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방향이 더 중요하다
인간은 돈이 필요하다
인간이 행복할 수 있기 위해, 아니 행복까지 가지 않더라도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기 위해 돈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생각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돈이 너무 없으면 힘들고 불행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돈이 너무 부족하면, 너무 많은 것에 제한과 억압이 가해진다. 추울 때 몸을 따뜻하게 하고, 힘들 때 쉬고, 배고플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편히 잘 수 있는 인간의 기본적인 필요까지 위협받는 상황이라면 그것은 돈의 결핍이 인간다운 삶을 파괴시키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인간의 기본 필요를 채울 만큼의 돈은 꼭 필요한 것이고, 그것은 개인 행복의 기본 바탕을 이루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인간이 기본 의식주 이상의 욕구를 가진 동물이라는 점이다. 인간의 기본적 필요가 충분히 만족된 후에도, 인간은 이제 더 이상의 돈은 필요 없다고 만족할 수 없는 존재다. 기본 필요가 충족된 순간부터는, 인간의 내면에 억압되어 지금까지 숨어 있던 모든 육체적 심리적 욕구들이 머리를 들고 일제히 일어나기 시작한다.
돈은 그 사람의 심신의 욕구를 드러낸다
사람마다 속에 도사리고 있는 심신의 욕구를 가지고 있고, 그 색과 모양은 천차만별 다양하다. 특히 심리적 욕구는 생각보다 아주 어린 나이부터 시작되어 쌓여온 무엇이다. 부모가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어하는 것을 보면서 자라난 아이들은 자라는 내내 나중에 어른이 되면 돈을 많이 벌어 부모에게 가져다 주고싶은 심리적 욕구가 형성되고, 내 집 한 칸이 없어 어두운 지하 월세방을 전전하는 불안정이 힘들었던 사람들은 돈이 생기면 내 집, 내 건물을 사겠다고 마음먹는다. 누군가는 힘과 권위를 욕망하고, 누군가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도시, 다른 나라로 떠나고 싶어 한다.
돈을 써서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순간, 관념이었던 마음이 실체가 되어 명확히 드러난다.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드러나는 실체의 크기는 더욱 커진다.
유명세를 얻고 돈을 많이 벌게 된 연예인이나 정치인의 행보를 보면 돈으로 드러나는 마음의 실체를 쉽게 관찰할 수 있다. 누군가는 돈을 벌어 가장 처음 하는 일이 부모님에게 집과 사업체를 사드리는 것이고, 누군가는 유기견 유기묘를 입양한다. 누군가는 빌딩을 사고, 누군가는 사업을 시작한다. 누군가는 어려운 가정 어린이 환자 치료를 위해 기부를 하며, 누군가는 자식을 외국으로 유학보내고, 누군가는 환락가를 전전하며 쾌락을 산다. 이게 다 돈이 확대시켜 보여주는 심리의 실체들이다.
남다른 심리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돈을 가지게 되면 세상이 움찔할만한 남다른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전쟁의 욕구를 가진 사람은 결국 전쟁을 일으키고, 큰 강도 도둑의 심리를 키워온 사람들은, 수많은 사람을 상하게 하면서까지 뺏고 훔치고 싶은 욕구를 채우려고 한다. 아무리 좋은 집을 짓고 화려하고 우아한 생활을 하며 덮어 보려고 해도, 사람의 마음이 변화하지 않는 한, 돈은 오히려 살인마 양아치라는 그 사람의 정체성과 인격만 더 크게 확대시켜 드러낼 뿐이다.
속여 빼앗고 싶은 사깃꾼의 심리를 키워온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 사람이 원하는 만큼의 돈을 모은들, 결국 그 돈이 만천하에 드러내는 것은 많은 사람을 속이고 피눈물을 뽑았던 큰 사기꾼이라는 정체성뿐이다. 사람들은 나쁜 놈이 잘 먹고 잘 산다고 억울해 하지만, 사실 그들이 가진 돈과 유명세는 그들이 얼마나 악한 사람인가를 더 잘 보여주는 확대경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고, 그들은 돈으로 만들어진 감옥에 스스로를 가두고 인생이 돈이 다가 아님을 증명하며 살아갈 뿐이다.
