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지도자 교육이 시작되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소년, 알만
새로이 멘토링을 맡게 된 아이는 알만이라는 이름을 가진 흑인 소년이다. 이름이 미국인 느낌이 아니었고 - 실젤 알만이라는 이름을 가진 인도인 소년들이 많다 -, 먼저 연락을 준 어른이 인도계 여자여서 당연히 인도인 소년일 거라고 짐작했었다. 놀랍게도, 수업에 나타난 아이는 볼티모어 시티 게토 - 뉴욕 할렘가에 버금가는 우범지대 빈민 지역 - 에 사는 흑인 소년이었다. 알고 보니 먼저 연락을 주었던 그분은 이 소년의 어머니가 아니었다. 알만의 친구 엄마인데, 아이 친구가 대학 준비하는 데 드는 비용을 자신이 다 내기로 했다는 거였다. 이 소년의 사연 자초지종이 궁금해졌다.
이 흑인 소년의 어머니는 미혼모 (싱글맘)이며, 아마존 딜리버리를 하며 살아간다고 한다. 알만에게는 3살 배기 어린 동생도 하나 있다고 한다. 알만의 말에 따르면, 자신의 어머니는 긍정적이고 좋은 사람이며 자녀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 자녀 교육에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 했다. 흑인 게토에 살면서 자녀 교육에 대한 의지를 갖고 살기는 정말 힘든 것으로 안다. 게토 지역 대부분의 사람들이 쥐꼬리만 한 저소득층 대상 정부지원 생활보조금에 의지해, 밤에 사람 죽이는 총성이 수시로 들려오는 우범지대에서 절망과 불안에 떨며 살아간다. 자녀가 주변 아이들과 어울리다 마약에 중독되지나 않으면, 도둑질 강도질을 일삼다 경찰과의 시비 끝에 목숨이나 잃지 않으면 다행인 그런 환경인 것이다.
알만을 만나기까지, 기적의 교육 선순환
그런 환경에 사는 어머니가, 볼티모어 게토와 전혀 동떨어진 다소 먼 도시의 부유한 환경의 아이들이 모여드는 한 교육 프로그램에 알만을 보냈다 (이 부분이 굉장히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알만은 그곳에서 만나는 아이들과 친해졌고 (이것도 정말 드문 일이다. 아이들은 비슷한 환경 끼리끼리 뭉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 절친을 만들었다. 이 절친이 바로 알만의 교육 비용을 다 감당해 주시기로 결심한 인도인 여성의 친아들, 쉬범이다. 쉬범은 매우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넘치는 교육 지원을 받으며, 유명 사립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다. 알만은 쉬범이 받는 교육, 특히 그가 속한 사립학교 환경을 매우 부러워했다고 한다. 쉬범의 어머니가 그 사실을 알고 알만도 쉬범과 같은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사립학교 비용을 다 대주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볼티모어 게토 지역에서 쉬범이 다니는 사립학교까지는 너무 먼 거리에다,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 수단이 연결된 지역도 아니어서, 통학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쉬범의 어머니가, 쉬범이 다니는 사립학교에 도움을 요청했다. 알만을 만나보고 알만의 교육 의지를 높이 산, 해당 사립학교 교사 한 분이 알만의 가디언 역할을 자처했다. 자신의 집에서 알만을 부모처럼 돌보고 학교를 보내겠으며, 주말에 아이의 집으로 데려다주고 데려오기를 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리고 그 선행이 지금까지 이어져, 알만은 좋은 환경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며, 대학입시 준비를 하는 단계에 이르렀고, 알만이 좋은 대학에 가기를 바라는 쉬범의 어머니가 자신의 아이와 함께 알만도 대학 입시 컨설팅 및 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비용을 다 감당하겠다고 하여,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이다.
알만을 위하여
만나보니 알만은 무척 영특한 아이다. 다만 어릴 때 자신의 질문에 대답해주고, 공부를 하나하나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었던 탓에 기초가 약하여 시험 성적이 낮은 것을 모면할 수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스스로를 제대로 교육하고자,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아이는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
알만의 기초를 세워주고, 성적을 끌어올려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리라 마음먹는다. 아이가 게토에 사는 흑인들, 자기 부모님과 자기 형제들의 삶을 끌어올리는데, 안정된 바탕 위에 삶을 세우고 잘 살아갈 수 있게 돕는데 영향력을 발휘하는 미래의 지도자가 되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정성을 다해 아이의 마음에 힘과 용기를 불어넣고,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을 뿐 아니라, 평생의 지지자 친구가 되어주리라고 마음먹는다.
우리 모두가 알만에게 삶의 기적이 되어주기로 한다. 우리 모두 함께 알만을 키우기로 한다. 우리 모두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알만에게 나눠주기로 한다. 우리 모두 그의 부모가 되고 멘토가 되고 형제가 되기로 한다. 우리가 알만을 잘 키워낼 것이다. 식민주의 시대, 식민지배의 희생양이었던 우리가 먼저 일어나, 아직 많이 아픈 흑인 형제들의 비참한 삶을 보듬고 일으키는 마음으로, 그 마음과 뜻을 모아 알만의 삶을 일으켜 낼 것이다. 최선을 다해, 우리에게 와 준 알만, 스스로 익숙한 알을 깨고 나온 알만을 온 힘 다해 돌보고 사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