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감정을 품어주는 나의 '곳'

감정을 돌보는 나만의 일기를 디자인하라

by 하트온

감정이 사람이다


사람의 삶, 그 일상에 있어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감정이 아닐까. 감정이 편치 않으면 생각도 행동도 마음대로 따라 주지 않는 것을 종종 경험한다. 또한,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부정적인 감정을 자꾸 크게 일으키는 상대와는 더 이상 친해지기도, 협력해서 함께 일하기도 힘들다. '감정 코칭' 육아 이론의 체계를 이룩한 저명한 심리학 교수, 존 고트만의 말에 따르면, 사람은 감정을 이해받지 못하면 사랑받는다고 느낄 수 없는 존재라고 한다.


그렇게나 중요한 감정이지만, 감정은 과학적으로 쉽게 측정될 수 있는 무엇이 아니기에, 속시원히 낱낱이 연구 분석될 수 없고, 덕분에 인간의 감정 그 역할은 아직 미스터리한 무엇으로 남아 있다. 그만큼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 자신의 감정이나 서로의 감정과 마주하는 일에 매우 서툴다. 특히 상대적으로 더 큰 감정 스펙트럼을 가진 아이가 태어날 경우, 부모가 감당하지 못해 힘들어하고, 부모가 이해해 주지 못하는 만큼 아이의 삶이 힘든 것은 집집마다 대대로 곪아 이어져 내려오는 '불행의 역사' 그 자체다.


현대 사회의 어떤 직업군, 어떤 단체 어떤 기관도 개인의 큰 감정을 반기지 않는다. 어떻게든 함께 협력해서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는 일에 집중해야 하는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서로의 감정 때문에 힘들어지는 것은, 효율적이지도 생산적이지도 않다. 감정 낭비는 시간 낭비로 이어지고, 시간 낭비는 경제 손실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상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프로페셔널한 태도를 성공적인 사회생활의 기본으로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때론, 가족도 서로의 감정을 마주하고 안아주기 힘들어 할 수 있다. 서로 간 감정 스펙트럼 차가 너무 크면 서로를 이해하는 것조차 너무나 힘들다. 적절히 서로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감정 표현 안에 머물도록 절제하고 조절하여, 가능한 이성적 대화로 풀어 가는 것이 가정 행복과 평화를 이루는 유일한 길이다. 감정이 큰 사람이 상대의 감정을 배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여과없이 나오는 대로 다 퍼붓게 되면, 상대의 입장에서 그것은 학대가 되고, 관계는 소멸되어 결국 가해자와 피해자만 남게 된다.



내 감정을 돌보는 나의 '자아 양육 일기'


결국 내 감정은 나 스스로의 몫이고, 내가 돌보는 것이 옳다. 감정을 내 안에 묻어두고 쌓아두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감정이란 쌓이면 욱하고 터져 나오거나, 상대를 찌르며 삐져나오거나, 스스로의 몸을 해치는 독침이 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가족과 사회 안에서 이해받지 못했던, 마음 놓고 터놓지 못했던 감정들이 있다면, 그것을 다 모아 부려놓고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있어야 한다.


나는 감정을 털어놓고 내 마음을 돌볼 수 있는 곳을 글쓰기 안에서 찾았다. 처음부터 내 감정을 기록하는 일에 익숙했던 것은 아니었다. 벅찬 감정들이 몰려올 때 글로 기록하고, 제삼자의 시각으로 그 감정의 기록을 바라보고 다시 정리해 보라는 누군가의 조언에 따라, 처음엔 불편한 새 신을 신어 보는 어정쩡한 자세로 조금씩 써 보았던 것이 시작이었다.


그렇게 일단 감정 기록을 시작하고, 큰 감정이 밀려들 때마다 일기장을 펼치게 되면서, 나는 점점 '감정을 쓰는 것'의 힘을 느끼게 되었다. 이후 여러 심리학 책들과 뇌과학 책들을 접하면서, 우뇌의 경험을 좌뇌가 언어로 설명 정리하는 일 자체가 치유 과정임을 깨닫게 되었고, 나는 '감정을 쓰고 재정리하는 일'에 점점 더 호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임하게 되었다.


