그리던 고향 아이다호를 찾아갔다. 자신이 떠났다고 배신했다고 화난 모습일 줄 알았던 고향 산골의 느낌은, 다시 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해였었다. 어머니 자연은 버팔로를 모아 가두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었다. 떠나는 것은 함께 살아가는 과정의 일부였으며, 떠났던 이가 돌아오는 것을 환영하고 기뻐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타라는 고향 산천이 자신을 환영해 주고 있는 듯 느껴졌다.

It was Spring when I arrived in the valley. I drove along the highway to the edge of town, then pulled over at the drop-off over looking the Bear River. From there I could look out over the basin, a patchwork of expectant fields stretching to Buck's Peak. The mountain was crisp with evergreen, which were luminous set against the browns and grays of shale and limestone. The Princess was as bright as I'd seen her. She stood facing me, the valley between us, radiating permanence.

The Princess had been haunting me. From across the ocean I'd heard her beckoning, as if I were a troublesome calf who'd wandered from her herd. Her voice had been gentle at first, coaxing, but when I didn't answer, when I stayed away, it had turned to fury. I had betrayed her. I imagined her face contorted with rage, her stance heavy and threatening. She had been living in my mind like this for years, a stone deity of comtempt.

But seeing her now, standing watch over her fields and pastures, I realized that I had misunderstood. She was not angry with me for leaving, because leaving was a part of her cycle. Her role was not to corral the buffalo, not to gather and confine them by force. It was to celebrate their return.


외가 식구들과 가까워지다


부모님이 살고 계신 집을 바로 갈 수 없어, 타라는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살고 계신 읍내 집으로 갔다. 할머니는 치매를 앓아, 타라를 알아보지 못했다. 타라는 할아버지와 시간을 잠시 보내며 가족의 소식을 들었다. 할아버지 말에 의하면, 타라의 부모님들은 오일 사업으로 승승장구해서, 이 산골에서 가장 막강한 집안이 되었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하나님이 축복하는 사람들인 것이 틀림없다고 칭찬했다. 할아버지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온화한 노인이었지만, 타라는 87세 할아버지에게서 느껴지는 거리감이 당황스러웠다. 할아버지에게 남은 날들 안에 자신이 아빠가 말하는 그런 사악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보일 수 있을까 싶었다.


타라는 여기서 좀 먼 곳에 사는 타일러 오빠의 집으로 가려다가, 떠나기 전에 어머니 얼굴이라도 잠시 볼까 싶어 어머니에게 짧은 문자를 보냈다. 혼자 읍내까지 나와 줄 수 있을지 물었다. 아버지 얼굴을 볼 준비는 아직 되지 않았지만, 어머니만이라도 얼굴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잠시 후, 어머니에게서 문자 답장이 왔다. 아버지를 용서하지 않는 자식을 어머니가 따로 만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과거는 과거로 묻어 두라는, 가족은 서로를 항상 용서해야 한다는 가르침이 답장 가득 담겨있었다.

It pains me that you think it is acceptable to ask this. A wife does not go where her husband is not welcome. I will not be party to such blatant disrespect.

The message was long and reading it made me tired, as if I'd run a great distance. The bulk of it was a lecture on loyalty: that families forgive, and that if I could not forgive mine, I would regret it for the rest of my life. The past she wrote, whatever it was, ought to be shoveled fifty feet under and left to rot in the earth.


타라는 어머니 만나는 걸 포기하고, 떠나기 전에 멀리서 동네나 좀 보고 가자는 마음으로 산골 동네로 향했다. 언덕 아래에서 집을 올려다보니, 부모님은 집을 더 많이 증축해서 거대한 맨션이 되어 있었다. 타라는 지난 몇 년간 부모님에 대한 소문을 듣고 있었다. 그들이 백만장자가 되었다는 이야기. 산 위에 요새를 지었다는 이야기. 몇십 년은 거뜬히 버틸 만큼 음식을 저장해 놓았다는 이야기. 불경기라 일거리가 필요한 사람들이 많은 이 지역에서 가장 큰 고용업체가 되었다는 이야기. 가장 큰 문제는 아버지의 정신 질환으로 인해, 사람들을 관리하는 일을 버거워하고 있는 듯했다. 사람들을 작은 일로 너무 쉽게 해고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아버지가 해고한 사람 중에는 친구나 친척까지 있어서, 가까웠던 관계까지 깨져버린 경우들이 있었다. 어머니의 친동생인 앤지 이모도 믿었던 언니와 형부에게 해고당한 억울하고 배신감 느끼는 입장에 있는 한 사람이었다. 특히 타라의 아버지가 앤지 이모에 대해 큰 오해를 하게 되어, 앤지 이모에 관한 엉뚱한 소문을 퍼뜨려 놓은 상태였다.

