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트온 May 28. 2021

브런치 작가의 클럽하우스 탐험 2

바닥에서 시작해서 조금씩 발전해 나가기로 결심한다

한 달 여 전 내가 연 클럽하우스 방에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던 이유


지난 4월 초에 클럽하우스에 가입을 하였다. 가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처음으로 방열기를 시도했을 때 아무도 오지 않는 경험을 했던 적이 있다. 왜 내가 열었던 방에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던 걸까?


나는 여러 클럽하우스 방들에 들어가 관찰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면서 조금씩 답을 얻어 갔다. 한 마디로 답하자면, 내가 방을 열었다는 걸 아는 사람이 없었다는 거였다. 그리고 나라는 사람이 방을 연 것이 의미로 다가가는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사람들은 아무 방이나 들어가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능한 유익하고 좋고 즐거운 경험에 자신의 시간을 쓰고 싶어 한다.


답은 사람들을 만나 의미 있는 관계를 맺어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대화를 나눈 적이 없어도, 관계를 맺지 않아도 나를 팔로잉하는 사람들이 생기기도 한다. 어떤 경우든, 내가 사람들이 모여있는 방에 들어가 내 소개를 하고, 의견을 말하고, 나를 드러내야만 일어나는 일이다. 


얼굴도 모르는 낯선 누군가들의 앞에서 말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조금씩 손을 들어 내 목소리 내기를 시도해 보았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모르는 사람들 틈에서 용기 내어 말하는 과정을 거쳐왔기에, 서로 격려하고 다독거리는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지는 대화가 많았고, 많은 경우 방을 연 목적 자체가 사람들을 알아가고, 정한 주제에 관해 가능한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 보고 대화 나누는 것이 목적이기에, 편안하게 의견을 내고, 대화를 나누는 기회를 얻기가 어렵지 않았다. 그런 과정에서 내가 좋아하는 독서와 글쓰기 같은 관심사를 다루는 방들을 많이 발견하게 되었고, 잦은 대화 참여 속에서 기억에 남는 사람들이 생겼고, 인스타로 연결되어 서로의 관심사와 나아가는 방향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면서, 신뢰하고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관계들이 생겨 났다.


그런 경험이 수없이 일어나는 동안, 팔로워 수가 저절로 늘어났다. 내가 팔로잉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내가 팔로잉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여러 클럽에 멤버로 초대되는 기회가 많아지고, 그 클럽 멤버들이 방을 열 때마다 나에게 연락이 온다. 그리고 나를 팔로잉하는 사람의 수가 많아진다는 의미는, 내가 방을 열 때 연락을 받고, 내가 초대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클럽하우스에서 클럽 만들기: 하트온 스토리 하우스


지난 화요일 (한국 시간으로 수요일 아침), 다시 방열기를 시도했다. 이번에는 특별한 목적이 없는 방이 아닌 철저히 미리 계획된 방이었다. 내가 요즘 재미있게 읽고 있는 소피 킨셀라 작가의 영어 소설 "Love Your Life (당신의 삶을 사랑하라)"를 직접 낭독하는 <로맨스 스토리 타임>이라는 제목의 방을 열었다. 


너무 떨려서 책을 정신없이 읽었고, 두서없는 말을 했지만, 평소 좋은 대화를 나눈 경험이 있었던 두 분이 오셔서 끝까지 응원하며 계셔주셔서 - 마치 브런치 작가에게 끝까지 함께 하는 구독자처럼, 콘서트 가수에게 끝까지 앉아서 들어주는 관객처럼 -  처음부터 끝까지 안심하고 진행하는 안전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보면서, 꽤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이 되고 있구나 하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끝까지 들어주신 한 분께서, 클럽을 만들고, 클럽 멤버가 생기면, 내가 그 클럽 이름으로 방을 열 때, 스케줄 관리하고 연락하고 정리하는 것이 훨씬 쉽다고 조언해 주셨다. 조언대로, 클럽 만들기를 시도해 보았다. '하트온 스토리 하우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대단하지 않아도, 내 진심을 담아 클럽 소개 내용을 썼다. 


마음을 살아나 뛰게 하고, 사색하고 성장하게 하고, 따뜻하게 위로하는 스토리를 읽고 말해요. 스토리를 사랑하는 사람, 스토리의 힘을 믿는 사람 모두 오세요. 건강한 소통과 행복한 유대감을 지향해요. 자신의 길을 꾸준히 걸으며, 서로를 지지 응원하며 열매 맺는 삶으로 나아가요.


그동안 클럽하우스에서 만나 친분이 생긴 분들, 신뢰가 생긴 분들 위주로 멤버 초대를 했고, 감사하게도 대부분이 초대에 응해주셨다. 그렇게 클럽을 만들고, 멤버들이 생긴 후, 오늘 다시 방을 다시 열자, 더 많은 분들이 오셔서 끝까지 함께 해 주셨고, 잠시 들렀다 가신 분들도 더 많아졌다. 



2021년 5월, 하트온 북텔러 DJ로 데뷔하다


마치 무언가 내 인력보다 더 큰 어떤 힘에 사로잡혀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느낌이다. 너무 떨리고 긴장되는 고통을 스스로가 기꺼이 감수하며 나아가려 한다. 


생각해 보면, 내가 너무나 꿈꿔왔던 일인 것이다. 나는 사람들을 모아 북클럽을 열고, 진솔한 마음을 터놓고 소통하는 모임을 운영하고 싶은 바람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다만, 방해 없이 자유롭게 그럴 수 있는 공간이 없었고, 뜻이 맞는 사람들을 모아 시간을 맞추는 일이 미국에서는 힘들었다. 그런 한계를 클럽하우스가 해결해 준 것이다. 시간이 맞고 뜻이 맞는 사람들을 모아 주는 일, 어떤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일을 클럽하우스가 해 준 것이다. 


물론 클럽하우스를 무조건 찬양하려는 목적 같은 건 없다. 그것 또한 인간이 만든 사업체 이기에 장단점이 있을 것이고, 한때 유행처럼 지나가는 무엇이 될지도 모른다. 클럽하우스가 가진 장단점과 한계들은 이미 수차례 기사화되고 세간에 회자된 바 있어, 내가 반복할 필요조차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금 이 순간 클럽하우스는 나에게 필요한 소통창구가 되어 주고, 내가 그 공간을 빌어, 누군가는 '북클럽 진행자', 혹은 '북텔러 DJ', 혹은  '책 낭독 방 모더레이터'라 부르는 그 설레는 일을 바닥부터 시작해서 발전해 갈 기회를 얻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너무 떨리고,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나는 부끄러워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주눅 들어 그만두지 않을 것이다. 나는 성우 같은 목소리나 재치 있는 말재주는 없다. 하지만 바닥에서 시작해서 한 걸음씩 꾸준히 걸어 1%씩 발전해 가는 우직함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나를 정의하고 나아가기로 했다). 그래서 나를 믿고 함께해 주는 사람들을 위해, 나의 구독자들을 위해, 나의 팔로워들을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나 스스로를 위해 계속 성장하고 발전하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결심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떤 위기에도 사랑은 이기고 번성하는구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