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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더리 Aug 09. 2021

인생은 한방인가, 차근차근 인가.

<부의 추월차선>과 <돈의 심리학>을 읽고.

옛날만큼은 아니지만, 요즘도 “사업한다"라고 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 어렸을 때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들어 본, 사업하다가 망한 아저씨나 친척에 관한 이야기. "사업하다가", "망한"이라는 두 단어가 어김없이 같이 쓰일 정도로, 사업의 리스크를 단순한 "무모함"으로 퉁쳐 버리는 경향이 있다. 미국과 같은 나라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특히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사업하다가 망할" 확률을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과연, 회사원이 되지 않고 자신의 사업에 올인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도전적인 사람들일까. 그렇다면 회사원은 대체로 안정을 우선시하는 사람들일까?


본의 아니게도 부를 쌓는 것에 대한 중점적 성향이 다른 두 책을 연이어서 읽었다. 먼저 읽은 책은 엠제이 드마코의 <부의 추월차선>. 10대 때부터 해온 수많은 사업 시도가 드디어 결실을 맺어 30대에 억만장자가 된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진정한 부"를 얻는 방법을 말해준다고 한다. 저자가 말하는 "진정한 부"는 보편적이기보다는 아주 특정한 정의를 가지고 있다. 저자가 어렸을 때부터 갖고 싶었던 람보르기니를 현금으로 구입할 수 있고, 일찍이 은퇴한 후 최소한의 노동으로 자본 수익을 극대화하며 부를 늘려갈 수 있는 대단한 규모의 돈을 말한다. 금수저가 아닌 상황에서 그러한 규모의 부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사업"이다.


저자는 직장에 다니는 것이 사업을 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하다고 한다. 자본주의 사회 아래서, 또 기업이라는 구조 안에서, 회사원은 본인의 노동이 생산하는 가치의 가장 끄트머리를 얻게 된다. 컨설팅 회사에 다니는 내가 나의 노동으로 버는 돈은 가장 먼저 회사가 먹는다. 그 후 사장, 부장, 팀장, 나의 순서로 내 노동의 대가가 흐른다. 월급쟁이로서 벌 수 있는 돈에는 한계가 있으며, 내가 이런 큰 규모를 가진 회사의 대표가 되어 "진정한 부"를 이룰 수 있는 확률은 내 사업이 성공할 확률보다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당장의 월급과 안정을 위해 기업의 수족이 되어 본인에게 아무 의미가 없는, "하기 싫은 일"을 하며 자신의 시간을 대가로 돈을 받는다. 나의 시간이 내 통제 하에 있지 않다는 것은 결국, 내가 내 삶의 주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하루빨리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하면서,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의 나이가 어릴수록 행운이라고 한다. 스물다섯 살의 회사원인 나에게는 가슴이 벅차오르면서 많은 고민을 안겨주는 책이었다. 심지어 조금 우울해지기도 했던 책이다.


반면 모건 하우절의 <돈의 심리학>은 저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진정한 부"라는 말을 쓰지는 않지만, 저자가 말하는 부는 엠제이 드마코의 부와 성격이 다르다. 공통적으로 돈이 주는 자유에 대해서 말하기는 하지만, 모건 하우절의 부는, 나의 수입과 자산의 규모와 상관없이, 내가 만족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과 그로 이룰 수 있는 저축률에 따라 결정된다. 얼마를 벌든 간에 장기적인 부를 쌓고 나에게 경제적 자유를 안겨주는 것은 저축률이다. 겸손과 인내만이 부를 축적하는 것뿐만 아니라 잃지 않을 수 있게 하는 중요한 덕목이다.


엠제이 드마코는 자본주의라는 게임에서 어떻게 독보적인 승자가 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자본주의의 규칙 안에서 불과 몇 년의 짧은 시간을 희생함으로써 그보다 몇 배로 긴 자유의 시간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 결국 답은 "영업"인 것인데, 지금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시하고, 본인의 사업이 일정 규모가 되면 매각을 통해 큰 부를 쌓는 것이다. 그렇게 얻은 부를 가지고 투자를 통한 수동적 자산을 늘리는 것이 유일한 답이라고 한다.


반면, 모건 하우절은 자본주의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서 가르쳐준다. 재테크를 할 때 가져야 하는 필수 덕목들에 대해서 말한다. 우리가 저축이나 투자 결정을 내릴 때 하는 생각과 그 이유에 대해서 분석하고, 어떻게 현명하게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려준다. 개인적으로 더 공감이 갔고, 정말 많은 것을 배운 책이다. 지금까지 읽었던 경제 저서 중 가장 많은 것을 배운 책이 아닐까 싶다.


두 책을 읽고, 진로에 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엠제이 드마코의 말처럼 정말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계획을 써야 하는 것이 아닐지 생각했다. 어떤 길을 선택하는가는, 내가 어떤 삶을 추구하냐에 따라 다르다. 나는 자연스럽지만 도전적인 삶을 살고 싶다. 많은 책을 읽고, 사람을 만나면서 기회를 찾고. 그런 기회가 주어졌을 때 주저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꼼꼼하게 도전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인생은 한방도 맞고, 차근차근도 맞다. 나는 아직 차근차근의 삶을 살고 있지만, 한방의 기회가 온다면, 주저하지 않고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차근차근의 삶을 살 것이다.