Over the years I'd heard many rumors about my parents: that they were millionaires, that they were building a fortress on the mountain, that they had hidden away enough food to last decades. The most interesting, by far, were the stories about Dad hiring and firing employees.

The valley had never recovered from the recession; people needed work. My parents were one of the largest emplyers in the county, but from what I could tell Dad's mental state made it difficult for him to maintain employees long-term: when he had a fit of paranoia, he tended to fire people with little cause. Months before, he had fired Diane Hardy, Rob's ex-wife, the same Rob who'd come to fetch us after the second accident. Diane and Rob had been friends with my parents for twenty year. Until Dad fired Diane.

It was perhaps in another such fit of paranoia that Dad fired my mother's sister Angie. Angie had spoken to Mother, believing her sister would never treat family that way. When I was a child it had been Mother's business; now it was her and Dad's together. But at this test of whose it was really, my father won: Angie was dismissed.



외할머니의 장례식


타라는 앤지 이모를 찾아갔다. 이모에게 딜을 제시했다.

우리 아빠가 이모에 대해 말한 것들 다 잊어버릴 테니까, 이모도 아빠가 나에 관해 말한 거 다 잊어주세요.(I'll make you a deal. I'll forget everything my dad has said about you, if you'll forget everything he's said about me.)

타라의 말을 들은 이모는 웃었다. 이모가 웃는 모습이 타라의 어머니를 너무나 닮아서 타라는 마음이 아파왔다. 타라는 할머니의 장례식날까지 이모 댁에 머물렀다. 장례식이 가까워 오자, 외가 쪽 친척들이 하나 둘 다 모이기 시작했다. 타라가 어릴 때 보고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친척들도 있었다.


타라는 외가 친척들과 함께 며칠을 지내며, 그들이 돌아가신 외할머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들 들으면서, 자신이 어릴 때 아버지의 눈으로 할머니를 함부로 판단하고 정죄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릴 때 자신의 세상 보는 눈이 얼마나 꼬여 있었는지를 깨달았다. 외가 친척들이 타라에게 유타주, 애리조나주의 자신들의 집에도 놀러 오라고 초대했다. 타라는 새로운 가족이 생긴 느낌이 들었다.

It was a bright May afternoon when we all piled into a large van and set off on the hour-long drive. I was uncomfortably aware that I had taken my mother's place, going with her siblings and her remaining parent on an outing to remember her mother, a grandmother I had not known well. I soon realized that my not knowing her was wonderful for her children, who were bursting with remembrances and loved answering questions about her. With every story my grandmother came into sharper focus, but the woman taking shape from their collective memories was nothing like the woman I remembered. It was then I realized how cruelly I had judged her, how my perception of her had been distorted, because I'd been looking at her through my father's harsh lens.

During the drive back, my aunt Debbie invited me to visit her in Utah. My uncle Daryl echoed her. "We'd love to have you in Arizona," he said. In the space of a day, I had reclaimed a family - not mine, hers.


장례식 날, 타라는 장례식장 구석에 서서, 자신의 형제자매가 하나 둘 식장으로 들어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타일러 오빠 가족이 왔고, 루크 오빠네 가족이 왔다. 루크 오빠와는 거의 5년 만의 재회였지만 서로 특별한 일 없는 것처럼 가볍게 인사를 나누었다. 타라는 루크 오빠에게 아버지가 나에 대해 하는 말을 믿냐고, 내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루크는 부모님을 위해 일하고 있었고,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그에게 그 일자리의 의미는 클 터였다. 타라가 루크에게 형제로서의 정과 의리를 요구할수록 그의 입장만 난처해질 것 같았다.


