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에 대한 편견을 거부한다

내향성의 힘 (The Power of Introverts)

by 하트온


오늘 소개해 드릴 TED 강연자는 수잔 케인입니다. 그녀는 1968년 미국 출생으로 어린 시절 책 읽기를 좋아했던 내성적인 소녀였어요. 프린스턴과 하버드 법대를 우등생으로 졸업한 후 기업과 대학에서 협상기법을 가르치는 변호사로 활동을 시작했지만, 곧 내성적인 자신의 성격이 직업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고, 외향성을 선호하는 세상, 그래서 내향적인 사람들도 외향적인 척해야 할 것 같은 부담을 주는 사회 문화에 의문을 품습니다. 그리고 도전합니다. 그녀는 자신과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내향성이 얼마나 위대한 기질인지 스로 증명해보기로 했어요. 잘 나가는 월스트리트의 변호사 세계를 떠나 작가의 길로 들어섭니다. 그녀는 도전을 시작한 지 7년 만에 2012년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내향성의 힘『콰이어트』' 책을 출간하고, 같은 해 '세계 지식인의 축제'인 TED 콘퍼런스 개막식의 대미를 장식한 그녀의 강연은 1,500여 청중의 기립박수를 받았습니다. 아래는 그 TED 강연 영상 링크입니다.


The power of introverts | Susan Cain

https://www.ted.com/talks/susan_cain_the_power_of_introverts/up-next

이 강연은 가장 짧은 시간에 조회 수 100만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운 인기 TED 강연 중 하나라고 합니다. 현재 그녀는 스타 강연가가 되어 전 세계 수많은 기업 및 단체로부터 내향성에 관한 강연 요청을 받고 있으며, 또한 '뉴욕타임스', '타임', '사이콜로지 투데이' 같은 주요 미디어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고 합니다.




잠시 강연 내용을 요약해 드리자면, 그녀는 9살에 처음으로 집을 떠나 여름캠프에 참여했던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합니다. 엄마는 그녀의 짐가방에 책을 잔뜩 싸주셨다고 해요. 그녀는 책을 좋아하는 조용한 소녀였고, 그녀의 가족들도 모두 조용히 함께 책을 읽는 분위기였기에, 그녀는 10 명의 소녀들이 아늑한 오두막에서 함께 책을 읽는 장면을 상상하며 캠프로 떠납니다. 하지만 캠프는 술만 없었지, 광란의 파티장 같았어요. 캠프에서 만난 아이들도, 지도하는 교사도 그녀가 조용히 자신의 성향대로 행동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습니다. 캠프 정신을 유지해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외향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강요했어요. 그녀는 도무지 왜 그래야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최선을 다해 시키는 대로 다른 아이들을 따라 했어요. 마음속으로는 언제 가서 책을 읽어도 될까 조용해지는 시간만 기다리면서요. 하지만 그녀는 외향성을 강요하는 주변의 압박에 가로막혀 여름 내내 책을 침대 밑에 두고 한 번도 꺼내지 않았다고 해요.



한국이든 미국이든 현대 사회문화가 선호하는 것은 외향성인만큼, 수잔 케인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 여름 캠프와 같은 느낌을 받은 일화를 50 가지는 더 말할 수 있다고 속풀이를 합니다. 이런 일들을 겪을 때마다 그녀는 자신의 조용하고 내향적인 성격이 잘못된 것인 양, 더 외향적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은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는 아니라고, 내향성도 그 자체로도 훌륭한 것이라고 믿는 바가 있었으면서도, 그녀는 그 직감을 부인하고 오래 꿈꾸었던 작가가 아니라 월스트리트의 변호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자신도 대담하고 적극적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고 해요. 그리고 일상 속에서 자꾸만 자신답지 않은 선택들을 하게 됩니다. 자신의 내향성을 숨기고 부정하는 게 버릇이 되다 보니, 자신이 그렇게 자신 답지 않게 살고 있다는 것도 오랫동안 자각하지 못하는 경지에 이르러버렸다고 합니다.



그녀는 과거의 자신처럼, 많은 내향적인 사람들이 이렇게 자신답지 않게 본성을 숨기며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것은 개인을 위해서도, 우리 사회를 위해서도, 나아가 세계적으로도 큰 손실이라고 주장합니다. 특히, 창의력과 리더십에 있어서, 내향적인 사람들의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자질이 꼭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강연자는 세계 인구의 1/3-1/2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내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뿌리 깊고 실제 하는, 아주 어릴 때부터 내면화되는 내향성에 대한 편견을 당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강연자는, 이 편견과 똑바로 마주하기 위해, 내향성이라는 것을 제대로 이해해 보자며 내향성에 대한 설명을 시작합니다.


