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하다 오열하기 잼
거절은 쉽지 않다. 크리에이터가 되기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내 경계를 좀 더 잘 알게 되었다는 것과 "No"라고 말할 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거절 뒤에 피어오르는 감정의 찌꺼기를 처리하는 건 여전히 고역이다.
내 일이 그저 재미있는 놀이로 취급받을 때, 정당한 거절을 위해 구구절절 예의와 매너를 갖춰 설명해야 할 때. 머리로는 '잘 잘라냈다'고 생각했지만, 내 가슴 한구석은 여전히 무거웠다. 엉뚱한 곳에서 이 감정이 터지지 않도록 가슴에게 단단히 주의를 준 뒤, 나는 요가원으로 향했다.
오늘은 거의 두 달 만에 듣는 80분 아쉬탕가 수업이다. 도착하니 TTC 지도 선생님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왜 이렇게 오랜만이냐는 질문과 "힘들어서?"라는 농담에 나는 멋쩍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조금..요.. 헤헤."
선생님은 얼굴빛이 더 좋아지고 살도 빠진 것 같다고 하셨다. 나는 "매일 요가 하니까 그런가 봐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아쉬탕가는 정해진 동작을 쉼 없이 이어가는, 요가 중에서도 강도가 높은 수련이다. 처음엔 언제 끝날지 모를 동작들과 엎드려뻗쳐(차투랑가)의 반복에 허둥대기 바빴다. '아직은 때가 아닌가보다'라며 도망쳤던 그 수업에, 나는 스스로 걸어 들어왔다.
'인헤일(inhale), 우르드바 하스타아사나.' '엑세일(exhale), 우타나아사나.'
거친 숨소리가 수련실을 채웠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동작들 속에서 오히려 편안히 숨 쉬는 나를 발견했다. TTC를 하며 수리야나마스카라(태양 경배 자세)가 몸에 익은 덕분일까. 다음 동작이 예측되니 머릿속을 꽉 채우던 잡념이 사라지고, 생각할 거리가 줄어들었다.
몸이 가벼웠다. 앉아서 하는 자세들이 이어지자 체력도 안배가 되었다. 이윽고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순서, '시르사아사나(머리 서기)' 차례가 왔다.
나에게 시르사아사나는 공포 그 자체다. 머리를 바닥에 대고, 등 뒤에는 아무것도 없이 오로지 내 힘으로 거꾸로 서야 하는 동작. 시험 과목이라는 부담감까지 더해져 늘 주저하게 만드는 벽이었다. 그때 선생님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박혔다.
"때로 우리는 그냥 하는 것이 필요해요. 철저히 준비된 상태는 없죠. 너무 준비하지 않고, '그냥 하는 것' 속에서 분명 우리가 발견하는 것이 있어요. 그냥 해보세요. 자, 올라오세요!"
마치 내 인생에 하는 말 같았다.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아도, 일단 저질러보라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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