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비난이와 위축이를 마주한 날
어떤 날은,
작은 일 하나에도 마음 한 켠이 무너진다.
명치를 세게 얻어맞은 듯 숨이 막혀오고,
다시 일어나 숨 쉬는 일이 참 어려워질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알게 된다.
내가 가장 어렵고, 두려워하는 그 작업을
다시 해야 할 시간이 찾아왔다는 것을.
내 안의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마주하는 일.
내면아이의 개념을 처음 접한 건
2022년, 전화 상담을 받던 시기였다.
상담사 선생님은 그 개념을 설명하기보다,
그저 내 감정들에게 ‘이름을 붙여보라’고 하셨다.
그렇게 나는 내 안의 ‘비난이’, ‘위축이’, 그리고 ‘편안이’를 만났다.
나는 어마어마하게 나를 비난하고 있었다.
사랑받고 싶었던 나는,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좀 더 빨리, 더 멀리, 더 완벽해지길 요구하고 있었다.
‘충분하다’는 말은 나에게 없었다.
늘 더 나아가야만 사랑받을 수 있다고 믿었다.
“이 정도로 될 것 같아?다들 이만큼은 하고 살아.아픈 건 핑계야, 피해 주지 마.가슴을 왜 그렇게 내밀고 다녀? 예쁘지 않아.전도 잘 부쳐야 하는데, 왜 이렇게 야무지지 못해?”
비난이의 말들은 낯설지 않았다.
내 안에서 들리는 그 말투, 표정, 눈빛은
어렸을 때 자주 마주했던 누군가의 모습과 아주 닮아 있었다.
가족의 얼굴이 떠올랐고, 마음이 아팠다.
위축이는 비난이 앞에서 말도 표정도 잃어버린 채
정지한 듯, 멈춰 있었다.
비난에 저항하지도 못하고,
그저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 시기 나는 상담사 선생님께 권유받은 대로
유튜브에서 내면아이 명상을 틀어놓고
블로그에 감정과 기억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묻어둔 기억과 감정이 동시에 떠오르며
때로는 울고, 때로는 베개를 집어던지기도 하며
조금씩 나를 마주해 나갔다.
그렇게 몇 달이 흐른 뒤
우울의 기운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다.
요가, 독서, 캠핑 같은 작은 루틴들이
분명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힐링 여정에서 기록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
그 이후, 나는 내면아이 저널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그저 내가 쓰려고 만든 것이었다.
하지만 이 작업이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기에,
누군가에게도 같은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Letters to My Inner Child’ 저널 템플릿을
사전 예약을 통해 공유하게 되었다.
(*사전예약은 5월 15일부로 마감되었습니다.)
이 저널을 매일같이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기록은 ‘루틴’이기보다,
내 마음이 필요로 할 때 꺼내 쓰는 도구처럼 자리 잡았다.
어떤 날은 감정을 적고,
어떤 날은 감사한 일을 적는다.
그리고 나는 그 기록들이
결코 나를 비난하는 기준이 되지 않도록
늘 조심하려 한다.
(하루 빠졌다고, 나를 탓하지 않기 위해서.)
나는 디자인을 전공하지도,
컴퓨터에 능숙하지도 않다.
그저 지금까지 나를 도와준 질문들을
조금씩 정리해 만든 저널일 뿐이다.
누군가에게 이 작업이
마음을 조금 더 가볍게 만들어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내 안의 내면아이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아이와 다시 눈을 마주할 수 있게 된 지금,
나는 전보다 조금 더 단단해졌다고 말할 수 있다.
�️
“당신도 당신의 속도대로,
내면의 아이를 만나러 갈 준비가 되셨나요?”
브런치북 「예민해서 가능한 콘텐츠 크리에이터」에 수록될 예정이며,
저널 템플릿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인스타그램 혹은 하이라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