마음의 방향이 중요하다
사람의 심리란, 마음의 방향이다. 인간의 기본 필요가 충족된 이후부터는, 돈이 아니라 마음이 방향이 어디로 향해 있는가가 인간의 행복을 결정한다. 마음의 방향이 남다르게 훌륭하면, 나 자신뿐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을 남다르게 행복하게 해 줄 수도 있다. 그런 사람이 돈을 가지면,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이 기본 삶의 필요를 충족하여 행복의 바탕을 마련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는다.
마음의 방향이 훌륭했던 사람들이 많지만, 나는 오늘 100여 년 전 미국에서 밀크 초콜릿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사업가 밀튼 허쉬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그는 다음과 같은 소신을 가졌던 박애주의자다
사람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줄 때 행복해지며, 자신의 힘을 소명을 위해 사용할 때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One is only happy in proportion as he makes others feel happy and only useful as he contributes his influences for the finer callings in life.)
허쉬는 자신의 아이가 생기지 않자, 자기 아이 대신, 다른 아이들을 돕기로 결정하고 학교를 세웠고, 회사에서 은퇴하던 시기에 경영권을 포함하여 자산 대부분을 학교 신탁기금으로 만듦으로써, 현재도 이 신탁회사는 허쉬 초콜릿의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허쉬의 유산과 허쉬 초콜릿 사업 수익의 일부가 매년 불우 아동의 교육을 돕는데 쓰이도록 고인의 유언을 실천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밀튼 허쉬는 자신의 초콜릿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복지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는데, 그것은 노동자들의 삶의 질이 노동의 질을 높인다는 그의 소신을 바탕으로 한 행보였다. 이것은 당시의 미국 사회 문화 분위기 속에서 어떤 선례도 없었던 독특한 기업가 정신이었다. 일꾼들에게 안정된 직업과 살기 좋은 생활환경, 교육 기회가 가득한 문화 환경을 만들어 주겠다는 그의 의지는 열매를 맺고 대대로 맺어, 그가 타계한 지 80년이 다되어 가는 지금도, 여전히 허쉬 초콜릿은 끊임없이 생산되어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으며, 허쉬 타운은 많은 사람들에게 편리하고 살기 좋은 환경, 자연과 문명이 어우러진 교육 기회가 풍부한 문화 도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밀튼 허쉬의 삶과 허쉬 초콜릿의 역사는 좋은 생각을 가진 사람, 마음의 방향이 훌륭한 사람이 성공하고 돈을 벌면 이렇게 대대로 많은 사람에게 덕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훌륭한 예다.
돈 이전에 심리를 바로 잡아야 한다
잘못된 심리에 돈이 붙으면 잘못된 마음이 더욱 부각되는 일이 생길 뿐이다. 마음이 잘못된 사람의 성공은 아무도 바라지 않을뿐더러, 그가 돈을 벌어도 눈살 찌푸린 따가운 시선만 가득 받게 된다. 그것은 돈이 있어도 행복이 아니며, 진정한 성공이라 할 수 없다.
돈을 조금 늦게 천천히 벌더라도 마음의 방향이 바로 잡혀있기만 하다면, 그 사람의 성공은 주변 사람들이 바라고 나서서 응원하고 격려하는 일이 된다. 함께 유대하며 진정한 행복을 느끼며 나아갈 수 있게 된다. 그의 성공을 보고 사람들이 대대로 감동을 느끼며 배우고자 하는 좋은 선례가 된다.
아이들을 교육할 때, 나는 공부나 기술 연마 이전에 더 중요한 것이 마음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허쉬 타운을 해마다 찾아간다. 허쉬라는 이름에서 내가 얻는 참된 마음의 방향, 참된 성공 에너지가 크고, 그것을 아이들에게도 들려주고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와 이웃을 사회를 사랑하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마음의 방향부터 꼭 잘 잡은 후에, 그 자리에 공부와 기술, 나아가 돈과 성공을 쌓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자녀의 마음의 방향을 꿰뚫어 보고 돌봐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의 마음의 방향을 돌아보고 바로잡을 수 있는 사람부터 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내 마음을 수도 없이 돌아보고 성장시키고자 하는 이유다. 내 마음, 내 심리의 영향을 받을 아이들이 매일 두 눈 뜨고 쳐다보고 있기에, 나는 내 마음의 방향을 함부로 방관하며 살아갈 수가 없다. 내가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 하는 최대 투자는 내 마음의 방향을 관찰하고 가늠하는데 쏟아붓는 시간이고, 성장과 변화를 위해 들이는 노력과 의지다.
대문 사진 출처: 픽사 베이 (by Praw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