그 일기를 '감정 관찰 일기'라 부르며 오랫동안 써 오다가, 나는 지난 몇 년 사이에 이 일기를 완전히 내게 필요한 내 스타일로 변신시켰다. 아이들을 낳고 키우면서 나 스스로가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게 된 것과, 감정코칭 양육을 배우고 아이들의 감정을 돌보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이 변화의 큰 요인이었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어릴 때 제대로 받지 못했던 훈육: 내 심신을 건강하게 유지할 좋은 습관들을 기를 필요가 있었고, 힘든 장애가 있어도 나를 믿고 헤쳐나가며 하고자 하는 것을 꾸준히 해 나가는 강한 정신을 기를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내가 속했던 환경 속에서 잘못 심어진 거짓말들과 부정적인 사고 습관들을 씻어내고, 건강한 마인드, 나를 성공적인 삶으로 이끌 성장 마인드를 기를 필요가 있었다.
내 감정을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일: 특히 자녀를 키우는 부모로서 느끼는 감정들을 아이들에게 다 풀 수 없고, 자신의 삶의 무게로 충분한 남편이나 내 부모, 친구들에게조차 내 감정을 다 받아주고 이해해 달라고 기대할 수 없는 만큼, 내 말을 듣고 공감해 주고, 조언해 주고, 확실히 내 편이 되어줄 더 성숙한 존재가 필요했다.
나를 사랑하고 격려하고 힘을 주는 일: 매일 아이들을 잘 돌보고, 사회적 책임과 가족 안에서의 책임을 잘 해낼 수 있기 위해서 나는 내가 필요할 때마다 힘을 얻을 곳이 필요했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넘치는 사랑을 주는 어머니같은 존재'였다. 내가 나 자신에게 성숙한 엄마 역할을 하는 것은, 나 혼자 힘으로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나는 끊임없이 사랑의 하나님에게 다가가 물어야 했다. 사랑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람을 - 나 자신부터 -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지, 어떻게 사람을 격려하고 큰 감정의 홍수에서 끌어내고 살려낼 수 있는지.


나는 새롭게 내 스타일로 만든 일기를 '자아 양육 일기'라고 이름 지었다. 이 자아 양육 일기는 내 감정을 들어주고, 공감해 주고, 때론 어떤 습관을 만들어 가야 하는지 조언하고, 조그만 발전에도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 곳이었으며, 너무 힘든 날은 함께 기도하는 곳이기도 했다. 자아 양육 일기는 점점 내가 필요로 하는 응원과 사랑의 말이 흘러넘치고, 언제 찾아 들어가도 내 마음을 시원하게 적시고 가라앉히는 곳이 되어갔다.


이곳은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 같기도 했다. 내가 아무리 그를 향해 소리를 지르고, 발길질을 하고, 물속을 뛰어다니며 첨벙 대도, 한없이 넉넉한 품으로 나를 보듬고 달래는 너르고 강한 사랑의 바다. 어떤 아픈 감정을 가지고 그 바다에 들어 가도, 결국 사랑과 감동과 내일을 살아갈 힘과 평화로운 휴식으로 마음을 채워주는 바다. 그 바다는 모든 걸 품을 수 있는 사랑의 원천이고, 모든 걸 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다.



마음의 필요를 채우는 당신만의 '곳', 당신의 글을 디자인하라


사람마다 필요한 것이 다를 것이다. 당신은 무엇이 필요한가. 당신이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당신의 감정을 돌보고 해소하기 위해 당신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어릴 때 충분히 받지 못해 아팠던 상처의 중심에 어떤 결핍이 있는가. 당신이 그 결핍을 채워주는 사람이 돼라. 그 아팠던 자리를 사랑으로 채우고 정성 다해 보듬고 어루만지고 돌보는 사람이 돼라. 당신의 감정을 들어주고 공감해 주고 끝없는 격려와 사랑을 쏟아부어주는, 스포츠 응원단 부럽지 않은 나 자신만을 위한 강력한 응원군이 돼라. 당신의 글이 당신을 더 열정적으로 사랑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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