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습작] 나는 결혼 안 합니다_프롤로그
태어나지 말았으면 좋았을 아이.
나를 너무나 아프게 했던 이 한 구절. 적어도 한 번은 피를 나눈 내 혈족이 모두 이런 생각을 했을 거란 걸, 그게 당연하단 걸 나는 이제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특히 오빠들이 그랬을 것이다. 오빠들은 고작 9살 11살에 엄마를 잃어야 했다. 동생을 낳으러 간 엄마가, 더 이상 일어나 운신할 수 없는 중병 환자로 되돌아왔으니, 이후엔, 점점 시커멓고 조그맣게 시들어 가는 엄마를 보아야 했으니 오빠들은 내가 얼마나 원망스러웠을까. 어떻게 원망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 너무 밉지 않았어?"
물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물어볼 수 없었다. 진짜 본심을 보면 나는 숨도 쉴 수 없게 가슴이 아플 것 같아서였다. 결국 참고 참았던 질문들은 폭풍 같은 사춘기 바람에 칼날을 갈고 또 갈아, 내가 고래고래 악을 쓰는 이빨 사이로 닌자의 수리검이 되어 튀어나왔다.
"대신 내가 죽었으면 좋았을 거잖아? 솔직히 엄마 죽이고 살아난 내가 꼴 보기 싫잖아? 속으론 내가 재수 없는 년이라고 생각하잖아! 난 살 가치가 없는 년 맞잖아!"
대학생이었던 오빠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작은 오빠가 눈이 빨개지며 뭐라 말하며 나서려는 걸, 큰 오빠가 작은 오빠를 감싸 안다시피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아빠가 다가와 나를 안았을 때, 나는 뿌리치는 척하면서도, 그의 품이 너무나 안전하고 따뜻하다고 느끼며 동시에 크나 큰 죄책감이 밀려들었다. 아빠가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아빠가 한 번도 불평도 신세 한탄도 하지 않는 사람이라서, 언제나 나를 아끼고 사랑한다는 걸 아무 의심 없이 느낄 수가 있어서, 다 늘어진 셔츠 입고, 밥하고 살림하고, 아직 어린 나를 키우는데만 모든 힘을 다 쏟고 살아가는 것이 구질구질해서 더 불쌍했다.
나는 그때 결심했다 아빠를 위해 아빠만 사랑하고 아빠만 생각하며 살아가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