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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Feb 19. 2019

시간과 정신의 방  

하루를 일년 처럼..

대담하게 살아요. 끝까지 밀어붙여요. 안주하지 말아요... 


- Me Before You - 





드래곤볼에는 특이한 방 하나가 존재한다. 바로 시간과 정신의 방이다. 

그 방에서는 바깥에서의 1년이 고작 24시간, 하루에 지나지 않는다. 그 방에서 일 년을 살다가 나오게 된다 해도 바깥에서는 고작 하루라는 시간이 지나갔을 뿐이다. 그렇다는 것은 시간과 정신의 방에서는 그 방의 시간과 밖의 시간 비율이 약 1:365배속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밖에선 1시간이, 시간과 정신의 방에선 365시간, 1년이 그렇게 흐르는 셈이다. 



그러나 내부 여건이 최악이란다.

중력이 지구의 10배이며 공기도 1/4밖에 없으며 일교차도 심해서 50도에서 -40도 까지 변화한다고 한다. 심지어 식량도 물과 쌀가루가 전부인데, 쌀가루라 함은 정제된 탄수화물. 즉 1년간 물과 정제된 탄수화물만 섭취한다면 비타민이나 섬유소, 지방, 단백질 등 영양소의 결핍은 물론 당뇨까지 올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식단이 아닐 수 없다. 



보통 사람은 잠시도 버티기 힘들며 죽음의 위기가 올 수도 있는 이 시간과 정신의 방. 

그곳에 손오공은 수련을 하기 위해 들어간다. 물론 그도 초반엔 몇 시간밖에 못 견디는 걸로 나오지만 결국에는 해내고 마는 장면이 그려진다. 손오공이니까 가능한 걸까? 현실 세계에선 시간과 정신의 방 같은 게 있을 리 만무하지만, 만약 있다 한들 목숨을 뺴앗길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도 들어가려는 사람... 있다. 분명 있다. 이 세상에는 어리석고 우매하다 불릴지언정 자신의 시간과 꿈을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테다. 



뜨거움. 그걸 내면에 가지고 있는 이들만이 알 수 있는 어떤 것들.. 



요즘. 사실 이 시간과 정신의 방에 들어갔다 나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다. 

시간이 부족하다기보다는 뭐랄까. 주어진 시간을 남들보다 1시간 더 많이 만들지 못하는 게 현실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할 수 있는 건 단순하다. 1시간을 덜 자든지 아니면 2시간에 해낼 행동들을 1시간으로 '단축' 시킨다든지. 그 정도 선택을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 선택에 행동을 실험해 보고 있는 요즘이다. 잠을 좀 줄였고 (잠이 안오기도 하고) 불필요한 행동(?) 을 줄이고 대신 하고자 하는 행동에 속도를 붙여서 생산성을 높여보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가끔 체력과 에너지 소모가 심하게 느껴지면, 시간과 정신의 방을...이렇게 갈망한다... (그래서 이런 글이 탄생한 걸까도 싶고) 



가끔 '어제' 라는 시간을 복기해 본다. 

하루의 일과, 그리고 행동 패턴들을 좀 적어 보았더니 오늘 아침엔 적지 않은 놀라움을 느꼈다. 단적으로 2월에 들어설 무렵 나는 하루 1권을 평균적으로 읽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게 다시... 내가 가능하구나.. 싶었다. 마치 20대의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거짓말 좀 보태서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서 생활할 만큼, 요즘 나는 자신을 '실험' 해 보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고 별 대단한 행동들을 해내는 건 아니지만, 다만 세팅해 둔 목표를 향한 하루 24시간의 '시간 관리'를 좀 더 치밀하게 해내고 있는 수준이다. 사실 일하는 엄마 여자 사람 동물은 시간 푸어로 살아가는 게 일반적인 여전한 양육의 간극에 대해 간접적으로 어필하고자 했던 그 신문기사가 어딘지 모르게 씁쓸해지기도 했던 것처럼..



