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새해 계획
1년 전의 나와 비교하는 시간
1년 전에 새해 결심을 기록했던 브런치 글들을 다시 읽어 보고 있다.
<2021 나 자신과의 약속>이라는 제목의 글도 보이고,
https://brunch.co.kr/@lovetree/226
<2021 나의 글쓰기 목표>라는 글도 발견했다.
https://brunch.co.kr/@lovetree/234
새해 계획이 중요해진 건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로, 나는 매년 초 계획을 세우고, 세운 계획은 대부분 실천하게 된다. 그러니, 계획성 있게 삶을 살기 시작한 게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그 전엔 계획을 세워놓아도, 계획대로 될 수 없는 휘둘리고 끌려갈 상황이 넘쳐 연초의 계획들은 자연스럽게 작심삼일로 흩어져 사라지곤 했었다. 코로나 상황이 많은 것을 다르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가 개인의 삶을 좀 더 고립시키고 서로와 거리를 두게 만들면서, 모두가 홀로 견뎌내는 것을 스스로 연습하도록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내 시간을 내가 어떻게 보낼 것인가를 나 스스로 책임지도록 만들었다.
내가 어떻게 하루를 계획하고 실천하는가에 나의 일상이 달려있다. 누가 만들어 줄 수도, 도와줄 수도 없다. 예전처럼 열심히 하는 사람들,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 틈에 끼여, 안도감을 느낄 옵션이 없어져 버렸다. 나의 하루를, 나의 감정을 오롯이 내가 지배하는 상황이 되었다. 나의 결정, 나의 의지가 가장 중요해졌다.
또한, 내 삶에 나의 내면에 집중할 시간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사람들은 내 모습을 자주 볼 수 없기에, 봐도 마스크로 2/3는 가릴 수 있기에, 편해지고 놓이는 마음이 무서워질 정도다. 외모에, 남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게 되면서 생기는 마음의 여유, 시간적 여유가 엄청난 양으로 물밀고 들어온다.
나를 위해서 내가 만들어 가는 시대가 온 것이다. 매일 하는 것들이 내 운명을 좌우한다고 믿는다. 2021년 한 해 동안 내가 매일 해온 것들, 매일 해보고자 시도했던 것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며, 동시에 2022년 새해 계획도 세워보았다.
글쓰기
지난해를 돌아보면서, 지난 한 해 동안 10 권의 브런치북을 묶었다는 것을 깨달았고,
브런치북 | 에세이 <감정 정글에서 나의 늑대와> 12, 2021
브런치북 | 라이프 스타일 에세이 <미니멀리스트의 유용한 도구들> 10, 2021
브런치북 | 에세이 <거슬러 거슬러 사는 삶을 위하여> 10, 2021
브런치북 | 에세이 <마음을 보수하는 핸디맨> 10, 2021
브런치북 | 에세이 <나를 사랑하는 글쓰기> 10, 2021
브런치북 | 영어 교육 <영어를 알고 나를 아는 영어 훈련> 10, 2021
브런치북 | 에세이 <사춘기 아들 엄마의 자아 양육 일기> 9, 2021
브런치북 | 장편 소설 <뭄바이의 관종 여우 I> 5, 2021, <뭄바이의 관종 여우 2> 11, 2021
브런치북 | 창의력 교육 <모든 아이들은 창의적이다> 2, 2021
2021년 한 해, 나의 글을 사랑하고 돌보며 '글존감'을 향상하고자 했던 나의 목표를 다시 읽어 보며, 내 글에 대한 내 마음을 진단해 본다. 내가 글쓰기에 많은 마음과 시간과 노력을 들인 만큼, 딱 그만큼 소중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왕자가 돌보는 장미처럼, 매일 글을 쓰는 내 정성 안에서 글이 특별한 존재로 자라났다. 글뿌리가 무성해졌고 단단해진 것을 느낀다.
