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하는 용기, 비라바드라아사나 (전사자세)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산 지 어느덧 3년 차. 무기력의 늪에서 허우적대던 나에게 유일한 동아줄이었던 인스타그램은, 이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일이 되었다.
30대가 넘어서며 나는 무언가를 쉽게 좋아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의심하고, 경계하고, 오래 지켜보다가 비로소 마음을 여는 겁쟁이. 하지만 콘텐츠를 만드는 일만큼은 달랐다. 우울증이 발목을 잡아끌어 지하까지 내려가는 날에도 나는 종이에 날것의 감정을 토해내고, 다듬어 올리며 버텼다. 그렇게 쌓인 기록들이 누군가에게 가 닿고, 나에게도 '고즈넉한 곳에서 요가하는 삶'이라는 비전을 보여주었을 때, 나는 비로소 이 일을 온 마음으로 긍정하게 되었다.
그렇게 혼자 부딪히며 나름의 깊이를 더해왔다. 맨땅에 헤딩하듯 배운 브랜딩과 마케팅, 기획력은 내 자부심이 되었다. 하지만 세상에 "나 여기 있어요"라고 시끄럽게 알리는 일에는 분명한 명과 암이 존재했다.
지난 3년, 내 전문성을 쌓기 위한 노력만큼이나 나를 힘들게 한 것은 바로 '무례한 부탁들'이었다. 내가 소중히 쌓아 올린 가치를 '아무것도 아닌 것', 혹은 '친하니까 공짜로 해줄 수 있는 것'으로 취급하는 순간들 말이다.
얼마 전,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으로부터 단체 채팅방 초대를 받았다. 새로운 모임을 기획 중인데 아이디어가 있으면 달라며, 나에게 대뜸 '호스트' 역할을 맡아달라고 했다. 심지어 촬영과 편집까지, 나의 전문 영역을 '거창한 것 아니라며' 퉁치려 했다.
기획안도 없었다. 수익 구조도 불명확했다. 그저 "우리 사이에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는 식의 접근. 예전의 나였다면 어땠을까? 관계가 틀어지는 게 두려워, 혹은 나를 찾아준 게 고마워 억지웃음을 지으며 최선을 다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냈을지도 모른다. 내 시간과 에너지가 갉아먹히는 줄도 모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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