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은 진짜 사랑이었을까?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이유

by 하트온


첫사랑은 마치 유리구슬 안에 갇혀버린 우리가 가장 열렬했던 때의 마음 같아요. 늘 꺼내 볼 순 있지만, 결코 그 순간을 되돌릴 수는 없는 마법에 걸린 것처럼요. 지금도 그때의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이 만져질 듯 느껴지지만, 유리구슬 속의 사랑은 더 이상 나의 일상과 무관합니다.


그때로부터 기나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첫사랑의 기억이 잊히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1. 첫사랑을 잊을 수 없는 건, 첫사랑이 우리의 첫 번째 경험이었기 때문입니다.


첫사랑은,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무방비 상태의 몸에, 충격적인 강도의 사랑의 열정이 행복감 설렘 호르몬과 함께 터져 나오는 일생일대의 사건입니다.


세상은 눈부시게 아름답고, 마음은 하늘로 붕 떠오른 듯 아득해지고, 심장은 터질 것만 같던, 그 폭발적인 느낌. 그 사랑 때문에 죽을 수도 있을 것 같던, 격렬하게 휘몰아치던 감정의 소용돌이. 어떤 조건도 대가도 바라지 않고, 그저 그 사랑을 발산하기 존재했던 그 순간.


그 감정을 느끼게 했던 그 사람이 실제로 어떤 사람이었던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는지도 몰라요. 그저 마음이 시키는 대로, 얼굴 한 번 보려고, 목소리 한 번 들으려고, 그 사람에게 느끼는 감정이 주는 행복감에 중독된 환자처럼, 어디든 달려갔고, 몇 시간이나 전화기를 붙들고 있었지요. 온몸이 모기에 뜯겨도, 그 사람과 함께 있는 여름밤은 낭만적이기만 했고, 눈 내리는 겨울날, 추위에 덜덜 떨면서도, 그 사람을 하염없이 기다릴 수 있었어요.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던 그때의 나에겐, 불길도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있었어요.


그 첫 번째 경험이 너무나 강렬하고 행복했기에, 결코 잊힐 수 없는 선명한 기억으로 남게 됩니다.




2. 첫사랑의 강도와 같은 감정을 다신 느낄 수 없기 때문이에요.


첫사랑은 나의 마음에 큰 흔적을 남기고, 사랑에 대한 기준, 틀로 자리 잡아요. 문제는 그다음에 오는 사랑은 첫사랑과 다르다는 거예요.


내 마음은 첫사랑과 같은 느낌, 감정을 다시 경험하기를 원하지만, 결코 그런 강도의 열정은 다시 경험할 수 없어요. 어떤 경험도 첫 경험만큼 충격적이지도 새롭지도 않으니까요. 자꾸 비교하게 되는 것을 어쩔 수 없어요.


또한 모든 경험이 교훈을 남기기 마련이듯, 첫사랑의 경험도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오래 함께 할 수 없는 사랑, 일방적인 사랑, 나와 어울리지 않는 사람과의 사랑은 아픔이고 상처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나와 더 잘 맞고, 더 오래 좋은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많은 상대와 관계를 맺으려는 이성적 의지와 목적이 생깁니다. 다르게 말하면, 관계를 맺는 일에, 조건을 따지고, 계산을 하는 이성의 역할이 커진다는 뜻입니다.


연애 관계에 있어서 이러한 이성의 개입은 사랑의 감정 호르몬을 누르고 조절하는 억제제로 작용하게 됩니다.


이젠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어도, 첫사랑의 때와는 달리 순수한 사랑의 감정만으로 폭주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런 자신의 변화를 깨닫게 되면서, 첫사랑은 앞으로 다시는 경험할 수 없는 인생에 단 한 번뿐이었던 소중한 추억으로 내 안에 자리 잡게 됩니다. 그때의 100% 순수했던 내 사랑의 감정이 너무나 소중한 것입니다.




3. 첫사랑은 우리에게 아쉬움을 남기는 미완성의 사랑이기 때문이에요.


첫사랑을 생각하면, 많은 후회와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때는 왜 그 순간의 소중함을 몰랐을까.
왜 그렇게 밖에 하지 못했을까.
왜 말하지 못했을까.


그때의 나는 너무나 미숙했고, 많은 것을 알지 못했어요. 관계를 지킬 줄도 몰랐고, 요동치는 내 마음도 감당할 수 없었죠. 다시 한번, 그 순간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전하고 싶은 말이 있죠. 철없고, 바보 같았던 내 모습을 지우고, 그 순간들을 아름답게 완성시키고 싶어요.


첫사랑은 다시 돌아가서, 거듭 새로 손보고 싶은, 내 서랍 속 미완성의 원고 같아요. 결코 완성되지도, 잊히지도 않을 미완성 그 자체로 영원히 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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