글이 더 뻗어 나가 맘껏 잘 자랄 수 있도록, 화분갈이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느낌이 오고, 나는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출간 기획서를 준비하고 원고를 수정하고 정리하고 있다. 물론 나답게 무척이나 느린 속도지만, 또한 나답게 포기 없이 꾸준히 할 수 있는 성실을 다해 나아갈 것이다. 저절로 2022년 새해의 목표가 정해졌다. 포기하지 않는 꾸준한 투고. 이 투고가 23년, 24년까지 이어진다고 해도 나는 글을 더 잘 돌보고 키우고 때에 맞게 땅을 파주고, 옮겨 심어주고 벌레를 잡아 주는 '글 농사'를 계속 지어갈 것이다. 그것이 나에게 의미 있는 나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독서
2021년에 목표로 했던, 꾸준한 독서도 이루어졌다. 역시 단어를 하나하나 뜯어먹는 나답게 느리지만, 시간 나는 대로 좋은 책을 찾아다니고, 내게 의미 있는 책들을 구하고 접했다는데 의의를 둔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던 책은,
Educated by Tara Westover
Love Your Life by Sophie Kinsella
내 인생을 사랑하고 돌보고 배우고 성장하고 세워간다는 의미를 끝없이 생각하게 만들며 나 자신의 내면 성장 상태를 돌아보게 만드는 훌륭한 거울이었다고 생각한다.
올해 읽을 책도 나는 몇 권을 구비해 두었다.
Crying in H Mart by Michelle Zauner
Pachingko by Min Jin Lee
Free Food for Millionares
나는 미국과 한국 사이 경계면에 존재하는 사람으로서, 늘 두 문화의 파도 아래 깎이고 다듬어지는 돌멩이로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끝없이 재정비하고 거듭 다시 쓸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 같은 고민을 치열하게 하는 한국계 작가들의 책들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올해 미셀 조너 작가님과, 이민진 작가님과 함께 소통하며 손잡고 나아갈 2022 새해가 기대된다.
아트 & 크래프트
지난해 목표로 했던 것들을 다 지킨 것은 아니다. 그림을 꾸준히 그리고, 디지털 그림 앱들을 배우겠다고, 1년 전 아이패드 프로와 애플 펜을 장만하고, 프로 크리에이터 및 여러 가지 그림 앱도 장만하고 시도했었지만, 2022년 후반에 예년보다 교육 사업 관련 일감이 더 늘어나면서, 잠시 내려놓은 상태다. 뜨개질도 못했고, 인형들도 방치 상태. 매일 글쓰기에 마음이 집중되어 있어, 다른 취미 생활을 생각할 여력이 없었던 것 같다. 2022년에도 마음이 흐르는 대로 갈 생각이므로,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면, 억지로 할 마음은 없다. 2022에는 마음이 생기는 만큼, 즐거운 만큼, 여유가 되는 만큼 자유롭게 취미 활동들을 할 생각이다.
영어
영어는 운전과 함께 타국 생활을 하는 나에게 결코 없이 살 수 없는 팔다리다. 운전을 그토록 싫어하면서도 운전을 배워내고 어느새 20년 경력의 베테랑 운전사가 되어있는 것처럼, 영어는 아무리 질리고 하기 싫어도 평생 함께 가는 친구였기에 어느새 ESOL 영어 교육을 본업으로 하고 있다.
모국어처럼 한 번 프로그램되면 영원히 가는 것이 아니라, 어차피 영어 근육 유지를 위해 영어 훈련을 끝없이 해야 하는 김에, 영어 공부를 끝없이 매일 하지 않을 수 없는 김에, 내가 쌓아가는 영어를 나누며 살아가자는 마음이 나를 '영어쌤'의 삶을 살아가도록 이끌었다. 내가 성장하는 만큼 나에게 영어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상황이기에, 이젠 정말 영어를 쉬고 멈출 수 없다. 운동 PT가 관리 고객들에게 모범이 될 근육 관리를 소홀히 할 수 없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당연히 2022년에도 전문 영어 PT로서, 매일 땀 흘리는 영어 맹훈련은 계속될 것이다.
또한, 가장 효과적인 외국어 학습법을 찾아 내고 싶은 실험 정신과, 한국 문학과 영어권 문학을 서로에게 소개하고 싶은 번역 욕구도 있고, 언젠가는 영어로도 글을 쓰고 영어권 구독자도 생기기를 희망하므로, 영어는 나에게 끝없이 신나고 재밌는 목표들을 던져주고 2022년에도 그리하리라 믿는다.