화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리처드 오빠가 가족과 함께 식장으로 들어서며 타라를 보고 웃어주었다. 몇 달 전에 그에게서 편지가 왔었다. 아버지를 믿었던 것 미안하다고, 타라가 도움이 필요했을 때 도와주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안타까웠다는 내용이었다. 이후로 타라는 리처드 오빠와 서로 믿을 수 있는 가족의 정을 나누고 있었다.


오드리 언니와 가족도 왔다. 오드리는 타라의 팔을 잡고 타라가 아버지를 보지 않으려 하는 것이 중죄라고 속삭였다. 아버지는 훌륭한 분인데, 마음을 낮추고 아버지의 조언을 따르지 않는 것을 평생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몇 년 만에 처음으로 만난 타라에게 언니가 한 말은 이것뿐이었다. 타라는 아무런 대꾸 할 말이 없었다.


숀도 가족과 함께 일찌감치 왔지만, 타라 쪽으로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첫째 오빠 토니는 부모님 곁에 자리 잡고 앉았다. 토니는 라스베이거스에서 트럭 회사를 운영했었지만 불경기를 살아남지 못해 고향으로 돌아와 부모님을 도와 함께 일하고 있는 중이었다.


타라는 경제적으로 아버지에게 의존하고 있는 형제들과, 따로 나와 자기 길을 가고 있는 형제들이 나뉘어 있음을 깨달았다. 아버지 곁에 가까이 머물렀던 형제들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아버지를 떠나 공부했던 형제들은 모두 박사가 되었다. 두 집단에 갈라진 틈이 생겼고, 그 틈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게 타라의 눈에 보였다.






타라는 많이 회복된 듯 보인다. 전처럼 부모의 반응에 따라 감정이 널뛰지 않는 것 같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사람을 만들고, 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주어진 관계에, 환경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주도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살아가기 시작하는 것이 보인다.


나에게 주어진 것들이 왜 이 모양인지 탓하고 원망하는 시간에 빠져있느라, 내 삶을 개척할 시간을 낭비하기가 쉽다. 나도 오랜 시간을 그렇게 보냈던 것을 기억한다. 결핍에 대해 괴로워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고, 수치스러워하느라 너무 많은 감정을 소모했다. 이젠 깨닫는다. 결핍 자체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라는 것을. 그것은 마치 마음에 응어리진 감정 같은 것이다. 그 감정을 열정으로 전환시켜 뜻을 이루기 위한 건설적인 에너지로 쓸 수도 있고, 광기 분노로 발산하여 누군가를 해치고 결국 내 삶을 해치는 파괴 에너지로 쓸 수도 있다. 결핍도 마찬 가지다. 결핍은 딛고 일어나 풍요로운 인생을 빚는 조각칼로 쓸 수도 있고, 나 자신을 평생 찌로고 괴롭히는 칼로 쓸 수도 있다.


타라는 지켜주는 부모가 없었다는 결핍을 이해하고 끌어안고 자신을, 자신의 삶을 일으키는 데 사용하였다. 스스로 지켜주는 가족을 만드는 힘으로 사용하였다.


나는 내 환경이 주었던 결핍에 더하여 미국에서, 미국 사람들 틈에서 문화와 언어 장벽, 외모 차이 가치관 차이가 만들어 내는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거리감의 결핍 속에 살아가고 있다. 나는 이제 아쉬워하거나 괴로워하지 않을 참이다. 숨기거나 피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 모든 결핍을 환영하고 끌어안을 것이다. 이 결핍 에너지를 전환하여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선하고 좋은 것을 빚어낼 것이다. 나에게 남은 날들을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고 고이고이 예쁘게 잘 쓸 것이다.


이렇게 마음먹고 보니, 내가 가진 결핍들이 내 재산인 듯 느껴진다. 필요하면 팔아 급전을 마련할 수 있는 금덩어리로 느껴진다. 이 휘황찬란한 금덩어리들이 이제야 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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