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 이해 역량

소통의 기술 2: 문화 이해

문화의 장벽

언어와 문화는 옷감을 이루는 날실과 씨실처럼 서로 정교하게 맞물려 짜인 결코 각각으로 나눌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 문화를 이해하지 않고는 언어를 배웠다고 할 수 없고, 언어를 모르고서는 그 문화를 제대로 안다고 말할 수 없다. 문화와 언어를 함께 얼마든지 접할 수 있는 미국에 살고 있는데 왜 영어는 이렇게 배우기가 힘이 들까? 

문화에 대해서 다양한 정의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아주 간단히 말해서 ‘특정 집단 고유의 삶의 방식’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어릴 때부터 미국 문화권 안에서 자랐다면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되는 것들을, 한국 문화권에서 자란 사람이 이해해보려 하면 넘어야 할 문화 장벽이 산 너머 산인 것처럼 느껴진다. 

사회적 거리

캐나다나 유럽 문화권과 같은 유사 문화권에서 오는 사람들은 미국 문화를 이해하고 소통하는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극과 극으로 다른 아시아나 아프리카 문화권에서 오는 사람들 앞에는 긴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e)가 놓이게 된다. 이 엄청난 난관을 뛰어넘어야만 소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사회적 거리는 사실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노력한다고 쉽사리 좁혀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이러한 극단적으로 다른 문화권에서 오는 이민자들에게 어려운 점이다. 

슈만(Schumann)이라는 학자가 이중언어 학습에 관해 좋은 언어 학습 조건과 그렇지 못한 조건에 관한 모델을 제시한 바 있는데 영어를 배우려는 한국인의 입장을 예로 들어 다음 표에 정리해 보았다:

누구와 만나고 어떤 언어로 소통하며 어떤 삶의 방식을 선택할지 결정하는 것은 온전히 개인의 몫이다. 다만 영어 배우기를 무엇보다 원하는 경우를 위해서 슈만의 모델에 근거하여 정리해 보자면, 친한 한국사람들과 한국어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줄이고, 나의 영어학습을 도우려는 의지가 있고 한국 문화를 긍정적인 눈으로 보며 함께 교류할 뜻이 있는 미국 사람들 - 영어권 국가의 원어민 -과, 혹은 내 필요에 맞게 영어를 지도해 줄 수 있는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영어학습에 도움이 되겠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미국에 사는 이민자들의 언어문화적 필요

미국에 사는 경우, 한국인의 영어 학습 및 문화적 적응에 관심과 지원을 보여줄 미국인을 찾는다면, 지역 도서관, 커뮤니티 칼리지, 교회, 혹은 이민자 영어교육/시민권 교육/취업훈련 등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단체들을 문의해 보기 바란다. 특히 비영리단체나 교회를 통해 어려운 상황에 처한 외국인/이민자들을 돕고 그들과 교류하기 위해 무료로 봉사하는 미국인들이 많다. 

미국에서 이민생활을 하는 부모가 미국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자녀들을 잘 키우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일이다. 미국 문화권 안에서 자라는 자녀들과 소통이 점점 어려워지는 고통은 결코 남의 문제가 아니다. 아동보호를 위한 법 체계 및 효력이 막강한  미국이라는 나라의 양육/ 교육 문화는 한국문화와 상당히 다른 가치체계를 가지고 있다. 어른 중심의 한국 문화권에서 나고 자란 성인들에게, 아이 중심의 미국 문화가 학부모나 교사들에게 기대하고 바라는 책임과 양육/교육자세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전통적인 한국문화 안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행동을 했을 뿐인데, 아동 성추행, 아동 폭력, 아동 학대의 혐의를 받고 체포되거나 직장에서 해고되는 일이 생긴다. 오늘 글이 미국 문화를 이해하고 미국에서 성장하는 자녀 및 더 나아가 미국 사회와 자유로이 소통하는 일, 영어 능력이 쑥 자라는 일의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         

대문 사진 출처: Pixabay (by OpenClipart-Vecto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