새로운 것 해 보기
2021년엔 새로운 식당, 새로운 음식, 새로운 책, 평소 보지 않는 새로운 장르의 영화 드라마,... 를 참 많이 시도해 보았다. 그런 과정에서 건져낸, 가장 인상에 남고 좋았던 새로운 것들은 다음과 같다.
멕시칸 & 베트남 음식: 올해 유독 멕시칸 식당과 베트남 식당을 자주 가게 되어, 거의 모든 메뉴를 다 시켜 먹어 보았다. 의외로 멕시칸 밥이 참 맛있다는 것과, 베트남 고기 요리가 한국 고기 요리 수준으로 맛있고 다채롭다는 것을 깨닫는 한 해였다.
Tatte: 이스라엘 이민자가 따뜻한 돌보는 마음을 나누고 싶어 창업한 베이커리 식당. 너무나 새롭고, 신선하고, 맛있다. 2022년에는 이 식당의 모든 메뉴를 다 먹어 보겠다는 목표.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 소설. 올해 처음 가입한 카카오페이지에서 첫 번째로 고른 책이기도 하다. 스스로 자랑스럽지 않은 내면을 다 드러내는 너무나 진솔한 날 것 그대로의 글이 신선하고 강렬하고 좋았다. 소설이 어떠해야 한다는 찔끔찔끔 남아 있던, 나의 선입견을 시원하게 정리해 주었다.
SF의 발견: SF를 좋아하지 않는다. 솔직히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특히 우주 SF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그 유명한 '스타워즈', '스타트랙'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보기 시작해도 끝까지 볼 수가 없다. 그런데, 넷플릭스에 나온 한국 우주 SF물, '승리호', '고요의 바다'를 시도해 보았고, 무척 재미있게 보았다.
2022년에도 새로운 것 시도하기를 통해 나의 지경 넓혀가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운동
운동은 밝은 미래를 위한 내 의지고 투자다. 인간에게 주어지는 미래가 그리 오랜 시간은 아닐지 모르겠지만, 그 시간들이 오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하루를 살아도 건강하게 독립적으로 살겠다는 나의 의지적 노력이다.
운동을 매일 1시간씩 한지 이제 3년 차 접어들었다 (아이들이 홈스쿨을 시작한 2019년 여름부터 시작). 아픈 날 빼고, 컨디션이 너무 저조한 날 빼고, 매일 루틴을 지키고 운동을 했다. 그렇다고 몸짱이 되거나 그런 건 아니다. 그렇게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맨손 체조 수준의 운동이지만 매일 꾸준히 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내가 나의 건강을 위해 무언가 노력을 한다는데 의의를 두었다. 덕분에 건강 검사 수치도 좋게 유지할 수 있었고, 내가 포기하지 않는 저력이 있는 사람임을 더 믿을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다른 어떤 정체성보다, '운동하는 나'인 것이 좋았고, 뿌듯했으므로, 이 마음을 2022년에도 이어갈 것이 분명하다.
운동을 좀 재미있게 하기 위해 해마다 좀 변화를 주는 편이다. 첫해엔 요가와 유산소 운동을 했고, 두 번째 해엔 운동 소모임에 가입해서 목표를 세우고 복근 운동을 시작했다가 점점 근육 운동을 늘려, '알프스' 운동 루틴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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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해 시작인 지난여름부터 나는 알프스를 다시 통합 정리해 다음과 같은 루틴을 매일 이어오고 있었다:
A abs(복근 600회) / arms (팔운동 600회)
L legs (다리 운동 - 무릎 근력 강화 운동 루틴 20분 정도)
P plank (1-2분)
S stretch (스트레치 루틴 20분 정도)
매일 습관적으로 하다 보니, 알프스 등반이 완전히 편해지고, 익숙해져, 다른 운동을 찾아보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가 귀찮은 지경에 이르렀다. 유산소 운동이 좀 더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을 느끼면서도 맑은 날 동네 공원 산책 이상의 유산소는 시도하지 않게 된다. 조금 더 심장을 요동치게 하는 뜀박질이 필요하다고 몸이 계속 신호를 보내는 데도 나는 뛰는 것이 너무 싫어서 계속 미루고 있었다. 2022년 1월부터는 알프스의 코스를 좀 다시 짜 보려고 한다. 기존의 알프스에 A aerobics 15분을 추가할 예정이다.
