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동료에게 받은 메시지
우리는 인류라는 하나의 종족이다
전에 다니던 엔지니어링 회사 연구소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가, 최근 페북을 통해 메시지를 보냈다. 마크라는 이름의 이 동료는 나보다 10-20살 (서로 나이를 물어본 적이 없다) 이상 많은 백인 남성으로, 친구들과 락밴드 그룹 활동을 하며 공연에 초대도 해 주곤 하던 마음씨 좋은 사람이었다.
It's infuriating as a US citizen to see that this is where we are as a nation.
한 사람의 미국 시민으로서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에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Everyone in this country who is not Native American had family come here as an immigrant, and some not all that long ago, yet, we are so intolerant of other immigrants.
아메리카 원주민이 아닌 이 나라의 모든 사람들은 가족, 조상이 이민자로서 여기에 왔고, 상당수는 이민 온 지 그리 오래되지도 않았으면서, 우리는 다른 이민자들에게 너무 텃세 부리고 용납해주지 않습니다.
I have friends whose family immigrated from Italy and their Grandmother only speaks Italian. She doesn't get the horrible treatment that others do, probably because she is white.
내 친구 중에는 가족이 이탈리아에서 이민 온 친구들이 있는데, 그들의 할머니는 이탈리아어 밖에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 이탈리안 할머니는 아시안 노인들 같은 끔찍한 대우를 받지 않습니다. 아마도 그녀가 백인이기 때문이겠지요.
This is supposed to be the land of opportunity for everyone, not just white people.
이곳 - 미국 - 은 백인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기회의 땅이어야 합니다.
I'm sorry this is your experience here and I pray that someday soon we learn how to live and love each other as one race, the human race.
이곳에서 당신이 겪은 인종차별과 혐오의 경험들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인류'라는 한 종족으로서 서로를 사랑하며 함께 잘 사는 법을 배우는 날이 조속히 오기를 기도합니다.
마음의 방향이 중요하다
이 동료가 보내 준 글을 읽으며, 따뜻한 위로가 내 마음을 어루만지는 걸 느꼈다. 매일 눈만 뜨면 접하는 아시안 혐오 범죄와 총격 사건 뉴스의 홍수 속에서, 평정심을 잃어가던 내 마음에, 따사로운 봄날 풀밭의 오후 같은 평화가 밀려들었다. 나에게 이런 친구, 힘들 때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좋은 친구가 있었구나, 함께 속상해해주는 사람이 있구나 깨닫는 것이 내 마음에 자리 잡으려던 두려움을 흩어내고 있음을 깨달았다.
내 마음을 가장 위로했던 것은, 그가 나를 불쌍히 여기는 것도, 모두가 이민자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가 한 인류 한 종족으로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기를 바라고 있다는 그의 생각의 방향이 내 안에 큰 울림을 만들고 있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누군가를 불쌍히 여기고 물질적으로 돕고, 찾아가 봉사하는 일도 때론 필요한 일이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내가 옳은 생각을 하고, 옳은 선택들을 하고, 내 삶이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라는 것. 내 생각과 삶 자체가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희망이 되리라는 것. 서열을 매기지 않고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소중히 여기는 그 마음 자체가 너무 중요하다는 것.
'찐'친구다
오래전에 그 회사를 그만두고 아이들 키우고 내 할 일 하느라 관계가 소원해졌던 전 직장 동료 마크. 나는 이렇게 지나간 사람들은 지나간 관계일 뿐이라고만 생각했다. 진짜 친구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어제 그의 메시지를 받고서야, 나는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로에게 이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친구'구나. 힘든 날 내가 넘어지지 않게 붙잡아 주는 사람들. 와, 나 좋은 친구 많네!
나는 그에게 내 마음을 말해주고 싶어서 답장을 썼다.
Thank you for the beautiful writing you wrote. Your warm-hearted writing touched my heart. Especially, the last sentence saying that you pray that you wish to live and love each other as one human race is so beautiful, and I also want to pray with you with the same heart... and I realize that I am so lucky to have a friend like you. You don't know how much comfort and peace your writing has brought to my heart.
당신이 써 주신 아름다운 글에 감사를 드립니다. 당신의 따뜻한 글이 제 마음을 감동시켰습니다. 특히, 한 인류 한 종족으로 살며 서로 사랑하길 기도한다는 마지막 문장은 너무나 아름답고, 저도 같은 마음으로 함께 기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깨닫습니다. 당신 같은 친구가 있는 내가 얼마나 행운아인지. 당신의 글이 제 마음에 얼마나 많은 위로과 평화를 가져다주었는지 모르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