엠제이 드마코 <부의 추월차선>


(p.65) 부는 곧 자유와 선택이다. 인생을 당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모습으로,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곳에서 살 수 있는 자유다.


(p. 69) 2003년 세계가치조사에 따르면 공동체에 강한 소속감을 갖고 가족과의 유대가 끈끈한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된다면..., 인간의 행복은 배우자나 가족, 친구, 종교적 존재 또는 자기 스스로와의 관계의 질에 의해 미우 크게 좌우된다.


(p. 69-70) 평범하다는 것은 생존 경쟁에 놓인 현대판 노예라는 뜻이다. 평범하다는 것은 아침 6시에 일어나서 붐비는 대중교통을 타고 출근한 후 여덟 시간을 일하는 것이다. 평범하다는 것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의 노예가 되는 것이며 월급의 10%를 저축하는 것이고 그 짓을 50년간 반복하는 것이다. 또 평범하다는 것은 모든 물건을 신용카드로 구매하는 것이며 주식 시장에 투자하면 부자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믿는 것이다. 그리고 평범하다는 것은 빠른 차와 큰 집이 있으면 행복하다고 믿는 것이다.

여러분은 사회가 정해 놓은 부의 잘못된 정의를 받아들인 것처럼 평범한 삶에 대한 정의 역시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도록 길들여져 왔다. 그러므로 사회가 정의하는 평범한 삶의 의미 역시 틀렸다. 평범하다는 것은 현대판 노예라는 뜻이다.


(p. 72) 가장 마지막으로 껌 한통을 샀던 때를 떠올려 보라. 가격을 보고 조바심을 냈던가? '흠, 내가 이걸 사도 될까?'라고 생각했던가? 아마 아닐 것이다. 당신은 껌을 샀고 그걸로 끝이었다. ... 어떤 금액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은 굳이 그 금액을 따져 볼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통한다. 감당 여부를 생각해야만 한다는 것은 당신에게 그럴 돈이 없다는 뜻이다. 선택에 따르는 조건과 결과가 고민해 봐야 할 만큼 크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p. 96-97) 아무 생각 없이 당신의 인생을 돈과 맞바꾼다면, 당신은 인생 그 자체로부터 눈을 감은 채 붐비는 기차역을 좀비처럼 걸어 다닐 수도 있다. 인생은 금요일 밤에 시작해서 월요일 아침에 끝나는 것이 아니다. ... 당신은 5일간의 노예 생활을 2일간의 자유와 맞바꾸고 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의 시간을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을 위해 팔아넘기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돈에 대해서는 마이너스 60%짜리 수익률을 금방 알아채고 거부하지만, 시간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하다.


(p. 100) 서행차선을 벗어나 부와 자유를 빠르게 얻고 싶다면, 당장 직업을 버려야 한다. 다시 말하겠다. 그 망할 직업을 버려라.


(p. 106) 서행차선 공식은 시간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우선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 주는 데 한계를 갖는다. ... 돈과 교환할 수 있는 시간은 24시간으로 제한되어 있다. 시간당 200달러를 번다고 하더라도 하루에 400시간을 일할 수는 없다. ... 시간당 급여를 받는 근로자라면 하루 최대 일할 수 있는 시간은 24시간이다. 이 한계치를 벗어날 방법은 없다. ... 연봉을 받는 근로자라고 해도 같은 한계를 지닌다. 일반적인 기대수명 이상으로 몇 년씩 더 일할 수는 없다.


(p. 123) 부자들은 시장을 이용해서 부를 유지하지, 부를 만들어내지 않는다.


(p. 127) 나는 구두쇠처럼 아껴서 부자가 된 게 아니라 소득을 늘리고 지출을 통제해서 부자가 되었다.


(p. 152) 자기밖에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큰일을 할 수 없다. - 벤자민 프랭클린


(p. 153) 추월차선 지도의 비밀을 푸는 것은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이기는 팀에 가담하기만 하면 되는 일이다. 이기는 팀은 생산자 팀이라고 불린다. 이들은 인생의 중심을 소비가 아닌 생산에 둔다. 사고방식을 다수(소비자)의 것에서 소수(생산자)의 것으로 전환한다면, 어렵지 않게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있다. 그렇다, 먼저 생산자가 되고 그 다음으로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

실생활에 응용하자면 텔레비전을 통해 제품을 사는 대신 팔아야 한다. 금을 캐려고 땅을 파는 대신 삽을 팔아야 한다. 수업을 듣는 대신 수업을 제공해야 한다. 돈을 빌리는 대신 빌려 주어야 한다. 직업을 갖는 대신 고용해야 한다. ... 소비로부터 달아나서 생산자로서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 일단 세상을 생산자의 관점에서 바라보기 시작하면, ... 확실한 기회가 보이고 아이디어가 떠오르며 방법이 드러난다. 소수만이 누리는 이 상태는 당신이 부자가 될 수 있는 기질을 강화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기억하라. 소수만이 부자가 되고, 당신은 이 소수안에 들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산자의 사고방식을 먼저 지녀야 한다.


