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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rs Cho Cheng Feb 26. 2024

Ep.9 팔로워 0에서 인플루언서로!  

미국 이민 5년 차 주부의 아마존 인플루언서 도전기

1월 11일 샘플 영상 3종을 업로드 한 이후로 나는 아주 규칙적으로 스토어 프런트에 접속해 진행 상황을 점검한다. 그다음, 페이스북 그룹에 들어가 오늘자로 승인받은 사람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고, 그의 타임라인을 보며 나의 차례를 기다렸다.


그리고 정확히 18일 만인 1월 29일. 나에게도 팡파르가 울렸다.

합격을 알리는 축하 메시지!  


이미 아침부터 불합격 메시지를 받았다며 우울해하는 동지들의 포스팅을 본 터라, "나는 이미 글렀구나"하며 샘플 영상을 다시 제작하려고 마음먹은 터였다. 하지만, 나의 어설픈 영상 속 깊은 곳에 숨겨 놓은 진심과 간절함을 본 어떤 이가 내 편을 들어주었다는 생각은 틀림없었다.


먼저 입을 틀어막은 채로 노트북을 들고 재택근무 중인 남편의 사무실에 뛰어 들어갔다. 여보, 나 2차도 통과했어! 나 이제 인플루언서야! 지난 한 달간 내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경험했던 남편이기에, 이미 그는 심정적으로 내가 월에 몇 천불씩 커미션 받는 인플루언서가 된 것 마냥 뛸 듯이 기뻐했다.


해당 화면을 캡처해 가족 단톡방에 올렸다.

싱글 시절 승진을 하거나 프로젝트가 잘 되었을 때 가장 먼저 소식을 전했던 공간이자 오롯이 나의 성공을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고 응원해 주는 내 편이 있는 곳. 맛있게 해먹은 음식 사진, 예쁘게 크는 아들 사진과 더불어 메릴랜드의 사계절 풍경 사진을 올리며 가족들에게 보고 싶다, 함께 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할 때도 애틋하고 행복했지만, 나의 성과에 뛸 듯이 기뻐해주는 가족의 응원은 너무나도 달고 따뜻했다.


오롯이 나만의 성과를 가족들에게 알리는 것. 내가 정말 그리웠던 일 중 하나였다.


진심으로 나의 여정을 축하해 준 가족들의 카톡 메시지. 어쩜 난 가족들의 응원과 인정의 말이 가장 고팠던 게 아니었을까.


그렇게 그날 하루만은 소고기 파티를 하며 그동안 날 서 있었던 나에게 편히 이 순간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이 사실을 세 살짜리 아들에게 전하며, "쭌~ 엄마가 해냈어. 엄마 축하해 줘"라고 울먹였다. 분명 엄마는 기쁜 일이라고 했는데, 기쁨과 동시에 눈물이 터진 엄마를 본 아들이 한참 서 있다가 조용히 안아줬다. 아 그래! 내가 여기에 도전하는 이유는 너였다. 이 작은 생명체였다.


나 개인의 성공과 자존감을 위해 필요한 일이었지만, 결국 나는 세 살짜리 아들에게 나의 작은 스토리가 큰 힘이 되길 바랐다.

앞이 안 보이고 너무 컴컴했을 때, 엄마도 무작정 달렸어. 그리고 달리고 달리다 보니 실낱같은 희망이 보이더라. 그러니 너도 힘내.


엄마의 작은 성과가 훗날 이 작은 생명체에게 용기를 주는 단비가 되기를.


그렇게 우리는 축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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