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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넘어선 혐오 범죄, 지금 이 기회를 놓치지 말자!

아시안 아메리칸 모두가 한 마음으로 연대하는 이 순간

by 하트온

위기는 기회다


코로나의 발원지가 중국이라는 사실과, '차이나 바이러스', '쿵 플루'같은 트럼프 발언의 영향으로, 지난 한 해 아시안 혐오 사건들이 도를 넘는 심각한 상황에 이른 지금, 전 아시안 커뮤니티가 함께 연대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현상이 일어나자, 아시안 아메리칸 리더들이 지금이 바로 기회라며, 아시안 아메리칸을 보호할 법안 마련과, 우리 아시안 자녀들의 정체성을 위한 역사 교육 확대 - 미국 공립 교육이 아시안 아메리칸 역사를 미국 역사의 중요한 부분으로 포함시키도록 - 를 촉구할 기회라고, 이 기회를 잃지 말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래에 아시안 여성 최초 뉴욕주 출신 하원 의원으로 정계에 진출하여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레이스 맹* 의원의 인터뷰 기사 -2021년 3월 26일 자 USA Today 기사- 일부를 아래 번역하였다.

*그레이스 맹: 1975년생인 그레이스 맹 의원은 미국에서 태어난 대만계 미국인으로, 뉴욕의 스타이브센트 고교와 미시간대, 예시바 법대를 졸업한 뒤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뉴욕주 하원의원을 지낸 아버지 지미 맹 전 의원의 선거운동을 도운 경력을 가지고, 뉴욕주 최연소 아시안 의원이자, 최초의 아시안 여성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남편은 뉴욕대 치대 교수인 한인 웨인 계씨이고 한국음식을 매우 즐겨 먹는다는 맹 의원은 '한인 사회의 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만큼 친한파 정치인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https://www.usatoday.com/story/news/nation/2021/03/26/stop-asian-hate-asian-americans-across-us-demand-reforms/6990150002/


Asian American activists are demanding equal civil rights, better education in schools after Asian hate attacks

아시아계 미국인 운동가들은 아시안 증오 공격 이후 동등한 시민 권리와 더 나은 학교 교육을 요구하고 있다.


Growing up, U.S. Rep. Grace Meng remembers the slurs and name-calling she and her fellow Asian Americans occasionally endured on the playgrounds of New York.

미국의 그레이스 맹 의원은 뉴욕에서 자라며 겪었던, 그녀와 그녀와 같은 아시아계 아이들이 때때로 뉴욕의 놀이터에서 받아내야 했던 욕설과 놀림을 기억한다.


“It was just something we grew up with,” said Meng, who is now in her 40s.

“그런 놀림과 비방은 우리가 자라는 동안 피할 수 없이 항상 따라다니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40 대인 맹 의원이 말했다.


“We were taught to mind our own business, not to rock the boat. But what’s changed for my generation – even before the tragedy in Atlanta – is that people like me were starting to see people who look like their fathers and mothers and grandfathers getting beaten up. That really struck a nerve.”

“우리는 어떤 수모를 겪어도 문제 삼지 말고, 자기 할 일에만 몰두하라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저희 세대에서 변화가 - 애틀랜타의 비극이 일어나기 전부터도 - 일어났습니다. 저 같은 사람들이 내 엄마, 아빠 조부모 같은 분들이 구타당하는 모습을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것은 정말 우리 마음에 큰 울분을 불러일으켰습니다.”


Across the nation, such attacks, part of a rising wave of anti-Asian incidents over the past year, have shocked many Asian Americans.

미국 전역에 걸쳐 지난 한 해 동안 증가하고 있는 반 아시아 움직임의 일부인 이러한 증오 공격은, 수많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The March 16 slaying of eight people at three Atlanta spas, six of them Asian women, has further sparked both a sense of heightened activism from within the Asian American community and broad-based support from beyond.

3 월 16 일에 애틀랜타 스파 3 곳에서 8 명을 살해한 사건 (그중 6 명은 아시아 여성)은 아시아계 미국인 커뮤니티 안에 고조된 행동주의 의식과 그 밖의 광범위한 지원에 더욱 박차를 가하였다.


The moment seems rich with opportunity. What’s to be done with this solidarity? For Asian American community leaders and activists, the answers range from creating better ballot access and greater political representation, expanding Asian American history instruction in schools and emboldening activist participation from untapped groups such as youth and the greater religious community.

이 순간이 (아시안 아메리칸 커뮤니티에게) 기회인지도 모른다. 이렇게 하나로 뭉친 연대의식으로 무엇을 이루어 낼 수 있을까? 아시아계 미국인 커뮤니티 지도자 및 운동가들의 생각에 따르면, 더 나은 투표 접근성과 정치적 대표성을 높이고, 학교에서 아시아계 미국인 역사 교육을 확대하고, 청소년 및 종교 공동체와 같은 미개척 그룹의 연대 행동 참여를 장려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아시안 연대활동을 펼쳐갈 수 있다고 한다.


“It’s really important and meaningful that we have had such widespread support from all over the country,” Meng said. “As an Asian American born and raised here, I have never felt that in my entire life. We need to make the most of this moment.”

