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내 꿈은 시골의 택시운전사.
너무나도 낭만적으로 보였지.
한적한 터미널에서 더 한적한 마을을 찾아
세월아 네월아 달려가는 모습은
세상에 둘도 없이 편한 직업처럼 보였으니까.
술을 좀 한 게 아닐까, 싶은 불콰한
모습으로 모임방에서 주섬주섬 일어나
뭐 그리 급할 게 있냐는 듯
부모님과 나를 태우던 그 양반은
지금쯤 어느 세상에서 더 느긋하게
차를 몰고 있을까.
까만 밤, 별무리 빛나는 하늘 아래
평야를 달려가는 시골택시는
헤드라이트 불빛 너머로
아름다운 추억 하나 만들었구나.
논두렁을 쿵쿵거리며 달려가던 택시는
지나가는 마을 사람이면
무람없이 태워주곤 했어.
마을의 소문들이
만두속처럼 터질지라도
차에서 내리면 모두 다 환한 웃음.
담배 한 대 꼬나물며
느릿느릿 차고지로
돌아가는 운전사의 뒷모습에서
따뜻한 동화의 마무리를 보는
느낌은 왜 였을까.
어릴 적 내 꿈은 시골의 택시운전사.
논두렁에 남은 바퀴자국처럼 아직도 지워지지 않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