외향적인 사람은 강한 자극을 갈구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내향적인 사람은 좀 더 조용하고, 자극이 적은 환경(low-key environments)에서 가장 생기발랄하며, 자신의 능력을 잘 발휘한다고,


자신에게 맞는 정도의 자극을 주는 환경을 찾아내는 것이 재능을 극대화하는 비결이라고 말합니다.


이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인생에서 거쳐가야 하는 대부분의 중요한 기관들 - 학교와 직장- 이 대부분 외향적인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하는 자극이 넘치도록 디자인된 환경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모든 창의력과 생산성은 집단이 모여야 만들어진다는 보편적 신념도 문제입니다. 요즘의 학교 분위기는, 무엇을 하든 조를 짜서 아이들이 무슨 위원회 위원들처럼 행동하기를 강요하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너무 많은 자극을 부담스러워하고, 혼자 생각하고 혼자 일하기를 선호하는 아이들을 독불장군, 문제아처럼 보이게 하는 환경이라고 강연자는 주장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내향성이 강한 아이들이 더 잘 배우고 성적이 좋다고 하는데도, 많은 일선 교사들은 외향성이 강한 아이들을 이상적인 모범생으로 보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또한 직장 환경에서도 같은 문제, 같은 편견이 존재하기에, 내향성 강한 사람들의 좋은 아이디어가 묻히기 쉽고, 승진하고 인정받기 어려운 편견의 장벽이 존재한다는 것도 지적합니다.


다음으로, 강연자는 역사적으로 훌륭한 업적을 남긴 인물들 중에서 얼마나 내향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는지를 예로 듭니다. 루스벨트 대통령, 로자 팍스, 간디,…


그녀는 또한 고독- 혼자 있는 시간-이 창의력 발휘에 있어서 결정적인 요소일 때가 많다는 것도 언급합니다. 다윈은 홀로 숲 속을 거니는 버릇이 있었고, 디너파티 초대를 단호하게 거절하곤 했다고 해요. 닥터 수스로 더 많이 알려진 미국 아동 문학계의 대부, 테오도르 가이젤은 혼자 작업하기를 좋아하고, 자신이 어린이들이 원하는 산타 할아버지같이 푸근하고 활기찬 성격이 아니고 너무 조용한 타입이어서, 아이들이 실망할까 봐 어린이들을 만나는 일을 두려워했다고 해요. 스티브 워즈니악은 휴렛패커드 회사 한 구석 큐비클 안에 홀로 앉아서 첫 번째 애플 컴퓨터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는 성장기 때 너무 내향적이라서 집에 틀어박혀 있었던 덕분에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가 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함께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이들에게는 고독 - 혼자 있는 시간- 이 성취를 이루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서 공기 같은 필수요소라는 뜻입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성현들, 성경 속 인물들만 봐도, 혼자 조용히 기도하고 묵상하는 시간을 가진 후에, 사람들에게 와서 가르치고 함께 했다는 것을 언급하며, 현대인들은 혼자 있는 시간의 중요함을 잊어버린 것 같다는 지적을 합니다. 혼자 생각을 해야, 소신 있는 좋은 의견이 나오는 것이지, 함께 의논하는 경우 사람들은 카리스마 강한 사람의 의견을 별생각 없이 따르고 모방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도 지적합니다. 말 잘한다고 카리스마 넘친다고 그 사람의 아이디어가 꼭 좋다는 보장도 없는데 말이죠.


다음으로 강연자는, 왜 우리 사회가 이런 편견을 갖게 되었는지를 설명합니다. 서구 역사, 특히 미국의 역사에서는 항상 깊이 생각하는 사람보다, 액션을 취하는 자를 더 좋아했다고 말해요. 또한 농경 사회에서 현대사회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익숙한 환경, 친숙한 사람들을 떠나, 모르는 사람들끼리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도시에 모여, 자신을 증명해 내기 위해 더 유리한 캐릭터인, 흡인력이나 강한 카리스마가 중요한 성격적 가치로 떠올랐다는 사실을 언급합니다. 유튜브와 SNS 세상이 도래하면서, 타인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카리스마와 끼 넘치는 성격이 되는 것은 더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녀는 내향성 강했던 자신의 할아버지가, 어떻게 혼자 생각하고 공부하는 시간과, 랍비로서 사람들 앞에서 가르침을 전하고 그들과 사랑으로 교류하는 시간을 적절히 배치한 균형 잡힌 삶을 살았는지, 할아버지의 장례식에 애도하러 온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스트릿 전체를 닫아야 했던 일을 회상하며, 자신도 자신 나름의 방법-7년간 조용히 책쓰며 자신다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지금은 사람들 앞에서 강연하며 위험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으로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끝으로 그녀는 사람들에게 세 가지를 당부하며 강연을 마칩니다:


제발 그룹으로 모여서 하는 활동 좀 그만 (팀워크도 중요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존중해 줄 것)
혼자 생각하고 명상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것 (외향적인 자녀들도 혼자 생각하고 공부할 줄 아는 것 중요)
자신만의 가방 - 내면을 의미하는 거겠죠 - 가을 열고, 그 안에 담긴 것들에 대해서 왜 넣었는지 충분히 관찰해 볼 것. 외향적인 사람들은 그 에너지와 즐거움을 기회가 되는 대로 사람들과 나눌 것. 내인 사람들은 숨고 싶겠지만, 숨지만 말고 용기를 내서 자신이 가진 것들을 가끔씩은 보여줄 것. (분명 훌륭한 것을 가지고 있을 게 분명하니까)




저는 내향성 외향성을 반반씩 가진 양향성 사람이라고 스스로에 대해 생각합니다. 때로 외향이가 나와서 사람들과 떠들고 춤추고 파티하며 많은 자극을 받고 싶어 하고, 때로 내향이가 나와서 혼자 조용히 책 읽고 글 쓰며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합니다.


한국이라는 환경에서는 외향이가 많이 설쳤던 것 같아요. 늘 주변에 친구들과 동료들이 있고, 넘치는 자극적인 환경을 즐기며 곁에 사람이 없는 것은 상상도 못 하는 삶을 살았던 것 같아요. 미국에 오고 결혼하면서, 내 안의 외향이가 활개 칠 문은 닫혔지만, 내향이는 거의 강제로 쑥쑥 자라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이라는 환경에, 내향성이 강한 가족들과 살아가면서, 더 이상 나의 외향성이 원하는 강한 자극들은 구하기가 어렵고, 구하려다가는 가족들의 마음을 다치기 쉽고, 언어적 문화적 한계와 장벽이 있기도 하고, 애쓰지 않으면 고립된 환경에 쉽게 갇히게 되는 상황. 밤문화가 없고, 만나려면 서로의 집에 모여야 하니, 서로 비교하게 되기도 쉽고, 온 가족이 모두 어울리지 못하면 관계가 오래가기도 힘든 인간관계가 묘하게 어려운 미국이라는 환경.


처음엔 너무 답답하고 외로웠지만, 이 조용하고 고독한 환경에서, 저는 많은 생각을 하고, 저 자신과 지나온 시간들을 끊임없이 돌아보고, 많은 책을 읽고 많은 글을 쓸 기회를 얻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이 고독이 자연스러운 즐길만한 환경이 되고, 덕분에 사람 의존증, 관계 의존증 같은 것이 치유되면서 내면이 강해지고 소신대로 나답게 사는 삶을 만들어 갈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내향성 강한 배우자와 아이들과 같이 사는 입장에서 저는 이 강연자의 말에 100% 동의하고, 함께 주장하고 싶어요. 제발 그룹 프로젝트 같은 거 자주 하지 말아 달라고. 목소리 큰 사람만 활개 치게 내버려 두지 말고, 조용히 생각하는 분위기 좀 만들어 주고, 제발 내향적인 사람들도 존중하고, 이 사회의 편견을 좀 거두어 달라고.


열심히 내향성의 훌륭한 점들을 가족들에게, 그리고 내 안의 내향이에게 말해주며 용기를 북돋우며 살아가고 있어요.


또한 언젠가 내 안의 외향이가 다시 활개 칠 기회도 오기를 바라며, 미국에 사는 김에 혹시 할리우드 스타로 거듭날 기회가 올지 몰라서 연예인 연습생처럼 열심히 운동 영어 존버 하며, 애들 다 키워놓고 맞을 인생 후반전 파티 라이프의 기회도 노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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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켓에 널린 쿠키 케이크들과 넷플릭스에 깔린 명품 한국 드라마들이 늘 태클을 걸어와 매일이 정신과 육체, 꿈과 현실의 전쟁 같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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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pcakes-690040_960_720.jpg ©Free-Photos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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