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살아있는 외국어 공부를 통한 언어 시험 대비, 영역별 공부 방법
제가 JLPT 구2급과 JLPT 구1급을 공부한 방법은 교재만 다르고 기본적으로는 비슷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기출 문제 풀이”이고, 그냥 단순히 문제를 푼 것이 아니라 이 기출문제들을 소리 언어로서 충분히 공부한 부분입니다. 제가 푼 기출 문제는 각 시험을 처음 접하기 전에 그 전년도 시험부터 거슬러 올라가서 4회분 정도를 풀었습니다. 그 정도의 분량이면 어느 정도 JLPT시험 자체에 익숙해지는데 충분한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JLPT시험 듣기 문제는 예문이 존재하는데 그 예문은 매 시험 마다 동일합니다. 그래서 이미 알고 있는 예문을 듣는 시간에 그 시간을 활용해서 문제를 확인하거나 시험을 치를 준비를 하는 등으로 활용하는 연습도 되었습니다.
시간에 맞춰서 각 문제를 실전처럼 먼저 풀고, 채점을 한 이후에 한 문제씩 공부해나갔습니다. 시험 자체는 하루에 다 보지 않고 하루는 듣기, 또 하루는 독해 그런 식으로 나눠서 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한 문제씩 시험 문제를 공부해가는 것은 좀 더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공부했습니다. 듣기의 경우에는 듣기 지문을 내가 외워서 일본어로 말할 수 있도록 훈련하고, 독해 지문도 소리 내어 읽고 뜻을 이해할 수 있도록 공부했습니다.
이런 기출시험 공부와는 별개로 단어장과 문법 교재를 따로 공부했는데, 단어장은 기본 단어장으로 기본 단어장에 쓰여 있는 한글 예문을 들으면 그것을 일본어 문장으로 바꿔서 외워서 말할 수 있도록 훈련했습니다. 즉 단어만 따로 외운 것도 아니고, 일본어 단어를 보고 한글 뜻을 외운 것도 아니고, 한국어 문장을 들으면 그 상황에 맞는 일본어적 표현이 무엇인지를 익히며 단어장의 예문을 일본어로 통 암기하면서 단어를 익혔습니다. 같은 단어장으로 공부한다고 해도 이렇게 공부 방법에 따라서 활용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어 전체 문장을 외워서 “말할” 수 있게 훈련하는 것은 듣기, 독해 등을 아울러 언어 능력 자체를 향상시키고 단어를 그 발음, 소리와 더불어서 문맥과 맥락 속에서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후리가나를 발음해보기 때문에 한자 읽기에도 도움이 됩니다. 단어는 이렇게 꼭 발음과 함께 문장과 맥락 속에서 익히는 것이 좋고 특히 일상에 많이 쓰이는 기본 단어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문법책은 당시에 한 문장씩으로 이루어진 문법 시험 기출문제를 모아놓은 문제집 겸 교재가 있었는데, 역시 그 문장을 한글로 들으면 그 문장을 일본어로 말할 수 있게 훈련했습니다. 가장 단순한 공부 방법은 자기 전에 5문장 정도 일본어로 소리 내서 읽고 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적은 수지만 조금씩 공부를 하면 150개 남짓한 일본어 기출 문법 표현을 한번 다 둘러볼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처음으로 돌아가서 그것을 반복하면서 익숙해졌습니다. 그러면 생기게 되는 감각은 일본어 문법 시험 지문을 접했을 때 “이건 조금 어색한데?”, “이 편이 조금 자연스러운데?”하면서 답안을 고르게 되는 능력입니다. 복잡하게 문법적인 지식을 이용해서 공부를 한 것이 아니라 그 문법을 제대로 사용한 실제 예문을 통 암기를 하고 계속 접함으로서, 그 용법에 익숙해지고 그래서 그 용법이 아닌 곳에 쓰인 문형을 어색하게 느끼거나 그 용법을 찾는 문제가 나왔을 때 더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어색함”이나 “익숙함”, “자연스러움”은 바로 네이티브들이 모국어를 할 때 기르는 감각이기도 합니다. 모국어에 자연히 노출되면서 길러지는 감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일본어 문법도 머리로 그 문법의 원리를 짜맞춰가며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문장 전체를 조금씩 내 안에 녹여내게 되면 그 문형 자체가 나에게 더 자연스러운 것이 되고, 친숙한 것이 됩니다. JLPT 일본어 문법 시험은 대화문으로 이루어진 일본어 기본서에는 나오지 않는 표현이 많습니다. 일본어 기본서의 대화문에는 べからず등의 문법적인 표현이 잘 등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따로 문법 문제를 모아 놓은 기출 문제의 표현을 외워서 한번 정리해 보는 것이 시험 대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종종 쓰이는 표현들이기도 하기 때문에, 일본어자체의 감각을 살리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문형을 단순히 번역을 이해하거나 쓰여 있는 문장의 뜻을 이해하는데 그치지 않고, 내가 스스로 그 문장을 외워서 발화할 수 있게 되는 단계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 단계를 거치면 이러한 표현은 단순한 문법 지식이나 공부가 아니라 언어로서 내 안에 조금씩 쌓이게 됩니다.
독해와 관련해서는 JLPT의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문제 유형에도 익숙해 질 수 있고, JLPT의 지문들 자체에도 익숙해 질 수 있습니다. JLPT의 지문들은 비슷한 느낌을 가진 지문들이 많이 나오는데 개인적인 인상으로는 실용문이나 학술적인 글 보다는 글쓴이의 목소리가 담겨 있는 글이 많습니다. 그래서 재미있는 글도 많고 각 글마다 글쓴이의 성격이나 어조를 느낄 수 있기도 합니다. 기출문제를 접하는 과정에서 이런 지문 자체를 많이 읽어보고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저는 독해도 자연스럽게 소리 내서 읽을 수 있도록 연습을 했고, 모르는 단어와 표현을 따로 표시해서 공부했습니다. JLPT 기출 지문만으로도 양이 충분하기 때문에 따로 독해집 같은 교재를 구하지 않아도 4-5회 정도 기출 지문을 풀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