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미드 '더 굿 플레이스(The Good Place)'를 시청 중
특이한 드라마
더 굿 플레이스는 미국 방송 NBC에서 2016년 9월 19일부터 2020년 1월 30일까지 4 시즌 - 53개 에피소드 - 에 걸쳐 제작 방영한 판타지 코미디 티브이 시리즈로, '오피스'와 '브루클린 나인-나인'으로 유명한 마이클 슈어(Michael Schur)가 제작을 담당했다.
사후 세계에 대한 현대적 판타지를 그리고 있는 이 드라마는, 생전에 착하게 산 사람들만 갈 수 있는 좋은 곳 (더 굿 플레이스)에 실수로 떨어진 주인공이 정체를 숨기고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실은 그곳은 더 굿 플레이스에 갈 자격이 안 되는 사람 각각에 맞춤형인, 평생 괴롭게 살도록 지능적으로 고안된 현대판 지옥이다. 생전에 완벽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은 주인공들이 주어진 장애물과 도전을 헤쳐나가며 변화 성장하는 과정을 재미있게 그리고 있다.
며칠간 몸이 힘들어 푹 쉬면서 더 굿 플레이스 시즌 1과 2를 줄기차게 보았다. 이 드라마는 생각 없이 볼만한 가벼운 코미디 같으면서도, 어느 순간 내 삶을 돌아보게 하고 죽음과 사후세계, 선과 악을 고민하게 만드는 깊이와 무게를 가진 특이한 드라마다.
나의 '좋은 곳'은?
문득, 내가 원하는 가장 좋은 곳은 무엇과 같을까 생각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바라는 바에 대해 옳고 그름의 잣대를 들이대지 않고 자유롭게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묘사해 본다면, 예전에 썼던 브런치 작가 호텔 계획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좋아하는 작가들과 즐겁게 교류하며, 글을 쓰고, 신간을 바로바로 접할 수 있는 서점이 함께 있고, 내가 쉽게 필요한 대로 출판할 수 있고, 돈이 되냐 안 되냐 자본주의 시장이 끼어들 여지없이 열심히 쓴 모든 글이 동등한 가치로 인정받는 곳. 돈 걱정이 없는 곳. 그날그날 먹고 싶은 음식과 원하는 음료수가 끊임없이 공급되는 곳. 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편안한 잠자리가 제공되는 곳. 사랑하는 사람들, 믿을 수 있는 사람들로 둘러 싸인 삶.
반대로, 나의 '나쁜 곳'은 이와 반대의 상황이 벌어지는 곳일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없는 곳, 더 나아가 남이 시키는 대로만 살아야 하는 곳. 비교와 시기질투, 걱정과 불안, 고통과 아픔으로 가득한 곳.
만약 지금 현실이 잠시 거쳐가는 시험장이라면
만약 내가 지금 처한 삶이, 나를 끊임없이 시험하기 위해 내 성향에 맞게 섬세하게 디자인된 시험장이라면 나는 어떤 선택들을 하며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하는 걸까. 나에게 주어진 사람들에게 혹은 나에게 주어진 나 자신에게 내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가 내 미래나, 영원히 지속되는 사후 라이프를 결정하는 중요한 관건이라면 나는 어떤 마음으로 어떤 노력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 걸까. 나 자신의 욕구나 의지와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한 책임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점을 찾아가야 하는 걸까.
항상 답은 사랑이라는 결론에 이르는 내 사고 회로 패턴을 본다. 내 삶을 의미 있게 옳게 만드는 방법으로서, 사람이 행복해지는 비결로서, 그것밖에 붙들 것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