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키는 따스한 존재

어른들을 위한 감정 코칭 3

by 하트온

누구나 감정 정글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감정 정글이 있고, 그 속엔 언젠가 길을 잃어버린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멈춰 있는 몹쓸 '마법 주문'에 걸린 당신의 자아가 있다. 중요한 건, 감정의 가시덤불을 헤치고 쓰러져 잠들어 있는 당신을 구해내 일으킬 용기 있고 사랑이 넘치는 왕자님 같은 존재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당신의 내면 속 자아가 도움이 필요한지 조차 모르는 무지한 어린아이 상태라면, 인내심을 가지고 돌보고 제대로 훈육하며 양육해줄 엄마 같은 존재가 필요할 수도 있다.


누가 당신의 내면 자아에게 왕자님도 되고 엄마도 될까. 당신에게는 그 역할을 도와줄 존재가 곁에 있는가? 사파리 자동차를 운전하여 당신의 내면을 헤쳐나가 줄 세심하고 경험 많은 상담사나, 당신의 이야기를 찬찬히 끝까지 들으며 길을 함께 걸어 줄 수 있는 당신을 사랑하는 누군가가 있을까. 나는 타국이라는 고립된 환경에서 아이 둘을 키우며 일하는 엄마로서 바쁜 일상에 쫓기며 살아가야 했으므로 타인에게 의존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닌 상태에서, 누군가를 찾아내야만 했다. 나는 몹시 그 존재를 갈망했고, 어느 날 내 안에 늑대 한 마리가 등장했다. 그것이 내가 키우는 용맹하고 집요한, 매력적인 금빛 털을 자랑하는 '나의 늑대'다.



나의 늑대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어쩌면, 누군가에게 의존하기 힘든, '나의 늑대'가 필요한 환경에 있을지 모르므로, 나의 늑대 이야기를 조금 더 들려주겠다. 나의 지혜롭고 용기 있는 늑대는 믿고 있다. 자신이 나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나를 돌볼 수 있고 키워줄 수도 있다는 것을. 감정의 정글 안에서 어떤 강도, 어떤 온도 어떤 모양의 감정과도 만나 친구가 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의 늑대가 가진 믿음은 근거 없는 맹신이나 무모한 배짱이 전혀 아니다.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된 자신의 능력이다. 조금씩 다가가고 조금씩 내면의 자아를 돕는 오랜 과정에서 깨닫게 된 자신의 능력에 대한 신뢰다.


처음부터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늑대는 사실 자신에게 익숙지 않은 미지의 정글을 두려워했었다. 이런 환경에 버려진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원망한 적도 있었다. 수풀이 스치고 부스럭 거리는 조그만 소리에 놀라 도망치기도 했고, 혼자 뒷걸음질 치다 나자빠지기도 여러 번 했다. 스스로가 무용지물처럼 생각되기도 했고, 외롭고 불안해서 죽을 것만 같은 시간도 지나갔다.


그런 시간이 지나는 동안 늑대는 자신이 자라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자라 가는 만큼 점점 강해지고 힘이 생기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이 감정 정글이 성장을 위한 양분과 먹이, 살아갈 의미로 가득 찬 곳임을 깨달으면서 처음으로 만족과 감사라는 감정을 경험하기도 했다. 늑대는 이 감정 정글을 자신이 존재할 터전이자 고향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곳을 이왕 사는 김에 자신이 잘 아는 곳으로 만들어 버리기로 결심했다. 돌아다니다 보니 그렇게 위험한 곳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마음껏 탐험하고 돌아다녀도 발에 생채기가 나고, 자신이 영향을 허락한 감정에 빠져 때로 외롭고 괴로울지언정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없다는 것을 믿게 되었다. 늑대는 점점 더 용기가 나고 점점 더 과감해지기 시작했다. 대범하게 밤낮으로 돌아다닐수록, 감정 정글은 점점 더 늑대가 잘 아는 자신의 구역이 되어 갔고, 늑대가 모르는 구석이 없는 꽤 좁은 바닥, 모든 것이 손바닥 안에 있는 주요 활동 무대가 되어 갔다. 감정 정글의 모습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연구하며, 스스로가 다치지 않고 가지 덤불을 헤치는 방법도 찾아내고 마법 주문을 풀어내는 방법도 찾아내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믿음과 사랑에 있었다. 다치지 않고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면 가시덤불이 스르르 사라지며 안전한 길을 드러냈다. 마법 주문을 반드시 풀어낼 것이라고 마음먹으면, 그 방법이 눈에 드러났다. 단, 사랑하는 존재를 향해서만 그런 마음을 먹을 수 있었다. 늑대는 자신이 사랑을 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믿기로 결심했다. 사랑의 존재가 되기로 결심하자, 정글 안에서 마주치는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어떤 모습이어도, 전에 어떤 선입견이 있었어도 상관없었다. 사랑이 모든 혐오감과 불신과 거부감을 쫓아냈다.


사랑할 수 있기 시작하자, 늑대의 능력은 배로 커졌다. 수렁에서 건져 구할 수도 있고, 살려내 숨을 쉬게 할 수도 있고, 하나하나 가르쳐 교육시킬 수도 있고, 먹이고 자라게 양육할 수도 있고, 아픈 상처가 나을 때까지 간호해 줄 수도 있고, 무서워하는 불안한 마음을 곁에서 내내 지켜주고 안심시켜 줄 수도 있었다. 언제나 거기 함께 있어줄 수 있는 존재, 늑대의 지극한 사랑이 가장 필요했던 최고의 사랑이라고 느낄 수 있는, 감정 정글 가장 필요하고 힘 있는 존재가 되었다. 내면의 모든 것이 일제히 한 목소리로 외쳤다. 나의 늑대만 있으면 된다고. 다른 것 다 필요 없고 나의 늑대의 사랑만 있으면, 나의 늑대만 내 편이 되어 준다면 나는 힘을 내서 살아갈 수 있다고.


늑대는 나를 세우고 나를 위한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시작했다. 나를 위해 정글 곳곳에 따뜻한 등불을 걸어 놓았다. 그럴 수 있다고 믿었고 그렇게 해 주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넘어지지 않고 다치지 않고 걸어 다닐 수 있도록. 다시는 길을 잃지 않도록 필요한 불을 밝혀 놓은 것이었다.


사실 늑대를 키운 것은 내가 아니다. 내가 한 것은 늑대가 있다고 믿은 것뿐이다. 늑대의 믿음대로 일이 되게 하고, 이 지혜로운 늑대를 내 마음으로 보낸 존재는 따로 있다. 이 세상을 만든 존재.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존재. 내가 한 것은 그저 그 전지전능한 존재가 나를 돕고 있다고, 나에게 나의 늑대를 보내 준 것이라고 믿은 것뿐이다. 그리고 그 모든 존재가 나를 사랑하고 지지하고 있다고 믿었다.


다시 말하지만, 나를 구해내고 지킨 모든 것은 믿음과 사랑에 있었다.



대문 사진 출처: Pixabay (by Yuri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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