사실 시간에 '쫓기며' 떠밀리듯 살지 않겠다고 누차 스스로 약속했었다. 

그 약속이 어쩌면 지금, 치열하게 밀어붙이는 어떤 원동력이 되어 준 건 아닐까 싶다. 다만 어딘지 모르게 뿌듯하면서도 그만큼의 우울감이나 공허함이 적지 않게 비례하는 것도 사실인데, 그러하니 어떤 면에서는 시간을 정복한다고 생각하며 살면서도 그 시간에 때론 집착하는.. 다른 의미의 시간 푸어가 아닐까...라고도 잠깐 생각해 본다. 



그래도. 최소한 위험을 떠 앉고서라도 이 시간과 정신의 방에 들어가려는 사람..

그런 사람은 열망이 강한 사람이지 싶다. 열망... 그것을 마음에 담고 사는 사람은 원하는 장면이 보다 선명하다. 그리하여 현실에서 우리가 교육받고 자란 일반적인 환경을 과감히 파괴할 줄 안다.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줄 알고 반대로 자신만의 '판'을 그려낼 줄 아는 사람. 그리 하여 결국 어떤 결과가 나올지언정 과정을 해내고야 마는 사람... 




그러나 세상은 생각대로 흐르지 않는다. 

냉정하게 생각해보자면 도전과 과정이 중요하다 한들, 자본주의 경제논리가 첨예한 현실을 살아가는 있어서는 마냥 실패의 연속도 곤란하다. 그만큼의 좌절감이 쌓이고 그것은 은연중에 에너지를 갉아먹게 만들지도 모를 테니까. 정신 승리로만 연명하기에는 어딘지 아이 같다. 진짜 과정과 의미를 중요하고 그만큼 절실하게 생각한다면 그만큼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열망도 강해야 한다고 본다. 어떤 형태로든지... 그 맥락에서 일상의 작은 성공과 성취들, 그리고 내면의 만족감을 상승시키는 게 살아가면서 정말 중요한 성장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오랜만에 이른 출근을 하면서 핸드폰에 미리 저장해 메모들을 보며 '시간'에 대해 떠올려 보았다. 

그리고 내게 물었다. '넌 오늘 어떤 시간들로 내 삶을 채워나가길 바라는지'를. 그리고나에게 대답했다. 되도록 '덜 휘둘러질 것'이라고. 반대로 주어진 유한한 이 시간을 상상했던 대로 스스로 '채워서 만들어' 나가볼 것이라고... 비록 현실에서는 시간과 정신의 방 같은 게 없다지만, 이미 내면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 낸 나만의 '시간과 정신의 방'에서 내내 부단히 그려내는 이 상상 속 장면을. 나는 지금. 현실로 끌어당기는 실험을 여전히 치열하게 지속해 내볼 작정이라고. 



5년 전, 가장 돌아가고 싶었던 그 짧고도 긴 순간들... 그때의 뜨거움을 다시 끌어내 볼 생각이라고. 

참 대담하게 살았고 끝까지 밀어붙여도 보았으며, 안주하지도 않았었던 그때를. 그 시절. 아무도 보지 않는 것처럼 춤추고, 아무도 보지 않는 것처럼 노래할 줄 알았던, 상처 받은 적이 없는 것처럼 사랑하고, 돈이 필요 없는 것처럼 일했던 그때의 나를...



만들어낼 줄 아는 사람... 그렇게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춤을 추고 노래할 줄 아는 사람 처럼..



이토록 바라는 마음이 여전하니, 오늘 아침은.. 아니 요즘 아침은 유난히 설렌다. 

어떤 시간이 내게 다가와줄지, 기대하는 마음이 가득하니...그 마음에 보답하듯 나는 오늘 여러 가지 것들을 또 해낼 준비를 한다. 그렇게 해내는 과정을 반복하며, 결국 해낼 것이라는 떨리는 믿음과 함께... 




#아침_단상

#이번책은_좀_제대로_더_잘_써내보고싶은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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