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장미의 시간
촌스러 촌스럽다고
내가 꿈꾸던 이상이 아니라고
당신의 핏줄인 걸 부끄러워했다
미성숙한 뇌리에 깃든
기준 잣대
알기도 전에 내리는
조급 판단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어떤 싸움을 싸우고 있는지
1920년대를 알아?
1950년대를 아냐고!
모르는 시간
시대를 헤쳐가느라 치열했던 사람들이
내 곁을 지나간 후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서야 나는
혼란 속에서 독특한 존재들이
피어났던 흔적을 본다
기대하던 모습이 아니었다고
실망의 금을 그었던
무지의 소치를 본다
약자를 무시하고 차별하고
짓밟는 마음을
나에게 연연하는 만만한 이들에게
휘둘렀을 뿐이다
알아보는 지혜는
편협한 잣대를 버린 다음에야 온다
아름다운 것은
천천히 속도를 줄인 후에야 보인다
작은 머릿속의 이상은
어차피 내 것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