맹 의원은 "우리가 미 전역으로부터 이렇게 광범위한 지원을 받고 있다는 것은 정말 중요하고 의미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지금까지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연대감을 우리는 지금 이루어 냈습니다. 함께 한 마음으로 모인 이 순간을 최대한 활용해야합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교육의 한계


미국 정치 사회 교육 문화,... 모든 면에서 아시안 아메리칸의 입지가 너무 약한 것은 오랫동안 큰 문제였다. 앞서 이민 온 유럽계 미국인들이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 - 이들이 지난 400년간 겪어온 학대와 수모의 역사는 말할 수 없이 참혹하고, 뒤늦게 이민 대열에 합류한 비영어권 유럽계 이민자의 설움도 컸지만 - 이 새로운 아시안 이민자 집단을 내내 이방인 취급하며 무시하고 혐오하게 만들 근거를 주었으며, 미국에서 자라는 아시안 아이들의 정체성에 큰 혼란과 피해를 입혔다. 미국에서 자란 아이들은 어떤 모욕도 참아내는 과묵한 성향으로 빚어졌고, 조용히 아무 이이도 제기하지 않는 사고 행동 습관을 몸에 익혔다. 어떤 자리에 가도 아시안들은 병풍 같고 아웃사이더 같은 느낌으로 존재감 없이 부유하며, 적당히 눈치 보고 맞추며 겨우 자신의 밥그릇을 보전하고 살아간다. 그것은 아시안에 대해 '약하고 순종적인 사람들'이라는 편견적 이미지를 입혔고, 이 이미지에 더해, 코로나의 발원지로 전 세계에 피해를 준 중국인에 대한 적개심은 혐오 범죄자들이 아시안 사람들을 향해 혐오와 반감을 표현하는 일에 더 과감해지도록 명분과 자신감을 주었다.


며칠 전, 친한 지인과 통화를 하며 그 자녀 - 5세 여아, 별이(가명) - 가 킨더반 - 미국 학제에서 초등 1학년이 되기 전에 다니는 학습 준비 과정 - 을 다니며 겪은 일화를 듣게 되었다. 별이는 학교를 매우 좋아하고 친구들과 재미있게 노는 것이 가장 즐거운 적극적이고 활발한 아이다. 지인의 말에 따르면, 아이는 어릴 때부터 여성스러운 모습을 한 인형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옷도 공주 같은 옷보다는 톰보이 같은 차림을 좋아하고, 남자아이들이 좋아하는 레고나 자동차도 곧잘 가지고 노는데, 부모가 그런 성향으로 유도하기 위해 몰아간 점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문제는 킨더반에서 만난 여자 아이들은 대부분 바비 인형을 좋아하여, 내내 바비 인형으로 인형놀이를 하려 하고, 별이는 함께 놀고는 싶지만, 바비 인형을 좋아하지 않아서 곤란해한다는 것이다. 친구들 주변을 서성이며 속상해서 발을 동동 구르는 별이를 본 교사가 별이에게 왜 친구들과 함께 바비 인형 놀이를 하기 싫은지 물었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아이는


"They don't have eyes that kiss in the corners..."


이라는 묘한 대답을 했고, 교사는 아이가 하는 말을 신기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다, 어느 날 교사가 서점에 갔다가 어린이책 신간 코너에서 아이의 수수께끼 같은 말을 의미를 깨달았다고 한다.



<Eyes that Kiss in the Corners*>라는 동화책을 본 것이다.

*<Eyes that Kiss in the Corners>는 Johanna Ho 가 쓰고 Dung Ho가 그림 작업을 한 동화작품으로 2021년에 HarperCollins Children’s 출판사가 발간하였다.

교사는 그제야 의미를 깨닫고, 별이를 데리러 온 별이 엄마 - 나의 지인 - 를 만났을 때, 이야기를 해 주었다고 한다.


별이 엄마는, 그 책이 최근에 어느 미국인 친구가 별이 생일 선물로 주었던 책임을 기억했다. 엄마는 사실 선물 받고 몇 번 읽어 주었을 뿐, 아이가 그 책에서 어떤 영향을 받는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선생님의 말을 듣고 서야, 별이 엄마는 그 책이 별이에게 자신의 외모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데, 그리고 자신과 닮지 않은 인형을 당당히 거부할 수 있는데, 밑바탕이 된 언어를 마련해 주었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다.


나는 이 책을 쓴 작가와 이 책을 선물해준 내 지인의 지인에게 큰 감사를 느꼈다. 그들이 책을 쓰고 책을 전하는 행동에 담은 마음은, 아시안 아이들이 어떤 놀림과 공격 속에서도 자신의 외모를 긍정적으로 느끼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응원이고 지지인 것이다. 아시안 여성인 너는 참 아름다운 존재라고 소리 높여 외쳐주고 있는 것이다. 별이가 그런 응원과 지지를 받고 자랄 수 있어서 너무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고, 또 동시에 혼자서 넘어지기 쉬운 존재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것,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언어를 전하는 것이 세상 널리 글을 발표하는 작가의 역할이며, 부지런히 좋은 책을 선물하고 읽어주는 것이 세상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어른의 역할, 인간이 인간을 살릴 수 있는 길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여길 수 있는 건강한 정체성과 당당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언어를 전해주는 것, 그것이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미국 학교 교육 커리큘럼, 교육자, 교사들은 무시할 만한 소수자 입장인 아시안 아메리칸을 챙겨줄 능력도 없고, 필요도 느끼지 못했다. 이것이 미국에서 자라는 아시아계 자녀들을 포함한 모든 소수집단 유색인 자녀들에게 큰 정신적 고통이고 피해였다. 아무도 챙겨주지 않을 이 교육을 우리의 아시안 아이들에게 챙겨줄 수 있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일어나 함께 연대하고, 촉구하고, 투표하고, 글을 쓰고, 책을 펴고, 목소리를 내야만 한다. 우리의 머리 위로 쏟아지는 모든 위기를 풍요롭고 아름다운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모든 미움과 혐오의 칼날에 맞서, 건강하고 강한 아름다운 사랑의 꽃을 풍성히 피워 압도적으로 이겨 내야만 한다. 우리에겐 아직 기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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