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행. 호텔에서 아침을 먹는데, 옆 테이블에 모녀가 앉았다. 30대 후반의 엄마와 이제 갓 초등생이
되었을 법한 아이였다. 모녀는 단출하게 음식을 접시에 담아서 있는 듯 없는 듯 밥을 먹고 나갔다.
그들이 떠나간 자리에는 깨끗한 접시와 컵 두 개가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나란히 놓여있었다. 시끌벅적하게 쌓여가는 접시와 버려지는 음식물 속에서 모녀가 남긴 건 어떤 가르침 같기도 했다. 남겨진 것과 남긴 사람은 결국 닮았다는 사실을 말하고자 하는 예술가의 오브제처럼.
그런 생각이 들자 내가 지나갔던 빈 자리가 띄고 있을 형상에 대한 불안이 엄습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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