(p. 170) 시간은 인생의 동전이다. 다른 동전은 없다. 그리고 당신만이 그 동전을 어디에 쓸지 정할 수 있다. 다른 이들이 당신 대신 이 동전을 쓰지 않도록 조심하라. - 칼 샌드버그


(p. 196) 큰 숫자의 출처에 더 가까이 갈수록 부자가 될 확률은 더 높아진다. 수백만 명에게 봉사하는 것이 수백만 달러를 버는 길이다. 크게 벌기 위해 크게 생각하라.


(p. 210) 젊어서 내린 결정은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나무의 몸통 부분을 장식한다.


(p. 216) 이 책의 목적은 당신의 부와 돈에 대한 지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은퇴는 나이에 상관없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믿어라. 부자가 되기 위해 나이를 많이 먹을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믿어라. 직장에 다니는 것이 사업을 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하다는 사실을 믿어라. 주식 시장은 부자가 되기 위해 믿을 만한 방법이 아니라는 사실을 믿어라. 오늘부터 단지 몇 년 안에 은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믿어라.

그러면 오래된 믿음 위에 새로운 믿음을 덧씌우는 방법은 무엇일까? 새로운 믿음에 부합하는 정보, 수단, 사람들을 찾아라. 내 경우에는 빠르게 부를 얻고 '빠르게 부자 되기'가 신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모았다. 나는 뮤추얼 펀드에 투자해서 부자가 된 19세짜리 부자 따위는 찾아다니지 않았다. 대신 24세짜리 백만장자 발명가, 사업가, 작가, 그리고 웹사이트 개설자를 찾았다.

특별한 결과를 원한다면 특별한 생각을 해야 한다. 하지만 '특별함'은 사회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생각과 믿음을 가진 채로는 발견할 수 없다.




모건 하우절 <돈의 심리학>


(p. 88) 우리가 빙하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이렇다. 어마어마한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반드시 어마어마한 힘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작은 것이 불어나면, 그러니까 작은 성장이 미래 성장의 동력 같은 역할을 하게 되면, 그 출발점이 거의 논리를 거부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비상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p. 103) 자본주의는 녹록지 않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돈을 버는 것과 돈을 잃지 않는 것이 전혀 다른 별개이기 때문이다. 돈을 버는 것에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낙천적 사고를 하고, 적극적 태도를 갖는 등의 요건이 필요하다. 그러나 돈을 잃지 않는 것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재주를 요한다. 겸손해야 하고, 또한 돈을 벌 때만큼이나 빨리 돈이 사라질 수 있음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


(p. 249) "나한테는 매몰 비용이 없어요." 매몰 비용 (환불받을 수도 없는 과거의 노력에 얽매인 의사결정을 하게 만든다)은 사악한 역할을 한다. '미래의 나'를 '과거의 나'의 포로로 만든다. 이는 마치 낯선 사람이 나 대신 인생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p. 262-263) 자동차나 주택, 음식, 휴가의 대가는 기꺼이 지불하는 사람들이 왜 훌륭한 투자 수익의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기를 쓰고 피하려 하는가? ... 투자도 마찬가지다. 투자에서 변동성은 거의 언제나 수수료이지 벌금이 아니다. 시장수익률은 절대로 공짜가 아니며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p. 279) 돈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점은 내가 시간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이해하고, 나와 다른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행동에 설득당하지 않는 것이다. 당신이 지금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데 비상한 노력을 기울여라. 그렇게 하는 사람이 얼마나 적은지 알면 놀랄 정도다.


(p. 347) 언제든 준비가 되었을 때, 어느 날 아침 일어나 내 뜻대로 내가 하는 일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모든 경제적 목표의 어머니의 어머니 같아 보였다.


(p. 349) 진정한 성공이란 극심한 경쟁의 쳇바퀴에서 빠져나와 내 활동을 마음의 평화에 맞추는 것이다.


(p. 385) 돈이 주는 가장 큰 배당금은 네 시간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능력이다. 네가 원할 때, 원하는 일을,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사람과 함꼐, 원하는 만큼 오래 할 수 있다는 사실은 그 어떤 고가의 물건이 주는 기쁨보다 더 크고 더 지속적인 행복을 준다.


(p. 387) 네가 얼마를 버느냐가 네가 얼마를 갖느냐를 결정하지 않는다. 네가 얼마를 가졌느냐가 네가 얼마를 필요로 하느냐를 결정하지도 않는다.


(p. 388) 진정한 성공은 나를 사랑해줬으면 하는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랑을 얻는 데 압도적으로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순자산의 수준이 아니라 네가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이다.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금융 조언은, 너나 대부분의 사람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은 돈이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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