연결
2021년에 가족과, 가까운 주변 사람들을 더 생각하고 대화하고 연락하기를 노력했었다. 코로나 상황이어서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시작을 했다는 데 의의를 둔다. 우리 가족 구성원 각자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공감대 형성을 시작했다는데도 의의가 있다. 2022년 새해 '연결' 계획은 다음과 같다.
남편과는 자녀 교육과 경제 공동체를 이루고 있기에 대화할 이유가 많지만, 동시에 각자가 각자의 일로 너무 바빠서 개인적 관심사에 대한 서로의 관심이 부족해지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마주치고 얼굴을 보는 상황에서 더 신나게 맞아주고 더 밝게 웃어주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첫째는 격렬했던 중2병의 폭우가 잦아들고, 다시 예전처럼 책 읽기를 즐기는 모드로 되돌아오고 있는 것 같다. 며칠 째 밤마다 나에게 책 읽을 거 더 없냐며, 내 서재에서 책을 받아가 읽기를 며칠 째 하고 있다. 책 한 권을 거의 하룻밤에 끝내는 신공을 보여주고 있어, 곧 아들에게 권할 책이 떨어질 조짐이다. 올해는 첫째를 위해 책을 많이 사들이게 될 것 같다.
둘째는 사춘기 중2병 시작인 느낌. 요즘 부쩍 외모를 의식하면서 몸만들기에 관심이 생기는지, 운동에 관한 질문을 많이 해 온다. 전엔 내가 운동하고 있으면 관심 없어 보였는데, 지금은 왜 특정 동작의 운동을 하는지, 그게 몸의 어떤 부위에 근육을 만드는지 자세히 관찰하며 물어본다. 내가 그동안 운동을 해온 게 다 이유가 있구나 싶고, 조금이나마 근육과 운동에 관한 지식이 있는 것이 너무나 다행이다 싶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과 운동이라는 자락을 붙들고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많이 무뚝뚝해진 아들과 '운동 버디'로라도 남도록 발버둥 쳐 볼 생각이다. 아들이 자신은 베이비가 아니라 더 이상 엄마하고 끌어안고 뽀뽀하는 게 싫다고 하니, 이젠 서로의 주먹을 맞부딪치며 '동등한 거친 우정'을 나눠볼까 한다.
부모님과 가까운 친척들, 친구들 각각의 관심사에도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는 대화 거리를 만들어 간간이라도 대화를 이어가는 한 해를 만들고 싶다.
지금까지 참여해 온 북클럽 및 여러 가지 소모임 활동을 계속하며, 함께 성장하고 서로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2022년에 나에게 바라는 것
나는 나 스스로를 돌보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 타인 지옥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타인을 사랑하고 수용할 수 있을 만큼 내면이 강한 사람이 되기 위하여 지금까지 삶을 쌓아왔다고 생각한다. 이젠 나 자신을 더욱 확장하여, 내 삶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을 이해하고 수용하고 사랑하고 성장시키며 나아가는 삶을 연습하고자 한다.
2022년 새해 나는 나를, 내 삶을 더욱 믿어주고 끝까지 신뢰하기를 연습할 것이다. 세상 밖으로 내 글을 통해 내 마음을, 내 목소리를 끊임없이 쏘아 올릴 것이며, 더욱 확신을 가지고 힘차게 쏘아 올릴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럴 수 있기 위해, 내가 전하는 글이 더 큰 가치와 의미로 전해질 수 있기 위해, 내 삶이 그만큼 성장과 변화를 헤쳐내고 이루어야 할 것이다.
독서와 사색, 다양한 삶의 경험들이 불러오는 내면 탐구 여정을 통해, 내 삶을 끊임없이 돌아보고 성찰하며 나아갈 것이다.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는 더 강한 내면으로 성장 강화시키기를 계속할 것이다.
어떤 힘든 순간이 와도, 나를 믿어주고 나를 일으키고 돌보고 다시 나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며, 새해에도 쉼 없이 '하트온 라이프'를 살아갈 것이다.
대문 이미지 출처: Pixabay (by _Vane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